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IC, 이 기업에 주목하라]해체 경험ㆍ노하우 쌓아 해외원전 시장 440조원 진출해야

2017년 6월 19일 40년의 운영을 마치고 영구정지에 들어간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1977년 6월 19일 첫 불을 붙인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1978년 4월 29일 국내 첫 상업 운전에 돌입한 지 40년 만에 2017년 6월 18일 영구정지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강제 영구정지에 들어간 국내 1호 고리원자력발전소는 계속운전 만료일인 2017년 6월 18일을 기준으로 5년 이내에 해체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약 2년에 걸쳐 해체 승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원동력 주역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국내 원자력발전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 고리 1호기 해체를 목전(目前)에 둔 원자력계 인사들의 마음은 무겁다 못해 애달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고리 1호기 해체는 불모지와 같은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원전 해체 시장’을 여는 동시에 드넓은 ‘해외원전 시장’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1960년부터 1980년에 건설한 원전의 사용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2020년대 이후 해체에 들어가는 원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해체에 소요되는 총 비용은 440조원(2014년 기준가) 수준으로 추산되나, 해체 결정 시기가 불확실해 실제 시장 형성시기도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해외 원전시장 분포를 보면 전체 시장은 EU(40%), 미국/캐나다(25%), 일본(9%) 등 선진국이 74%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 밖에 러시아(6%), 중국(5%), 기타국가 등이 22%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 7월 22일 가동이 멈춘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발전소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고리 1호기는 원전 심장부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 등 주요 계통도에 공급되는 주 전원이 차단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고리 1호기 원전해체는 2017년 6월 18일 영구 정지 후 사용후핵연료 인출, 냉각 및 안전관리(5년 이상), 시설 및 구조물 제염 · 해체(8년 이상), 부지 복원(2년이상)의 순서로 진행되며 영구정지 후 15년 이상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인호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장은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모태(母胎)인 국내 1호 고리원자력발전소가 해체수순을 밟게 된 것은 무척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정부는 그간 각계 의견 수렴과 에너지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고리 1호기의 경제성, 안전성, 국민 수용성, 전력수급 영향과 미래 해체산업 대비 등을 종합 고려해 2015년 6월 15일 영구 정지를 한수원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440조원에 달하는 해외 원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고리 1호기 해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리 1호기 해체경험을 바탕으로 EU, 미국, 일본, 러시아 등과 당당히 어깨를 맞대고 해외 원전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22년 6월 18일(영구정지 후 5년) 이전까지 해체 승인신청이 떨어지고 본격적인 해체작업이 착수되면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기자는 대한민국 모태 원전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영구 정지된 아픈 현장을 뒤로 하고 서울로 가는 발 걸음은 무겁고 착잡한 기분이었다. 다만 고리 1호기가 비록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만 세계 원전 해체시장에서 대한민국의 100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데 위안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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