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일부노조 “정재훈 사장, 강제인사이동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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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일부노조 “정재훈 사장, 강제인사이동 반대”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2.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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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위협’ 4개 원전본부노조-지역주민 국회 기자회견, 천막노숙ㆍ단식투쟁
한수원 “선호사업소 장기근무자 일방적 주장…중앙노조 공식입장 아냐” 일축

“정재훈 사장은 원자력발전소 현장 노동자들을 사람이 아닌 일개 부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4개 원자력본부노동조합이 ‘강제 인사이동’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정재훈 사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고리원자력본부(위원장 김종배), 월성원자력본부(위원장 최영두) 한빛원자력본부(위원장 김석봉) 새울원자력본부(문지훈 위원장) 노동조합원들과 원전 주변지역 주민대표들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문성을 배제한 한수원 4직급(이하) 직원들의 강제 인사이동을 철회하라”로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수원 노경협력처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정재훈 사장 해임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정론관을 찾아 노동조합원들의 동정을 살피며 정보입수에 주력했다.

이날 원전본부노조 조합원들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지훈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노조위원장은 “정재훈 사장은 10년 이상의 경험인력을 순환마일리지(순환근무제)를 핑계로 현재 100여명의 원자력 숙련자들이 노형이 다른 발전소로 강제이동(전보)시키고 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정 사장은 매년 100여명의 원자력 숙련자를 강제이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오히려 현장의 노동자들은 인력보강이 아닌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원자력발전소의 사건(사고)의 대부분을 인적실수로 지적하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원전 설계 시 ‘인간공학’까지 반영하는 현실에도 정재훈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원자력노동자가 어느 사업소에서 몇 년 근무했는지를 두고 점수 매기며 전 직원들을 '등수 세우기' 하는 등 원자력노동자를 사람이 아닌 부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위원장은 “정재훈 사장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각 부서별로 정원이 몇 명 축소됐는지 노동조합은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0기가 영구정지 한다고 예상했을 시 원자력노동자는 현재 1만2000여명에서 7000여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월성 1호기 영구정지로 8000억 원에 비용을 들여 정비한 멀쩡한 원전을 생매장시키더니, 2016년 2조5000억 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내던 우량기업 한수원이 정재훈 사장 취임 첫해인 2018에는 10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한수원의 부채는 전년보다 1조 늘어난 31조에 달했다”면서 “이처럼 탈원전에 앞장서고 한수원의 실적은 악화시킨 정 사장의 연봉은 2억2000만원으로 전년대비 4.1% 올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위원장은 “정재훈 사장은 SNS(페이스북)를 통해 가정적인 가장, 소통 잘하는 CEO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부채만 늘려놓고, 노동자는 천대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사장과 경영진(노경협력처)은 국회 기자회견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어서 원전주변지역 주민대표들은 “한수원이 원전의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안전하게 운영하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으니 조기폐로를 결정한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정재훈 사장이 지역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거짓에 가득 찬 정재훈 사장을 즉각 해임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채익, 정운천, 이언주 의원 등도 “전문성을 배제한 강제 인사이동으로 원전의 안전성 위협에 대한 지적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돼 시정을 요구했고, 정 사장은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인사를 강행하며 국회와 국민안전을 모두 무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제인사’ 2019국감서 지적, 시정요청 받았지만 결국 강행
순환근문제도 ‘안전 높여
vs ‘업무집중도 저하’ 팽팽한 이견

한편 이날 4개 원전본부노동조합과 지역주민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이번에 시행하는 순환근무제도는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높이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울진군 소재 한울원자력본부는 인근 대도시 부재 등으로 전입 희망 직원이 부족해 신입 위주로 충원하고 있다. 이에 한울본부의 인력수급을 기성 직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모든 원전본부가 숙련도 부분에서 균형적인 인력구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한수원은 “원전 운전을 전담하는 교대근무자와 기술 분야 핵심직무전문가 등은 순환근무 보직에서 제외했으며, 전출직원 편중에 따른 업무공백 등의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부서별 현원의 20% 이내에 대해서만 순환근무를 시행하는 전출제한을 두는 등 원전 안전성 유지 및 향상을 위한 제도적 보완조치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밝혔다.

타입이 다른 노형전보는 대부분 가압경수로노형으로 계통기능이 유사하며, 업무 프로세스 및 절차서 표준화 등으로 전보로 인한 업무 영향은 미미하고 유일하게 다른 노형인 중수로노형 근무자에 대한 순환은 최소화 되도록 이동기준을 설계했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또 순환인원은 전체 순환대상자의 약 2.2%, 원전본부별로는 20여명 수준으로, 인사이동에 따라 안전성 및 전문성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러한 취지임에도 숙련된 인력을 강제 (이동)전보해 원전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하는 대도시 인근 일부 원전본부노조의 주장은 순환근무에 대해 불리한 입장(선호사업소에서 장기근무를 희망하는)을 가진 일부의 일방적이고 과장된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한수원노조를 대표하는 한수원 중앙노동조합의 공식적인 입장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한수원은 개선된 이동기준에 따라 사업소별 인력구성 불균형 해소를 통해 원전 안전성이 향상되도록 신중하게 적용할 예정이며, 정기이동 후 순환결과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수원의 이 같은 설명에 한수원노동조합 복수의 관계자들은 “순환근무 대상이 부서별 20%라고 하지만 이 또한 5년이면 해당부서를 떠나야 한다는 것인데 결국 이는 발전소 전문 경험인력이 없다는 뜻이나 다름없다”면서 “또 이들 기술부서 인력은 생활터전을 떠나지 않기위해 지원부서나 건설, 해외사업소를 희망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인적실수에 의한 발전소 불안감이 높아지고 매년 순환근무제에 대한 불안감은 업무 집중력도 저하시킬 뿐”이라고 탄식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특히 한울본부의 지역적 근무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복지와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지 인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업무나 발전소 안전은 뒷전이고 모두를 같은 고통에 동참 시켜 ‘불만사업소’ 직원들의 환심을 사겠다는 얄팍한 평등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누군가는 한울본부에 근무하면서 똑같은 불만만 쌓이게 하는 것 일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라면서 “잘못된 강제이동 인사는 발전소를 불안전하게 할 뿐이며, 반드시 탈이 나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4개 원자력본부노동조합 위원장과 조합원들은 한수원(사측)의 ‘강제 인사이동’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경주시 장항리 본사 앞에서 16일째 천막노숙 및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