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영호 재료연구소 재료안전평가본부장
유망 소재 발굴·기획…First Mover형 첨단 기술 개발 추진
가동 전/중 원전 공인검사 ‘원전 선진국’도 우수성 인정해

‘재료연구소’는 소재기술 관련 ‘연구개발’, ‘시험평가’, ‘기술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해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 소재·재료분야의 정부출연 종합 연구기관이다. 1976년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로 설립된 후 ‘정부출연 연구기관 기능 재정립 및 운영효율화 방안’에 따라 1992년 ‘한국기계연구원’으로 승격되면서 기계분야를 중심으로 한 본원은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하고, 2002년 창원 분원은 재료분야를 중심으로 한 ‘재료기술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역균형 발전과 동남권 산업체 지원을 위해 지역단체들이 창원 분원의 ‘부설화’를 정부에 건의, 2005년 산업기술연구회 임시 이사회에서 ‘전략진단위원회’가 독립을 전제로 한 ‘부설 연구소’로 추진한 끝에 2007년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로 설립됐다.

올해로 부설화된 지 열두 ‘돌’을 맞고 있는 재료연구소는 ‘원(院) 승격’을 위한 바쁜 행보를 걷고 있다. 출범 당시 기계소재 연구가 주를 이뤘으나 역량을 착실히 축적해 현재 국내 유일의 종합소재연구기관으로 변모한 재료연구소의 ‘원(院) 승격’은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역할에 걸맞은 지위를 갖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소재 개발에 도전하는 연구 풍토가 취약하고 소재 연구기관들이 분산돼 혁신역량의 결집에 한계가 있는 것이 국내 소재·재료산업계의 현실이다. 따라서 재료연구소의 ‘원(院)’ 승격은 부족했던 연구 인력과 소재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율성을 확보함으로써 독자적 연구기관으로서 우리나라의 소재·재료 연구 산업에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일본의 백색기업 단행조치로 소재·재료분야의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일’간 소재 전쟁이 고조되면서 재료연구소의 역할과 업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재료안전평가본부의 손영호 본부장을 만나 국내 유일의 소재전문분야 종합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의 주요업무와 우리나라 소재산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10월 경남 창원의 재료연구소에서 손영호 재료연구평가본부장을 만나 '재료연구소'의 역사와 현재,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사진 = 이석우 기자

-국내 유일의 재료종합전문 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재료연구소’는 과기정통부와 함께 정부 출연연의 역할과 책임 정립을 통해 향후 방향을 정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효율 에너지플랜트와 능동적 에너지 시스템 소재 개발을 통한 신기후 체재 대응 및 미래 에너지 자립화 기반 마련 ▲사회 인프라용 환경·안전 소재 개발을 통한 환경오염·재난 재해로부터 국민 안전 확보 및 삶의 질 향상 ▲대기오염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친환경·고효율 경량소재 개발·실용화 등으로 국민생활 문제 해결 및 자동차·항공우주 산업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초연결 사회의 기반이 되는 센서 및 정보전자용 핵심소재기술 개발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을 대응하는 첨단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다양한 소재의 융·복합화를 통한 고성능·신기능 소재 개발로 4차 산업혁명 시대 新산업 경쟁력 및 미래 국방력 강화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에 혁신적 소재기술 플랫폼 구축 및 대응으로 국내 소재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기업성장을 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료연구소는 소재탐색, 개발, 부품화, 시제품 제작, 공정개발, 애로기술 해소에 이르는 ‘소재부품 전주기 통합지원’ 수행으로 연구생산성 극대화에 최선을 다한 결과 2014년 15억원의 기술료 수입에서 2017년 28억원, 2018년 31억7천만원을 달성하는 등 기술료 30억원 시대의 문(門)을 활짝 열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는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세계 1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먼저 2012년 처음 선정된 ‘광폭표면처리용 선형 이온빔 소스 및 공정기술’을 들 수 있다. 이 기술은 강판이나 폴리머 등 유연소재 표면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표면처리 원천기술로써 초당 2m 이상 날아가 강판 표면에 존재하는 불순물을 제거해 식품용 포장재와 광학 필름, IT기기, 강판 등 실생활에 사용되는 다양한 유연소재의 기능성을 높인 ‘고속형 선형 이온빔 소스기술’이다.

2013년에 선정된 ‘상온진공과립분사 세라믹 코팅 기술’은 폭 1m 상당의 넓이를 상온에서 소결 과정 없이 세라믹 분말로 코팅할 수 있는 기술로써 원료인 분말이 높은 온도에 노출되지 않고 처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분사 후 진공 챔버에 남은 분말들을 다시 모아 재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두 가지 공진 현상을 동시에 구현해 실하중을 모사하고 시험기간을 반으로 줄이는 세계 최고의 피로시험 기술인 ‘복합재 풍력 블레이드 이축 피로시험 기술’이 2014년 세계 1등 기술로 선정됐다.

2015년에는 국방, 항공, 우주, 해양, 에너지, 바이오 등 첨단 미래 산업의 쌀인 타이타늄의 미세조직을 나노 구조화해 특성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나노구조 초특성 타이타늄 및 타이타늄 합금 상용화 신기술’을 자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 마그네슘이 가진 단점인 고유의 산화 반응과 부식거동을 합금화 방법을 이용해 완벽하게 제어하고 고온에서 불꽃을 내며 발화하거나 빠르게 부식되는 성질을 보완하며 친환경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한 ‘고내식 난연성 마그네슘 합금’ 등 총 두 가지 기술이 함께 선정됐다.

인류 역사상 이론 강도에 가장 근접함과 동시에 극한의 유연성과 성형성 구현이 가능하며,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고 인체 내 이식이 가능해 다양한 색상 구현과 미세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 기술도 2016년 선정된 자랑할 만한 기술이다.

2017년은 진공 코팅에 이용되는 플라즈마 소스의 일종인 자장여과 아크 소스를 이용해 소스의 장기간 안정적 사용과 이를 활용해 무수소 고경도 DLC(Diamond Like Carbon) 코팅을 이끌어내는 ‘자장여과 아크 소스 및 이를 이용한 무수소 고경도 DLC 코팅 공정 기술’이 선정됐다.

2018년 또한 두 가지 기술이 함께 선정됐다. 하나는 금속 나노갭이 조밀하게 형성된 기판 위에서 분자의 광 검출(라만) 신호가 수백만 배 이상 증폭되어 ppm 이하의 극미량 유해물질 판별이 가능해 식품안전, 환경오염 등 국민건강과 관련한 미량의 유해물질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하는 ‘금속 나노갭 기반 분자감지기판소재 기술’이다.

다른 하나는 ‘세라믹 3D프린팅 신기술’로 실현 불가능한 3차원 형상 제어를 가능하게 해 종래 세라믹 구조물의 형상과 기능제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종 세라믹 3D프린팅 기술 확보를 위해 복수 소재 공급모듈, 필름형 소재공급모듈, 수평회전형 광중합 모듈 등을 포함한 시스템과 이에 활용 가능한 광중합형 세라믹 소재, 소재별 공정 및 후처리 기술을 포함한 전 주기적 요소 기술을 포함해 총 9개 보유 중이다.

‘세계 1등 기술’은 국내·외 특허 등록 및 관련 산업계 기술이전 또는 기술 활용 등의 실적을 보유한 기술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의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 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 기술들을 선정한다.

‘재료연구소’는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산·학·연 소재 협력연구의 중심기관으로 우리나라가 소재강국이 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주요 유망 소재는 무엇이며, 재료연구소가 국산화 시킨 기술들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재료연구소는 ▲미세먼지 제거 필터 ▲질병 진단 키트 ▲원자력 가동 전/중 공인검사 등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비롯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료기술의 발전 방향을 정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First Mover형 첨단 소재 기술 개발’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유망 소재를 발굴·기획하고 있다. ▲에너지 생산·저장 융·복합 소재 ▲시냅틱 가소성 나노전자 소재 ▲자율전원용 이방성 압전섬유 복합소재 등이 그 대표적 예다.

또한 안전을 비롯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솔루션 제시와 국민들의 R&D에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출연연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재난방재용 안전소재, 미세먼지 제거 필터, 미래국방용 소재 등에 대한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우수한 성과를 얻고자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면 연구소에서는 원자단위 규모의 결함을 제어해 열과 전기에너지의 상호변환 효율을 향상시키는 소재와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열전소재 내 형성되는 원자단위 결함의 존재와 영향에만 치중하지 않고 긍정적 효과를 보이는 원자결함만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구조체 제조기술로 확장시킨 것은 본 기술이 최초로 열과 전기에너지의 상호변환 소자에 적용된다면 배·폐열을 이용한 발전, 전기를 이용한 냉각·가열 시스템 분야의 소재와 소자, 모듈 시장 확대 등에 핵심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초음속의 충격을 받아도 안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내열충격성을 가진 투명세라믹 제조 기술도 내세울 만 하다. 이는 빛을 산란시키는 기공을 완전히 제거해 이론 밀도에 도달하는 치밀화를 달성한 것으로 소결조제를 사용하지 않은 고열전도도의 조성에서도 완벽하게 기공이 제거된 투명한 고강도의 세라믹을 제조함으로써 강도와 열전도도를 동시에 향상시킨 획기적인 기술이다.

본 기술이 투명세라믹 제조에 적용된다면 초음속 비행체의 윈도우와 투명 방탄 등의 수동소재에 활용이 기대되고, 레이저 발진자, 신틸레이터, 압전체 등의 능동소재로서도 개발이 가능하다.

추가로 올해 초 개발 완료된 ‘자기-기계-마찰전기 에너지 발전기 개발 기술’을 내세우고 싶다. 집, 공장, 송·배전선로, 지하도 등에 흔히 설치된 전선에서 발생하는 미세 자기장에 정전기 효과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자기-기계-마찰전기 변환소재’와 이를 이용한 에너지 발전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본다.

왜냐하면 시설의 노후화와 뜻하지 않은 사고로 과전류가 흐르거나 전선이 끊어질 경우 화재 및 정전 등으로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데, 무선 사물인터넷 센서 기술을 활용해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화재 및 정전사고를 미리 차단하여 사회적·경제적 손실 방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특별히 설계된 자석 구조체를 활용해 미세 자기장을 기계에너지로 변환시키고 이를 다시 마찰전기 효과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켰다. 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미세한 자기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형 발전기로 제작할 수 있어 국가기간 시설인 송·배전 선로에 적극 활용한다면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화재 및 정전 등의 대형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소재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소재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료연구소는 ‘소재실증단지’의 조성을 주장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실험실’과 ‘기술의 상용화’ 사이에는 소위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일명 ‘Death Valley’가 존재한다. 소재 국산화를 위한 극복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소재실증단지’가 조성되면 실험실에서 개발된 우수 소재에 대한 실증 및 인증 단계를 지원해 수요기업이 적극 활용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성과를 공유하는 연구개발 플랫폼이 구축되어 멤버십 연구 풍토를 마련할 수 있어 ‘소재실증단지’ 조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 연구소를 포함한 전기연구원 등 경남지역 관련 연구기관을 통해 ‘소재기술 국산화’에 투자하고 소재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을 확대하며, 소재기술의 연구와 실용화, 품질 인증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소재실증단지’가 조성된다면 소재 국산화를 위한 초석이 마련되어 일본뿐 아니라 선진국의 다양한 수출 규제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열릴 것이다.

재료연구소 재료안전평가본부의 손영호 본부장. /사진 = 이석우 기자

-손영호 본부장님이 맡고 계신 재료안전평가본부 내에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공인검사단’의 주요 업무와 성과(실적)에 대해 알고 싶다.

‘원자력공인검사단’은 원전 안전등급 기기와 콘크리트 격납구조를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기술기준에 따라 제작·설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제작·시공공인검사 ▲가동원전의 가동 중 검사 ▲보수·교체 활동이 기술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수행되는 지를 확인하는 가동 중 공인검사 등 총 세 가지 분류로 구성돼 있으며 안전성 확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능들이다.

1993년 7월 과학기술처로부터 승인된 이후 지난 26년간 한울3·4호기를 시작으로 KEDO1·2호기 등 17기의 원전 시공공인검사를 수행했으며, 현재는 신고리5·6호기 및 UAE1·2·3·4호기 등 8기의 시공에 참여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UAE원전을 포함한 국내·외 가동원전에 대해 누적 319회의 가동 중(中) 검사와 81회의 격납구조 가동 중 검사, 22회의 가동 전(前) 검사, 19회의 대형기기 교체공사에 참여해 원전 안전성 제고에 기여한 것을 주요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이들 성과 중 강조하고 싶은 것은 원자력공인검사 업무를 통해 얻은 지식을 원자력 산업계에 환원하고 정보를 확산시키는데 일조하는 ‘원전 기술자 양성교육’이다. 제 개인적으로도 자부심을 갖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1993년 이후 ‘가동 중 원전의 보수·교체 기술 강좌’ 등 3과목을 주 5일 35시간의 짧지 않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2,000여 명의 원전 기술자들이 참여해줬다. 이를 통해 원자력 산업 기술습득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알 수 있었다.


-UAE에 대한 원전 전(全) 주기 수주에 성공한 후, 추가 계약·입찰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계약 내용은 당사자 간의 신의와 계약조건 등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UAE가 워낙 상술이 좋은 것 같다. 계약부분에서 시공·건설은 협의가 됐었으나 유지관리 부분은 계약을 끝내지 못했었다. ‘아라비아 상인’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게 돈, 계약 등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그들의 두뇌회전은 날카롭고 빠르며 절대 손해 보려 하지 않는다. 기술권한을 통으로 주겠다더니 점점 공개입찰로 전환하는 부분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약속된 것은 분명히 이행하며, 기성금 납부에도 철저해서 자금의 선순환으로 기업에 도움은 된다.


-UAE 바라카 원전 방문 절차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UAE 바라카 원전은 보안이 워낙 철저해 관계자들 역시 들어가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도 보안문제에 대한 제재를 받고 있어 까다로운 건 마찬가지다. 현재 1호기에 핵연료가 들어가고 있다. 시작된 것은 아니나 준비단계에 들어갔으니 방문자들은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 구역분할도 명확해 숙소는 그린존, 사무공간 옐로우존, 발전소 내부는 Power Block이라고 하여 레드존으로 규정돼 있다. 아예 출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교육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가 있고 그 절차 또한 까다롭다. 교육기간은 3개월이며 일단 출입하게 되면 스마트폰은 절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그 안에서는 오로지 2G폰만 사용할 수 있고 내부촬영도 절대 금지된다. 공식적으로 견학시스템이 마련되면 좋을 텐데 아쉬운 면이 있다.


-현재 재료연구소가 위치한 경남 지역의 조선, 기계 등 주력산업들이 경기침체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회복을 넘어 첨단화되기 위해 연구소의 역할이 클 것 같은데 지역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준비 중인 노력들이 있나.

지역산업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경남의 주력산업인 조선해양, 기계산업 등의 경기 침체 타개 및 첨단기술 산단인 ‘밀양 나노산단’, ‘진주 항공산단’의 육성을 위해서는 첨단소재 기술의 뒷받침이 필수다.

연구소는 일본 수출규제 예상품목별 대응전략 마련을 위해 대일 수입비중 품목을 조사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 품목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개별 확인한 후, 수출규제 100대 품목 중 29개의 주요 소재 및 부품 대응방안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수입의 경제적 편익을 고려해 특정국가 수입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감소하고자 핵심소재의 국산화를 추진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재실증단지 구축에 힘써 개발된 핵심소재를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기업의 매출 발생까지 지원하는데 힘쓰는 등 산·학·연 소재 협력연구의 중심기관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본지는 지난 10월 경남 창원의 '재료연구소'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강교식 편집위원, 정세라 기자, 손영호 재료안전평가본부장. /사진 = 이석우 기자

-마지막으로 원자력 산업계와 본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가장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원자력 관련 기자재 업체들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며 적지 않은 기업들이 원자력 분야에 올인하고 있다. 유지·보수보다 건설 시 필요한 자재가 많다보니 신규 발전소 건설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강소(强小) 중소기업들이 원자력에서 손을 떼게 되면 향후 국내 원전 기자재 생태계가 무너져 대부분의 기자재들을 수입해야 할뿐 아니라 연구원이나 현장기술자 등 인력이 점차 줄어 안전성 부분에도 위협이 가해질 것이다. 무작정 ‘탈원전’을 주장하기 보다는 생태계 조성 유지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원전건설을 지속하고 싶어도 유능 인력들이 거의 작고한 상황이라 할 수가 없다. 최소한 전문가와 기자재 기업이라도 유지돼야한다고 본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