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원전 4기 해당…전력수급 안정 위한 만반 대비 태세 갖춰

올 여름철 전력수요 피크기간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가용 가능한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이 4.3G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관리사업자협회(회장 김흥일)에 따르면 6월말 현재 3800여개 사업장이 수요자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자원의 총 용량은 대형 원전 4기에 해당하는 4.3GW로 집계됐다. 이는 가용 자원들을 동시에 활용하면 전력사용량이 집중되는 시간대 부하를 4.3GW 낮출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DR은 국가 전체 전력수급 상황을 고려해 공급 부족이 예상될 때 전력거래소 수요 감축을 요청하면 사전에 약속한 용량만큼 전력사용을 줄여 국가 전체의 수급 상황을 개선시키고 감축한 만큼 금전으로 보상받는 시장이다.

전력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DR시장 운영을 통해 절감된 전력은 제주도 전체가 약 두 달간 사용할 수 있는 883GWh에 달한다. 시장 개설 3년 만에 약 20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DR시장은 고비용의 대규모 발전설비 건설을 대체한다는 효과를 인정받아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다.

2018년 3월까지 총 23회 시행된 신뢰성DR로 총 106GWh, 원자력 1기의 운전효과와 같은 평균 1.2GW의 전력을 절감했다. 경제성DR에서도 총 777GWh를 감축해 설비용량 24MW 규모의 인천 논현열병합발전기가 2014년 11월부터 연속 운전한 것과 맞먹는 효과를 달성했다.

DR시장 참여로 전력거래소에 등록된 절감 용량에 해당하는 기본급에 더해 실제 감축을 이행한 경우에는 실적급을 보상 받는다. 반면 수요감축 이행을 못했을 경우에는 패널티가 부과되며 또 등록한 용량의 70% 이상 감축 이행이 3차례 이상 안 되면 시장에서 탈락된다. 실제로 지난해 1월과 2월에는 유래 없이 지속된 전력당국의 수요 감축 요청으로 당시 4.2GW의 총 용량 중에서 자원의 일부가 퇴출된 사례도 있었다.

수요관리사업자협회 관계자는 “보다 강화된 등록시험과 계절별 감축시험을 통과해야 신뢰성 있는 수요자원으로 유지될 수 있다”며 “참여사의 에너지 사용량, 사용 패턴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조합해 자원으로 등록한다. 등록과 운영 조건이 엄격해 DR 사업자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수요자원시장이 등장한 지난 5년여 동안 수요관리사업자나 시장 참여 사업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최적의 자원 구성으로 신뢰성과 운영 역량을 축적해 왔다”며 “업계는 본격적인 여름철 전력수급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수요 감축 요청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가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요관리자협회는 최근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와 공동 추진키로 한 서울시민 가상발전소 건립 사업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의 난제 중 하나인 간헐성을 보완해 줄 대안으로 논의되는 Auto DR, 일반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국민DR 등 다양한 형태의 DR 시장을 활발히 연구·실증하고 있다.

김흥일 수요관리사업자협회 회장은 “수요자원(DR)은 가장 스마트한 에너지의 하나로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전환 추세에 앞장서서 기여하고 지난 5년 동안 괄목한 만큼의 성장과 신뢰성을 확보했다”며 “정부 및 국회와 중·장기적으로 DR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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