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상국-수주 경쟁국 세분화…후행주기ㆍ중소형 원전 R&D 적극 지원

지난 9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공정현황을 점검하고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가족들과 떨어져 열사의 땅에서 땀 흘리는 현장 현장근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원전 수출 전략을 그동안의 대형 건설사업 위주에서 원전 전(全)주기로 확대 추진키로 했다. 신규 건설과 운영은 물론 해체 및 방사성폐기물 관리 등 원전 전 주기별 최적 시장을 선정, 맞춤형 전략으로 수출 대상 국가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원전 전주기 수출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윤모 산업부장관 주재 하에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수산ENS, 삼신, ES다산, 하나원자력기술, 유니슨이테크,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등 16개 원전산업 기관장 및 대표들이 참여한 이번 협의회는 참석자들은 최근 원전 수출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또 우리 원전수출산업의 근간인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실질적ㆍ구체적 지원방안도 모색했다.

이번 협의회는 그간 대형원전 사업 위주 수출전략을 ▲원전 전주기로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의 독자적 수출역량 제고를 통해 글로벌 수출산업화를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성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원전산업은 바라카 건설 및 정비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획득 등 국내외가 인정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중소ㆍ중견기업의 독자적 수출역량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가 부족해 다양한 서비스시장(운영ㆍ정비ㆍ해체 등) 진출 미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해 참석자들도 이에 대해 공감했다.

성 장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원전 선진국들이 자국 내 신규건설 수요의 감소 속에서도 서비스시장 진출, 시장다양화 전략 등으로 지속 성장해온 것과 같이 우리 원전수출산업도 원전 전주기, 중소ㆍ중견기업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전 수출 시장을 수출 대상국과 수주 경쟁국으로 세분화해 각 시장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수출 대상국의 경우 ‘신규 건설→운영→해체 및 방폐물 관리’ 등에 이르는 원전 전주기를 분석, 우리 기술 도입 가능성이 있는 최적 시장을 선정해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주 경쟁국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구축해 수출 기회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즉 해외 유수 원전 수출국들과 수출 전략 공조, 기술 협력, 공동사업 추진 등을 통해 국익과 기업 수익을 극대화하는 협력 모델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운영, 해체 등 후행주기, 중소형 원전 등 아직 수출이 미약한 유망 분야를 대상으로 연구개발(R&D)과 수출 산업화도 적극 지원한다. 이를 위해 내년, 차세대 원전에 대한 기술개발 타당성과 방향성 검토를 거쳐 2021년부터 개발에 나선다.

해체산업과 관련해서는 올 하반기 기술개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 해체연구소를 설립하고 해체산업 민관협의회도 운영하는 등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한다. 서비스 분야 신기술 개발에도 착수해 해외 진출 사각 지대를 해소해 나간다.

◆글로벌 공급망 참여 부족, 다양한 서비스시장 진출 미진
이날 참석자들은 해외 원전시장에 대한 정부 및 업계의 진출 전략과 대응 방향에 대한 의견도 개진됐다. 우선 세계 원전시장은 신규원전(향후 20여년간 약 1000억 달러 규모) 시장 규모와 대등한 운영ㆍ정비 및 후행주기(해체 등) 분야로 구성된 전주기 시장인 바 이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 영국, 사우디, 체코 등 신규원전 수주를 위해 발주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중동, 동유럽 지역의 중소형 원전 및 기자재ㆍ정비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간 대기업 수주사업에 의존해 온 원전 밸류체인 내 주요기업 대상 수출현황 조사 결과, 독자 수출경험 보유 중소ㆍ중견기업은 약 전체의 약 15% 수준으로 이 기업들의 독자적 수출역량 제고를 위해 마케팅, 수출금융(자금지원, 해외인증비용 등), 연구개발(해외기준에 맞춘 설계 변경 등) 등 실질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원전업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원전수출협회 5개 기관이 ‘원전 수출 분야 금융지원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앞으로 실무그룹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수출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부 원전수출진흥과는 “향후 각 기관들이 참여하는 실무그룹 협의를 통해 구체적 수출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체계적인 금융지원 시스템 구축 및 중소ㆍ중견기업의 실질적 애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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