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해냈다. 대한민국이 마침내 세계 4번째로 원자력발전소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원전 제어계측시스템(MMIS)’ 개발에 성공, 우리나라 원자력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MMIS’ 완전 국산화는 원전 도입 30년 만에 UAE원전 수출과 함께 단군 이래 최대의 경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세계 원전시장을 호령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MMIS’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RCP(냉각제펌프), 설계 핵심코드와 함께 본지 ‘UAE원전 수출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리즈에서 지적한대로 ▲우수한 인력양성 ▲원전 연료의 안정적 확보 ▲원자력안전기술 국산화 ▲대 · 중소기업 원자력협력 ▲정부의 해외수출 지원책 등 당장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급한 과제는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MMIS’에 이어 ‘RCP(냉각제 펌프’와 ‘핵심설계코드 국산화’와 함께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해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RCP(냉각제 펌프)와 핵심설계코드는 아직도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아레바, 일본의 히타치 회사 등 외국기업들과 비교우위에서 3~5년 정도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이번에 우리나라가 ‘MMIS’ 국산화에 이어 ‘RCP’와 ‘핵심설계 코드’를 오는 2012년까지 한수원을 중심으로 두산중공업, 우리기술, 포스콘, 우진,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산 · 학 · 연이 ‘Nu-Tech 2012’ 국산화 계획을 수립, 원전 기술 완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현재 프랑스, 일본, 미국, 캐나다, 소련 등 소위 원자력 강국들은 우리나라를 원전 수출 경쟁국으로 지정, 앞으로 우리나라의 원전수출의 길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프랑스와 일본은 터키, 요르단, 중국, 아프리카 등 세계 원전시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심한 견제가 시작됐다.

앞으로 원전 선진국들과 치열한 해외 수주전은 더욱 심해질 것이며 프랑스 유력일간지인 르몽드지와 르 피가르지가 지적한대로 한국은 프랑스, 일본, 미국,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원전 수출국으로서 이들 국가와 총성 없는 원전 수주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올 초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앞으로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80기의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야심찬 해외 원전 수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세계 원전시장의 20% 정도로서 무리한 목표치겠지만 그렇다고 달성하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 

우리 한민족은 세계 원전 5대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그만한 능력과 끈끈한 단결력도 있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욱 치밀할 수출계획과 세밀한 준비를 세우고 원자력업계가 하나로 뭉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 교육과학부 정부를 중심으로 한전, 한수원,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우수한 건설능력을 보유한 건설업계 물론 두산중공업, 우리기술, 우진, 삼창, 포스콘, 티에스엠텍 등 원전기자재업체,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기술원, 대한전기협회 등 원전과 관련된 세계최고의 인프라 등이 이미 구축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세계 5대 원전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사소한 것까지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30여 년 동안 쌓아온 건설시공 능력과 우수한 원전 인재들의 노하우와 경험은 원전선진국들이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이 많다. 이와 함께 원자력 안전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선행하면 원전수출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만 갖고 있는 이러한 장점 등을 잘 살리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원자력 산업계가 뭉치면 토종원전인 APR1400의 연이은 해외수출에 성공, 대한민국이 세계 원전시장을 호령할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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