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첫 삽 이후 ‘파란만장 12년’ 대장정의 마침표 찍어
UAE원전 마더플랜트…안전성ㆍ경제성 높여 ‘제2수출★꿈 품다’

대한민국 원자력 60년 기술집약체인 ‘APR1400’의 첫 번째 건설프로젝트였던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ㆍ4호기가 12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이 지난 6일 울산시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참조모델(Mother Plant)로 UAE 바라카원전의 수출을 이룩했던 국내 25~26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신고리 3ㆍ4호기의 준공기념 행사를 가졌다.

이날 기념행사(사진)에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장, 송철호 울산시장, 모하메드 알 하마디(Mohamed Al Hammadi) UAE ENEC 대표, 바키트 듀덴바예프(Bakyt Dyussdenbayev) 카자흐스탄 대사, 에로 수오미 넨(Eero Suominen) 핀란드 대사 등 주요 원전 도입국 대사, 국내외 원전관련 기업 CEO와 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과 울주군 지역주민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휘호석 제막 및 유공자 포상, 기념식수 등이 진행됐다.

2007년 9월 첫 삽을 뜬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 ‘3세대 가압경수로형’ 원자력발전소로는 세계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신고리 4호기도 지난 2월 운영허가를 취득하고 연료장전 이후 국내 원전 최초로 단 한 번의 고장정지 없이 시운전 시험을 완벽하게 마치고, 8월 29일 상업운전에 착수했다.

신고리 3ㆍ4호기는 기존의 한국표준형(OPR1000) 원전에 비해 최신 설비를 도입해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내진설계는 선행호기인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신월성 1‧2호기)의 0.2g(규모 6.5)에서 0.3g(규모 7.0)로 증가시켰으며, 60년 운영기간을 반영해 설계단계부터 강화된 안전기준을 적용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을 반영해 설계기준 이상의 지진발생시 자동 원자로정지 설비 설치, 전원상실을 대비한 이동형 발전차를 배치했으며, 중대사고 발생시 원자로건물 보호를 위한 무전원 수소제거설비와 원자로 외부 비상급수유로를 설치하는 등 대형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23건의 개선사항을 설치, 완료했다.

아울러 신고리 3ㆍ4호기가 연간 208억kWh의 전력을 생산함에 따라 국내 발전량(5699억kWh)의 3.7%에 해당하는 전력량을 추가로 확보했고, 부산․울산․경남지역 전력 소비량의 약 23%를 감당하는 등 국가 전력기반 강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기념식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신고리 3ㆍ4호기는 국내 원자력발전의 기술과 꿈의 집결체로, 에너지 걱정 없는 나라를 위한 염원이 담긴 원자력발전은 그동안 원전 기술 자립을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면서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통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안전성을 높여왔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더 높은 계단을 오르듯 원자력기술 강국의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고 그 꿈을 실현해낸 발전소가 신고리 3·4호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신고리 3ㆍ4호기는 국내 원전 기술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해준 발전소”라며 “우리 보다 원전을 먼저 시작했고 원전 안전성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과 유럽이 철저한 검증을 거쳐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신고리 3호기는 안전설비를 완벽하게 보강한 제3세대 가압경수로형 원전으로 세계 최초로 건설돼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면서 “그 명성에 걸맞게 신고리 3호기는 2주기 동안 무고장 안전운전(OCTF, One Cycle Trouble Free)을 달성했고, 4호기 역시 연료장전 이후 단 한 건의 고장정지 없이 시운전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앞으로 신고리 3ㆍ4호기는 원전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고리 3호기는 해외의 경쟁 원자로인 미국 AP1000, 프랑스 EPR 보다 먼저 상업운전을 개시하고 2주기 운전기간 동안 무고장 기록을 달성하는 등 한국의 원자력 건설·운영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또 APR1400은 2017년 10월 유럽 사업자요건(European Utility Requirements, EUR) 인증을 취득한데 이어 지난 8월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DC)을 취득하는 등 우리 원전 기술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향후 추가 수출에 대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고리 3ㆍ4호기(사진) 사업은 총 사업비 약 7조5000억원이 투입됐으며, 300여개의 중소협력업체, 연인원 420만명이 건설에 참여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또 주변 지역을 위한 특별지원사업비로 약 1100억원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60년의 운영기간 동안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및 지역자원시설세 납부 등 지방세수 증가에 기여함으로써 추가적인 생산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치사를 통해 “신고리 3ㆍ4호기는 1992년 기술 자립을 목표로 시작한 신형 경수로(ARP1400)의 개발 역사를 담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시 참고가 된 발전소”라며 “이들 3ㆍ4호기 준공은 우리 원전이 세계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 장관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경주와 포항 지역의 지진 등으로 원전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원전 운영 ▲안전 정보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 국민과의 지속적 소통 ▲지역 사회와 지속적인 상생협력 및 지역 발전 지원 등을 발전소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고리 3ㆍ4호기 종합 준공에 기여한 유공자 54명에 대한 포상도 이뤄졌다. 이 가운데 김상돈 한국수력원자력 본부장은 신형 경수로 최초 건설 및 시운전 중 각종 문제 해결 등의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원재연 한수원 처장은 사업관리 총괄 및 핵심 기자재 국산화 등으로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수상했다. 또 고한중 한국전력기술 처장 등 4명은 산업포장을, 이연호 두산중공업 부장 등 8명은 대통령 표창을, 박기동 SK건설 현장소장 등 10명은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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