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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 2년만에 “60년 원자력생태계 침몰 위기”원자력학회, 연구개발 기금 2022년 이후 급감…기술력 근간 지킴이 ‘특단의 조치’ 필요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시행 2년만에 60년간 쌓아 온 국내 원자력산업의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

원자력 기술력의 뼈대 역할을 해온 연구개발(R&D) 기금은 오는 2022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산업계는 매출액 감소와 인력 감축의 이중고를 겪으며 ‘탈원전 블랙홀’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업계의 채용시장이 축소되자 원자력 전공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은 진학률 감소로 속앓이 중이다.

이에 원자력산업계 복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탈원전 선언이 연구개발, 산업 인프라, 인재 양성 등 국내 원자력 생태계 구석구석을 짓누르고 있다”며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원자력학회(회장 김명현)는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미래특별위원회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자력 연구개발 기금이 오는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2030년에는 임계 규모인 2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개발 기금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발전량에 연동(1.2원/kWh)해 출연하고 있는데, 탈원전 정책이 지속된다면 자연스레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 기금은 국내 전체 원자력연구개발 투자액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재원이다.

김명현 원자력학회 회장은 “1959년 원자력연구원이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투입된 R&D 예산은 10조원 가량이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경제적 효과는 16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탈원전에 의한 원전 축소로 연구비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원자력 연구개발은 사용후핵연료와 가동 원전의 안전관리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사회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원전 국산화 이후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미래 연구를 위해서는 연간 25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회는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연구개발기금에 상응하는 요율을 전력산업기반기금에 추가해 원전 발전량과 상관없이 일정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하거나 1.2원/kWh으로 고정된 원자력연구개발 기금 요율을 발전량 증감에 비례해 일정규모를 조성할 수 있도록 원자력진흥법을 개정하는 등 현재의 기금 조성 방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정책 제언을 내놓았다.

토종기술로 개발된 'APR1400'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ㆍ4호기 건설 당시 현장 야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매출감소에 구조조정까지 ‘이중고’…신한울 3·4호기 재개해야
산업계는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제적 피해 및 고용 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미 원전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은 매출액 및 하도급 발주가 줄고 있고 구조개편으로 인해 인력이 감축되고 있다. 원전 이용률의 저하로 한수원과 한전은 적자가 누적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원전 산업의 대체산업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체산업은 원전산업과 비교할 경우 그 규모가 미미해 앞으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유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한전기술의 인력은 탈원전 정책 시행 이전에는 1300명 수준으로 유지가 가능했으나 정책 시행 이후에는 600명 선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설계 하도급사역시 2025년 기준으로 채용 가능 인원이 탈원전 이전 1600명에서 시행 이후에는 330명으로 대폭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기기 공급사인 두산중공업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일감이 줄어들자 많은 인재를 내보내야 했고 이 과정에서 핵심 인력 유출이라는 아픔도 겪었다. 또 인건비 절감을 위해선 임직원 수를 줄이거나 다른 계열사로 보냈다. 올해 초부터는 과장급 이상 직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두 달 간 유급 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조직 군살 빼기를 위해선 기존 6개 사업부문(BG)을 3개 부문으로 개편했다. 원자력BG는 주단BG와 묶여 ‘원자력BG’로 운영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는 자연스레 협력업체의 위기로까지 이어져 90여개사 중 40%가 구조조정의 쓴 맛을 봤다.

원자력 건설 시공사들의 인력은 2년 사이에 22.5% 감소했고 동시에 인력재배치도 진행 중이다. 한수원, 한전기술, 한전KPS 등 국내 3대 원전 공기업의 자발적 퇴직자는 2015~2016년 170명에서 2017~2018년 264명으로 급증했다.

학회는 탈원전으로 붕괴되고 있는 원자력산업 인프라를 유지하고 가동 원전의 60년 안전 보장을 위해서라도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 관계자는 “원전 2기 건설시 주기기 분야 460여개, 보조기기 분야 1300여개, 시공 분야 220여개 업체 등 약 2000여개 업체가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한다. 이 중 1993개 업체가 중소기업이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없을 경우 공급망이 급속히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을 통해 자생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신한울 3ㆍ4호기는 필히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당시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신한울 1호기의 설치를 위해 원자로를 출하하는 장면 ⓒ사진=한국원자력신문

◆원자력 전공 진학률 감소…중도포기 속출 ‘고급인력’ 떠나
국내 원자력 산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은 인력 양성 분야에도 영향을 끼쳤다. 학회 미래특별위원회가 원자력공학과를 운영 중인 18개 대학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자력 전공 선택 신입생 유입이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원자력 전공자(학사ㆍ석사ㆍ박사 과정) 입학생은 813명으로 전년 908명보다 95명(10.5%) 줄었다. 학사 입학생은 586명에서 530명으로, 석사 과정은 219명에서 195명으로, 박사 과정은 103명에서 88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영남대의 경우 지난해 정원 40명 규모의 원자력 연계 전공을 폐지하기까지 했다.

학회 관계자는 “일반적 경기불황에 의한 미취업의 경우 석ㆍ박사 입학이 증가하나 원자력은 학ㆍ석ㆍ박사 입학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학생들 역시 마음을 못잡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3년 이후 학부 재적생은 2000명 이상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전과, 복수전공, 중도 포기 학생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복수전공은 2016년 22명에서 지난해 58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중도포기(자퇴)는 같은 기간 39명에서 지난해 56명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탈원전 정책으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고 전공자들 중 성적 상위자 대부분이 복수전공을 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대학 취업률도 급격히 감소했다. 2017~2018년 주요 원자력전공 대학 취업률 현황을 보면 서울대는 2017년 51.7%에서 2018년 32.2%로, 한양대는 같은 기간 52.9%에서 34.5%로 감소했다. 경희대는 42.6%에서 32.0%로, 제주대는 50.0%에서 36.8%로 각각 줄었다.

2009년 UAE 원전수출이후 원자력 산업의 고용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으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주요기관 신규채용 규모는 하락세에 놓여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821명을 선발한 한수원은 지난해 427명을 뽑아 채용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전원자력전연료는 110명에서 22명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12명에서 46명으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65명에서 43명으로 각각 채용 규모가 감소했다.

정부가 탈원전 선언과 함께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원전해체 산업 분야에선 국내 원자력 전공자 대부분이 원자로 분야에 집중돼 있어 인력 ‘미스 매칭’ 문제가 예상된다. 원자력학과 학생 중 원자로 개발 관련 전공자는 76%에 달하지만 폐기물 및 해체 관련 전공은 14%, 방사선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 세계 550조원, 국내 22조5000억원 규모의 원전해체 시장에서 2030년대 중반까지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5위권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전공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편 원자력학회는 지난해 원로회원을 중심으로 미래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연구, 산업, 인력 등 3개 소위원회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현황파악을 위한 자료조사, 인식도 변화, 실태파악 등을 통해 진행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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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백곰 2019-08-13 09:44:22

    원안위는 원자력의 악의 코어다! 밸브듀얼하는데도 기술검토 후에 원안위 승인이 필요하고 1년 걸린다! 개좃망이다! 한전과 한수원 임직원중에 문재인이에게 투표한 개쓰뤠기덜은 전부 옷벗고 서해바다로 기어들어가 뒈지길 바란다! 한전 빌라도공화국!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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