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데올로기로부터 탈피해 공평하고 정확한 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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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데올로기로부터 탈피해 공평하고 정확한 논의를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3.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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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우치 타카토시(武内 貴年)
후쿠이현 원자력평화이용협의회 쓰루가지부 지부장(福井県原子力平和利用協議会 敦賀支部 支部長)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JAERO, Japan Atomic Energy Relations Organization)이 설립(1969년) 50주년을 맞아 원전 소재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 저널리스트, 연구요원 등 각계 전문가로부터 ‘원자력’을 주제로 한 기고를 받아 재단 웹사이트(www.jaero.or.jp)에 게재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게재된 7편의 기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9주기를 맞은 그들의 ‘원자력’에 대한 인식을 가늠할 수 있었으며, 원자력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발전하기 위한 제언들도 여과없이 담겨져 있다. 이에 본지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에서 발간하는 『원자력산업』2월호 <특별기고 모음>에 국문으로 번역된 7편의 일본원자력문화재단(JAERO)의 기고문을 연재로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다케우치 타카토시(武内 貴年)
다케우치 타카토시(武内 貴年)

이번 원고의 집필을 의뢰받기 바로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본의 유조선이 포탄을 맞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일본은 이 지역에서 약 80%의 석유와 약 30%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일본의 에너지 자급률은 현 시점에서 약 9%이고, 이렇게 낮은 자급률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세계 제4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이 평화와 경제 발전을 이룰수 있었던 것은 느슨해지지 않는 외교적 노력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에 몇 번이나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가 있었고, 그때마다 일본은 에너지 공급에 대한 불안을 경험해왔다.

오늘날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영향으로 인하여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깊어져서 원자력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편 에너지공급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 또한 지구 환경을 고려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해야하기에 석탄을 활용한 화력 발전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재생에너지가 주목을 받아 이 분야에 기대를 거는 국민이 증가하는 현상이 보인다. 필자는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지열발전 등을 가능한 한도 내에서 도입하는 것에는 대찬성이지만, 너무 과열되어 설치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태양광 패널을 난립하여 설치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다.

그 예시로, ‘2015년 9월 관동 및 도호쿠 지역 호우’와 같은 재해를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하여 5000개소 이상의 시설 손상과 사망자 또한 발생하였다. 이 재해는 태양광 발전 사업자가 사구림(砂丘林)을 채굴하여 무제방 상태로 둔 것이 큰 원인으로 알려졌으며, 주민소송 문제 또한 야기되었다. 이외에도 산의 경사면이나 주택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호우와 같은 재해나 필자가 살고 있는 후쿠이 현의 예상을 뛰어넘는 적설량 등을 고려한다면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일본은 에너지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일본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그 가운데 경제 대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로부터 에너지를 조달하고 정밀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오는 것이 일본의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밀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높은 기술력이다. 이러한 높은 기술력 중 원자력 기술도 예외는 아니며, 안전 관리 체계 또한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여 일본의 원자력을 도입하도록 하는 것 또한 산유국과의 외교적인 거래로 우위인 부분이며, 석유 등 에너지의 안정적인 조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원전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동의를 구해야 하므로 지역에 따라 재가동 전망이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해외 원자력 수주 또한 전멸하여 가까운 미래에는 국내 기술력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없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더욱더 에너지 자급률이 낮아지게 되고 원자력도 해외로부터 수입해야만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지금 국내의 에너지 문제는 차세대 국민을 위한 문제이기도 하다. 차세대에게 밝은 미래의 전망을 제공해줄 수 있는 ‘일본’을 우리 세대가 계승해 나가야 한다. 그 가운데 지금 시행되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국가와 미디어를 포함하여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하기 바란다.

후쿠이 현과 같이 원자력시설이 입지한 지역에서 원자력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하더라도, 숫자 논리로 많은 지역에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내에서의 원자력의 필요성은 중요해지지 않는다. 또한 젊은 세대의 정보 수집 툴이 SNS 등으로 바뀌어서 TV나 신문 등을 보지 않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단점이 있지만 SNS는 다방면으로부터 정보 수집이 가능하고 때때로 TV나 신문에서 보도되지 않는 정보 또한 얻을 수 있다.

필자는 ‘원자력’에 대해서도 젊은 세대가 다양한 방면에서 정보를 얻어 그 안에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를 바라고 있다. 원자력시설 입지 지역의 주민이 원자력의 필요성을 말하면 사람들은 경제적인 혜택 때문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것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후쿠이 현은 원자력을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재 육성 측면으로도 고려하여 ‘에너지 연구개발거점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후쿠이 현내의 대학에 원자력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현 외에서 오고 있으며,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매우 우수한 학생들도 있다.

필자는 그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들이 원자력 기술을 계승하여 일본의 에너지를 지탱하는 인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와 같은 원자력시설 입지 지역이 소문으로 인한 피해로 고생하지 않고, 일본 전체가 에너지 문제를 고민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원자력’, ‘방사능’이라는 단어에 과민하게 반응할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후쿠이 현 등에 위치한 원자력시설이나 지역의 주민과의 의견 교환을 통하여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원자력발전(原子力発電)’을 줄여서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 일본에서는 ‘원자력발전소’를 통상 ‘原発(genpatsu)’로 줄여 부르나, 이는 종양학 등에서 질병이 시작된 부위 등을 지칭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수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 등은 줄여서 부르지 않는다. 무슨 일인지 ‘원자력발전’만 줄임말로 부른다. 다른 발전과 마찬가지로 ‘원자력’ 또는 ‘원자력발전’으로 부르는 것만으로도 입지 지역 주민으로서는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