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월성 1호기 경제성 ‘진실공방’ “양치기소년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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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월성 1호기 경제성 ‘진실공방’ “양치기소년은 누구인가”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2.0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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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이사회 제출 용역보고서…가동시 이득 분석결과 3차례 조작
산업부 등 7인 사전회의 “경제성 3707억원 급전직하” 조기폐쇄 결정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시설용량 67만8000kW)가 연일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전에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입맛’에 맞춰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 분석보고서를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치열한 진실공방전(戰)이 한창이다.

2018년 6월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사회를 열고 낮은 운영 실적 등을 감안할 때 계속가동에 따른 경제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날 정재훈 사장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0월 정부의 에너지로드맵과 연말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된 직후 신중히 검토했다”며 “월성 1호기의 경우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강화된 안전기술과 경제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월성 1호기는 지난해 말 기준 발전단가가 125원인데, 판매단가는 60원 정도로 이미 적자발전소가 됐다”면서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0.6%를 차지하는 월성 1호기의 폐쇄가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사회 3개월 전 한수원 자체 분석 보고서에서는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3700억원 이득”이라고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8년 3월 ‘월성 1호기 계속 가동 타당성 검토를 위한 경제성 평가’ 보고서에서 “(수명 만료 때까지) 계속 가동하는 것이 3707억 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그해 5월 삼덕회계법인은 보고서 초안에서도 “이용률 70%, (전력) 판매단가 인상률 0%에서 계속 가동하는 것이 1778억원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용률 70%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그리고 삼덕회계법인 관계자들은 ‘월성 1호기 운영정책 검토를 위한 경제성 평가 용역 보고서’ 초안 검토회의를 거친 후 판매단가 및 이용률 등을 재산정해 경제성 낮추는 방향으로 모의하고 최종 보고서에서는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급전직하(急轉直下, 사태나 형세가 갑자기 바뀌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진행)시켰다.

한수원 사전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 1호기를 오는 2022년 11월까지 계속 가동할 경우 1868억 원의 편익이 발생해 즉시 정지할 때 1839억 원의 손실을 감안하면 계속 가동하는 것이 3707억 원 이득이라고 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정부 정책 이행 검토 TF’가 작성한 것이며 이 TF는 기술본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있으며, 월성 1호기의 경제성·안전성·(지역)수용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2018년 2월 구성했고 경제성 분석은 기술전략처와 재무처가 주관 했다.

TF는 당초 계획예방정비 기간이 만료돼 재가동이 가능했던 2018년 7월 1일부터 2022년 11월 20일까지 4.4년간 계속 가동했을 때와 즉시 정지했을 때의 경제성을 분석했고,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적용한 이용률 85%에 2017년도 원자력 판매단가(60.82원/kWh)를 적용 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운영 기간이 길수록, 이용률이 높을수록 적자폭은 줄어든다”고 적시했다.

결국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경제성(계속 가동 때 이익)을 3707억 원(2018년 3월 자체 분석보고서)→1778억 원(5월 삼덕회계법인 분석)→224억 원(5월14일 삼덕회계 최종 보고서)으로 연이어 낮춰 잡다가 2018년 6월 긴급 이사회를 열어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 이사회 때 한수원은 이사들에게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정책을 수립하고, 공문(公文)으로 이의 이행을 요청했다”며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보여주지도 않은 채 표결을 강행했다.

정유섭 의원은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지표를 실제보다 턱없이 불리하게 왜곡·조작했음이 드러났다”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감사원은 한수원이 감추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철저히 감사해 월성 1호기 경제성 왜곡 조작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이처럼 확실한 증거가 드러난 경제성 조작 범죄를 눈감아주려 한다면 감사원 역시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499명 국민소송단 “조기폐쇄 부역자 11人 고발”
급기야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관여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발전부사장(상임이사), 당시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국장)과 원전산업정책과장를 비롯해 한수원 재무팀 및 기술전략처 4명,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과 2명,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1명 등 11명을 업무상배임죄 및 문서위조혐의 등으로 2499명의 국민들이 검찰에 고발하고 나섰다.

이에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 원자력정책연대과 경주시원전대책위, 한전소액주주모임, 행동하는 자유시민, 사실과 과학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대표들이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발이유를 설명했다.

강창호(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노조지부장)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은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지표를 실제보다 턱없이 불리하게 왜곡·조작했음이 드러났다”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최종 보고서에는 중립적 시나리오(이용률 60%)에서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즉시 정지하는 것보다 224억 원 이득이라고 분석했는데, 이는 원전 이용률을 초안보다 10%p 낮은 60%로 봤고, 손익분기점 이용률은 54.4%로 높여 잡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또 1kWh(킬로와트시)당 전력 판매 단가는 초안에서 60.76원이었지만 최종보고서에선 2022년 48.78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용역보고서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정부 정책 이행 검토 TF’가 작성한 것이며, 이 TF는 발전부사장(기술)을 팀장으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안전성·(지역)수용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2018년 2월 구성됐고 경제성 분석은 기술전략처(전원계획담당)와 재무처(구분회계팀)가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한수원, 경제성 평가 3차례 조작說 극구부인
한편 산업부와 한수원이 사전에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입맛’에 맞춰 월성 1호기의 경제성 지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정치권과 원자력산업계 안팎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에 산업부와 한수원이 해명자료를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는 모양새이다.

먼저 산업부는 “한수원, 회계법인에 대해 경제성 평가의 기준이나 전제를 바꾸라고 압력을 행사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는 “회계법인은 객관적인 기준과 사실에 입각해 독립적으로 경제성평가 입력변수를 결정해 분석했다”면서 “(정유섭 의원에서 주장한 2018년 5월 11일)산업부와 한수원, 회계법인간 회의는 회계법인이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기관의 의견청취 목적으로 개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수원도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하려고 경제성 평가를 3번에 걸쳐 축소·은폐하고, 결국 폐쇄를 강행한 전모가 드러났다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3707억원→1778억원→224억원’ 데이터는 판매단가 등의 변수에 차이가 있으며, 특히 각각 이용률 85%, 70%, 60%에서 산정한 결과이므로 이를 단순 비교해 경제성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수행한 회계법인은 평가시점 기준 월성 1호기의 최근 3년, 5년, 10년 이용률 평균 실적(57.5%~60.4%)을 고려해 이용률 60%를 중립 시나리오로 설정했으며, 추가로 최소 20%에서 최대 85%의 이용률 구간별 경제성 평가도 시행했다”면서 “3707억원괴 1778억원의 결과는 전년도(2017년) 판매단가를 적용해 도출했으나 최종 경제성평가 결과는 회사의 중장기 재무전망 수립에 반영되고, 정부 및 해외신용평가기관 등에 제공되고 있는 ‘한전의 구매계획기준에 따른 판매단가’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최초)해당 보고서는 회계전문가가 아닌 직원이 참고용으로 작성한 자료로, 신뢰성 및 객관적인 관점에서 입증된 공식 자료가 아니며, 따라서 정 의원이 주장한3707억은 타당한 근거를 가진 금액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이에 한수원은 평가결과의 신뢰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회계법인을 통해 경제성 평가를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이사들에게 보여주지도 않았다’는 의혹에서 대해서도 한수원은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하기 전에 이사 개개인들에게 경제성 평가 결과를 충분히 사전설명(2018년 6월 1~7일) 했고, 사전설명 시 질의·답변을 통해 핵심 내용들을 전달했다”면서 “이후 이사회 당일(6월 15일)에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내용이 요약된 안건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부와 한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요 언론매체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감사원은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경제성 분석 보고서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만큼 산업부와 한수원에 대해 무엇 때문에 고위로 왜곡·조작했는지 철저한 감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가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