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대한전기協회장 “전기계 해결 과제 산적, 지혜 모으자”

1900년 4월 10일, 우리나라 민간 최초로 서울 종로의 전차정거장 가로등에 불을 밝힌 점등일을 기념하는 ‘전기의 날’ 기념식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전기협회(회장 김종갑)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비롯해 정부·국회 및 국내·외 전기산업계 관계자 약 8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로 54회 째를 맞은 이번 기념식은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의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전기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포상, 전기산업계에 헌신해 온 원로에 대한 전기인 공로탑 수여, 우수 전기공학도 장학금 지급, 환영 만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종갑 회장은 기념사에서 “과거 낯설고 생소했던 전기가 119년이 지난 지금에는 가장 소중하고 가장 익숙한 에너지가 됐다”며 “전기는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유지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자 경제성장을 이끄는 산업의 동맥”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근대화와 산업화의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초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던 것도 고품질의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온 전기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김 회장은 이어 “지금 우리 앞에는 깨끗하고 안전하면서도 사용이 편리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가 쌓여 있다”며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요구를 해결하는 것은 누구 하나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전기인 모두가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그리고 ‘에너지전환’과 ‘디지털변환’과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이날 유공자 포상에서 최고 수훈인 은탑산업훈장의 영예는 오두석 오성전기 대표에게 돌아갔다. 오 대표는 전력공급 안전성 향상 기여와 해외 신기술 도입 및 보급,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재임 시 공제사업 확대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 구축 노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동탑산업훈장은 저압전자식 전력량계 개발 및 상용화로 약 2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에 기여한 정난권 남전사 대표이사가, 철탑산업훈장은 경주 지진 태풍 ‘차바’등 재해 시 신속한 복구 활동을 실시한 유수현 전기안전공사 강원지역본부장이 각각 수훈했다. 석탑산업훈장은 무정전개폐기 공법을 자체 개발하고 삼마도 등 국내외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한 전연수 원광전력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이외에도 이승현 한국동서발전 기획본부장, 조휘만 LH 처장, 허제원 동명전력 대표이사 등 3명은 산업포장을, 박종정 한국중부발전 건설본부장 등 5명은 대통령표창을, 임종선 한전원자력연료 책임연구원 등 6명은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또 김창곤 한국동서발전 부장 등 10명은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신구용 한국전력 책임연구원 등 7명은 전기설비기술기준 유지·관리 및 한국전기설비규정(KEC) 제정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전기산업발전을 위해 평생을 공헌해 온 전기인에게 수여되는 ‘전기인 공로탑’은 이창건 KEPIC 정책위원회 위원장에게 수여됐다. 이 밖에 국내 전기공학도 15명에게 5500여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유공자 포상·전기인 공로탑 등 수여…SETIC 2019 컨퍼런스 열려 논문 60여편 발표

지난해 전기설비기술기준 워크숍에서 명칭을 변경하고 국제 컨퍼런스로 거듭나고 있는 ‘SETIC 2019’도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됐다. 전기협회는 기술기준 제·개정 사항과 국제표준 도입 현황, 신기술·신공법 개발 등 관련 내용을 전기산업계에 널리 알리고 현안사항을 도출해 전기설비 및 공중의 안전과 전기사업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2003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의 날을 기념해 행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전기기술 세션 ▲발전기술 세션 ▲수력·양수 발전설비 세션 ▲국제 전기기술 세션 ▲기술세미나 등 전문 세션별로 약 6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특히 국제 전기기술 세션에서는 독일(VDE, DKE), 미국(UL), 국내 등에서 전문가 4인이 참석해 각국의 전기에너지저장장치(EES) 관련 표준 현황 및 안전기준 등에 대해 발표 및 토론을 펼쳤다.

컨퍼런스 기간 중 함께 열린 전기산업 전시회에는 YSFS, 인텍전기전자, 산일전기, 진우씨스템, 화학융합시험연구원, 프라임솔루션 등의 기업들이 참여해 최신 기술 및 신제품을 선보였다.

한편 ‘대한계년사(大韓季年史)’의 기록을 통해 1900년(광무 4년) 4월 10일 종로 네거리에 있는 정거장과 전차매표소에 불을 밝히기 위해 설치된 가로등 3개에 민간 최초로 점등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날이 전기 점등의 시초이자 전기의 생일이 됐다.

훗날 정부와 산업계는 4월 10일을 ‘전기의 날’로 정하고 1966년 이래 뜻 깊은 민간 점등일을 기념해 왔다. 1970년 12월 정부는 이날을 전기의 날로 제정·공포했다. 이후 1973년 3월 상공의 날로 통합됐지만 전기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1983년 부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66년부터 1984년까지 매년 개최되던 전기의 날 기념식은 1985년 정부 행사 간소화 지침에 따라 격년제로 치러지고 있다.

참고로 민간 최초 점등일보다 13년 전인 1887년 3월 건청궁 (현 경복궁) 향원정 인근에 왕실 전용 전등인 백촉광 2개에 불을 밝힌 것이 우리나라 전기도입의 효시이지만 이는 왕실전용으로 설치된 것으로 전기의 날과는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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