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원전부문 공장 가동률 ‘10% 미만’…협력사 1500억 손실
나기용 부사장 “원전생태계 유지 위해 건설 재개” 국감서 호소

두산중공업이 2014년 4월 17일 경남 창원 본사에서 제작을 마친 신한울원전 2호기의 APR 1400 원자로를 사내부두를 통해 출하한 바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신한울원전 3ㆍ4호기 중단으로 두산중공업의 원전 부문 사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대로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공장 가동률은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관련 협력사 매출도 약 1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7일 국정감사 현장시찰의 일환으로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찾은 여야 의원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자료를 발표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건설예정이던 신규원전 6기 건설이 백지화돼 관련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미 상당부분 제작이 진행된 신한울 3ㆍ4호기라도 건설재개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자료에 따르면 원전부문의 올해 공장 가동률(부하율)은 이미 50% 수준에 불과하고 내년부터는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공급 협력사의 매출액도 올해 2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2023년까지 단 500억원에 불과한 수준으로 급락할 전망이다. 또 신한울 3ㆍ4호기 중단 시 일감부족에 따른 고용 위기와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도 우려된다.

신한울 3ㆍ4호기 공사 재개를 바라는 두산중공업의 절실함은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나기용 부사장의 입을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나 부사장은 이날 국감 현장에서 작심한 듯 원전산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나 부사장은 “원전 주기기 제작 관련 중소기업체가 460개, 보조기기 생산 참여 업체가 약 1300개, 시공 관련 업체 약 200개 등 원전 건설과 관련된 업체가 2000여개다. 또 여기에 종사하는 전체 종업원은 약 6만 여명 정도가 된다. 원전 건설 생태계는 공사가 중지되면 물량이 없어 바로 짧은 기간 내에 생태계가 붕괴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나 부사장은 이어 “생태계가 망가지면 수출도 어렵고 원전 부품을 교체해야 되는데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지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1980년대 중반부터 약 40년 간 정부와 한수원이 노력해서 이뤄놓은 국내 원전 생태계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부사장은 그러면서 “원전생태계 유지를 위해 우선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을 재개해준다면 수출이나 에너지전환 정책에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야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신한울 3ㆍ4호기는 2017년 현 정부가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되며, 공정률 10%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실시계획 승인 심사단계에서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건설재개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지만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전산업계가 지속적으로 정책 수정 요구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원전산업계 일부에서는 원전생태계 유지를 주장하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과 내년 총선을 고려해 결국 정부가 신한울 3ㆍ4호 건설을 재개할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도 있지만 이렇게 될 경우 에너지전환 정책 기조가 무색해질 수도 있어 탈원전 정책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은 상황이다.

윤한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은 물론 원전산업 전체와 지역경제까지 망치고 있다”며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는 최소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