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논란 휘말린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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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없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논란 휘말린 ‘한전’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2.0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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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印尼‧베트남 사업 ‘그레이존’…편법 예타 무력화”
한전 “수익성 있다 판단” 사업수행ㆍ기술력 인정 추가사업 기대

한국전력공사가 수익성이 없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편법까지 쓰면서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국회와 환경시민단체는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 총 2G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자바(Jawa) 9ㆍ10호기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3조5000억원로 한전이 지분 15%(한화 600억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이 건설ㆍ시공을 담당하고 있다.

한전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자바 9ㆍ10호기 사업은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은 사업비가 500억원이 넘을 경우 예타를 받아야 하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자바 9ㆍ10호기의 사업성은 마이너스 102억원으로 나오면서 수익성이 낮아 매우 신중해야 하는 ‘그레이 존(Gray zone)’사업으로 분류된 것이다. 그레이 존 사업으로 분류되면 사실상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김성환(더불어민주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예타 이후, 자바 9ㆍ10호기의 지분을 15%에서 12%로 줄여 투자금을 60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조정하는 것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예타 결과와 상관없이 한전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추진을 결정할 수 있으며, 이미 수익성이 없음으로 판명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부러 투자금액을 줄이는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김성환 의원은 “정부의 감독을 회피하기 위해 지분을 축소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타를 무력화시키고, 관련 법률의 취지까지 무시하는 막가파식 행동”이라며 강력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분을 축소한다고 수익률이 없던 사업이 갑자기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탈석탄 추세를 비추어보면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평가된 수익률이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투자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DI 예타 결과를 보면 한전은 지분 투자 외에도 채무보증 2500억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영국계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이 탈석탄 선언의 일환으로 자바 9ㆍ10호기 투자 철회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 실패 시 한전의 부담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더욱이 시공을 맡고 있는 두산중공업(EPC BG)의 저가 수주 의혹으로 시공비가 증가할 경우 1392억원을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심지어 영국의 싱크탱크인 ‘Carbon Tracker Initiative’는 오는 2027년경 인도네시아에서도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석탄화력발전의 경제성이 역전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전력구매 정부보증(BVGL)도 받지 못해서 한전의 수익리스크는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탈석탄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강조하면서 “기후위기로 인해 사양 산업에 접어든 석탄화력사업은 사업의 정당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전을 깊은 수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예타 회피라는 꼼수까지 내세운 한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

한편 한전은 자바 9ㆍ10호기 외에도 투자금이 22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붕앙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10일 열린 한전 투자심의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에 정의당 기후위기미세먼지특별위원회,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그린피스 등 환경시민사회단체(NGO) 등은 “한전의 뒤늦은 투자는 ‘좌초자산 위험’에 의한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업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100개가 넘는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석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에 동참하는 석탄발전은 이미 퇴출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특히 베트남 붕앙-2 사업의 수익전망이 불투명해 철수한 홍콩의 전력기업인 CLP, 싱가포르의 OCBC 은행, 영국의 스탠더드 차타드 은행 등의 모두 투자 중단을 선언하고 이 사업을 손을 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한전은 이미 사업에서 철수한 홍콩회사 CLP의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니 ‘탈석탄’ 선언을 한 기관들의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는 꼴이 됐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석탄발전사업의 사업적 타당성과 환경 영향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한전이 서둘러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막대한 공적자금의 손실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 사업 투자 검토를 즉각 철회하는 것은 물론 향후 모든 석탄화력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하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에 한전도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한전 및 발전자회사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친환경 중심으로 해외사업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석탄사업의 경우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인도네시아 자바 9ㆍ10 사업은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회색영역(Gray zone)’에 속하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실관계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면서 “공공기관 예타 표준 지침상 회색영역은 ‘연구원 구성이 달라진다면 현재의 종합평점 결과가 뒤바뀔 수 있음’으로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전은 “예타결과에 한전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점이 있어 예타 재신청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업일정 등을 고려해 인니 현지 공동사업주의 요청으로 지분을 축소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사업추진과정에서 정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KDI 예타 재신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또 현재의 예타 제도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추진되는 해외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문도 있어 제도개선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에 따르면 인니 자바 9ㆍ10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이외 독일,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11개 국내외 상업은행으로부터 수익성을 인정받아 금융지원 확약서를 지난해 12월 획득했다.

이번 사업은 사업 자체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으로 사업주와 대주단은 각각 법률·기술·재정·환경·회계세무·보험 등 각 분야별 국제전문자문사 등을 활용하여 사업성을 평가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금융지원을 확약했다.

한전은 해외사업의 최우선 목표는 수익창출로 이를 통해 국내 전기요금 인하에 기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한전은 해외사업을 통해 누계 매출액 15조원, 순이익 2조6000억원의 성과를 창출했다.

한전 관계자는 “인니 자바 9ㆍ10사업의 운영기간(25년)동안 상당한 수준의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베트남 붕앙2 사업 역시 베트남 정부 에너지정책에 의거 추진 중인 사업으로 한전의 사업수행ㆍ기술력을 인정받아 추가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