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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원자력 국제협력의 호혜성과 배타성김영준 한국원자력협력재단(KONICOF) GIF사무국 팀장

지난해 10월의 일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국제포럼(GIF, Generation IV International Forum) 회의에서 일본이 새롭게 의장국으로 선임됐다. 일본은 14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GIF의 수장으로서 향후 3년 간 국제사회의 미래 원자력 연구개발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신임 의장은 새롭게 GIF 임원진을 구성하면서 자국 전문가를 대거 포함시켰다.

같은 날 터키의 GIF 회원가입 신청은 무산 되었다. GIF 회원국은 터키의 연구개발 역량과 기반을 지적하며 GIF 기여도에 의문을 제기했고, 그 결과 터키의 가입은 보류 되었다. 主OECD 대표부의 터키 대사까지 나서서 R&D 총괄기관인 투비탁(TÜBİTAK)의 GIF 참여를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최근 호주와 영국이 차례로 GIF 공동연구 참여국으로 인정받았던 터였기에, 다소 놀라운 결과였다. 박수를 받으며 의장석에 오른 일본과 가입보류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받는 터키의 입장이 교차되던 지점이다.

GIF는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국제 협의체다. 이 협의체는 거래비용이 높은 다자협력의 한계를 체계적인 공동연구 추진으로 극복하고 있다. GIF 연구에 참여하는 회원국은 시스템 개발이라는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해 실제 국가 간 이행과 그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타 회원국에게 기여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함은 물론 공유가치가 있는 실제 연구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비회원국은 GIF 회원국의 연구결과에서 철저하게 배제된다. GIF는 다수의 협약정 위계 체계를 만들어오면서, 회원국 상호간 합의한 활동경과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도 비회원국에게는 배타적인 특유의 협업 문화를 만들었다.

상호 호혜성과 배타성이라는 역설적 가치는 GIF 리더십 운영방식에서 여실이 드러난다. GIF의 리더십은 1명의 의장과 3명의 부의장으로 구성된 의장단과,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사무국인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원자력기구(OECD/NEA)로 구성된다. GIF 초기부터 연구개발 수준과 기여도에 따라 일치감치 의장단으로 자리 매김한 미국, 일본, 프랑스는 별도의 월간 원격회의를 통해 핵심 의제를 설정하고 운영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상호 합의한 활동의 이행여부를 점검하면서 GIF 체제를 운영한다. 이들의 지위가 특별한 이유는 4세대 원전에 대한 안전성 기반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경제성 확보를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는 등 신규 시스템의 국제표준을 수립하는 역할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세계 4세대 원전(Gen Ⅳ, Generation Ⅳ Nuclear Energy Syste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진국 간 모멘텀 경쟁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다행히도 한국은 2016년부터 다수의 회원국을 제치고 GIF 부의장에 진출하면서 의장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수한 원자력 기술수준과 연구개발 역량이 인정받았음은 물론, GIF 출범 초기부터 정부와 참여 전문가의 십수년간 노력의 결과다.

모든 국제협력은 신뢰와 검증의 연속이다.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할과 잠재력을 보여줘야 한다. GIF의 호혜적, 배타적 문화 속에서 기술수준을 인정받아 신뢰를 쌓아왔다면, 이제 GIF 선도국으로서 새로운 위상 하에 우리의 국제협력 활동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국제협력도 세계 수준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원자력신문  knp@knpnews.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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