민간발전 전력구입비 증가ㆍ설비투자 확대 등 원인
에너지전문가 “갈수록 적자 폭 눈덩이처럼 커져” 지적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저주의 서막이 시작된 것인가.’

2016년 6월 6조2000억 원이란 엄청난 전기 판매 수익을 거둬들인 한국전력(사장 김종갑)이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6년 만에 발전연료비용 상승과 함께 원전가동률 하락에 따른 전력구입비용 증가 등이 주원인이라는 꼽히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적자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전이 지난 2월 22일 발표한 지난해 결산 결과에 따르면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전년 영업이익 4조 9532억원보다 5조 1612억원 줄어든 2080억원(잠정), 당기순손실은 전년 1조 4414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2조 5922억원 줄어든 1조 150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적자는 하계 전력판매량 증가로 전기판매수익이 2조 2000억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5사 발전연료비 상승(3조 6000억원)과 민간발전회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용 증가(4조원), 전력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4000억원) 등으로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발전 5사 발전연료비용은 가파른 국제연료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대비 21.6%나 증가했다. 실제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2017년 배럴당 53.2달러에서 30% 증가한 배럴당 69.7달러, 뉴캐슬 기준 유연탄가격은 톤당 88달러에서 21% 늘어난 톤당 107달러, 천연가스는 톤당 66만 1000원에서 16% 증가한 톤당 76만 8000원으로 각각 늘었다.

한전이 민간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할 때 지불한 비용도 전년대비 28.3% 늘면서 재정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LNG가격 상승으로 2017년 kWh당 81.8원이었던 계통한계가격(SMP)은 2018년 95.2원으로 16.4% 증가했다. 이와 함께 원전정비일수 증가로 원전이용률은 전년 71.2%에서 65.9%로 떨어졌다.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한전은 지난해 주춤했던 경영실적이 올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 관계자는 “2018년도 4/4분기 이후 국제연구가격 하향 안정 추세와 함께 원전가동 정상화에 따른 원전이용률 상승은 한전의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2018년 배럴당 69달러에서 2019년 62달러, 뉴캐슬 기준 유연탄가격은 톤당 107달러에서 84달러, 천연가스가격은 톤당 76만 8000원에서 70만 9000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원전이용률도 지난해 65.9%에서 올해 77.4%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력산업계에서는 원전 이용률이 줄어들면서 한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에너지전문가들은 “최근들어 국제 연료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LNG 가격은 더욱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료비가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소 가동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이 적극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 적자’가 현실화되면서 현행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가속화돼 정부가 이달까지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잇따라 보도됐다.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주택용 누진제는 1단계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할인 혜택을 폐지, 산업용은 경부하 요금을 조정해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 추진 중이며, 정부는 연내 연료구입 비용에 각종 비용을 추가 반영하는 전기요금 도매가격 연동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한전 적자 보전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한전 적자 보전을 위해 전기요금을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고 즉각 해명했다.

산업부는 “누진제 관련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현재 민관 TF에서 다양한 누진제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어떠한 방안도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산업용 요금은 경부하와 함께 중부하·최대부하 요금을 조정해 업계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으로, 정부는 연내 전력구입비 연동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