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방사능유출 근원지 ‘자연증발시설’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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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방사능유출 근원지 ‘자연증발시설’로 확인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2.0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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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중간조사 결과 “운영미숙이 원인”…사용정지 조치
경력 1년차 직원…지난해 필터교체시 오염수 바닥에 흘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외부로 통하는 하천 토양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 등이 검출된 사건의 근원지를 찾았다. 그러나 시설 관계자가 방사성폐기물 처리과정에서 오염수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결국 ‘인재(人災)’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는 지난 1월 31일 열린 ‘제114회 회의’에서 같은 달 21일부터 진행한 원자력연구원(KAERI)의 방사성물질 방출사건에 대한 현재까지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원안위는 연구원로부터 극저준위 액체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인 ‘자연증발시설’에서 세슘137, 세슘134, 코발트60 등 인공방사성 핵종방사성 물질이 방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건보고를 받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사건조사팀을 파견해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왔다.

자연증발시설은 연구원 내 각종시설에서 모아진 액체 방사성폐기물 중에서 방사능 농도가 185베크렐(Bq/ℓ) 이하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을 이송 받아 지하 저장조(50㎥ 규모, 3개)에 저장한 후, 이를 순환해 여과기를 통과시켜 태양열 등을 이용GO 증발시키는 시설이다.

자연증발시설 건물 내부의 방사성물질 누출 경로
자연증발시설 건물 내부의 방사성물질 누출 경로

우선 KINS 사건조사팀은 세슘137의 농도가 가장 높았던 연구원 내 우수관과 덕진천이 만나는 지점부터 우수관(약 600m)을 따라 맨홀(10개) 내의 토양시료에 대한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자연증발시설에 가장 근접한 첫 번째 맨홀의 토양에서 ▲세슘137=3만1839베크렐(Bq/kg) ▲세슘134=101베크렐(Bq/kg) ▲코발트60=192베크렐(Bq/kg) 등 최대선량을 확인됐다.

또 자연증발시설에서 가장 근접해 있는 우수관 맨홀부터 땅을 파서 우수관에 연결된 PVC 배관이 PVC 배관에 연결된 자연증발시설 지하의 바닥배수탱크 시료에 대한 분석(▲세슘137=6995Bq/ℓ ▲세슘134=27Bq/ℓ ▲코발트60=34Bq/ℓ) 등을 통해 외부 환경으로 방사성물질이 방출된 근원지임을 드러난 것이다.

다만 세슘137, 세슘134, 코발트60 등 인공방사성은 핵연료를 다루는 시설에서 유래되는데, 연구원 내 시설 중 연구용원자로인 ‘하나로’와 사용후핵연료 처리사업으로 허가받은 조사후시험시설(PIEF)과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RWTF) 등에서는 방사성물질이 방출된 근거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것이 원안위의 설명이다.

특히 원안위는 사건의 원인으로 자연증발시설 운영자의 ‘운영 미숙’으로 꼽았다. 기존에 26년 경력(1991~2017년)의 시설운영자의 퇴직 이후 신규직원(경력 1년)이 근무했는데, 지난해 9월 26일 필터 교체 작업 이후 밸브 상태에 대한 점검 없이 자연증발시설을 가동해 오염수가 바닥으로 넘치는 상황 발생했고, 외부 PVC배관을 통해 우수관로로 방출된 것이다.

또 원안위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필터 교체시마다 오염수가 약 50ℓ유출되어 바닥배수 탱크로 흘러 들어감을 확인했는데, 지난 30년간 약 2년 주기로 13회 필터를 교체한 점을 감안하면 총 650ℓ가량의 오염수가 자연증발시설 외부로 배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자연증발시설 운영과정에서 외부 환경으로 배출되면 안 되는 인공방사성핵종이 방출되는 등 안전조치가 미흡했음을 확인함에 따라 자연증발시설에 대한 사용정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자연증발시설 등으로부터 방출된 방사성물질이 외부 환경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토양을 제염하고 밀봉토록 조치하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안위의 ‘방사성물질 방출사건 중간조사 결과 공개’ 발표와 관련해 원자력연구원이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다.

원자력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구원 정문에서 검출된 세슘의 농도를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최대 연간 0.014m㏜로 일반인 연간 허용선량인 1m㏜의 백분의 일 수준이며, 이는 인체와 환경에 영향이 없는 극미량”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원은 “검출량과는 별개로 세슘이 새로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원안위의 지시에 따라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자연증발시설 일대 토양을 즉각 제염하고 밀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이번 방사성물질 방출로 지역주민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고 지자체와 주민 여러분께서 만족하실 만큼 투명하고 신속하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국회의원(대전 유성을)은 3일 반복되는 방사성물질 유출사고로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해 전 시설물과 부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등 안전사고 재발 방지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할 것을 정부와 원자력연구원에 촉구했다.

이상민 의원은 “반복되는 사고로 인해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원자력연구원은 안전시스템의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법적·제도적·재정적 방안을 마련하고 하루속히 방사성물질의 위협으로부터 주민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