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고용불안 “해법은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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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 고용불안 “해법은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재개”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3.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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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노조연대, 두산重 구조조정 사태 對정부 투쟁 결의 다져
신고리 5ㆍ6호기 기자재납품後 일감절벽…협력중기 ‘속수무책’

“우려가 현실이 됐다. 탈원전 여파로 경영악화에 허덕이던 두산중공업이 구조조정과 휴업을 진행중이며, 그로인해 원자력산업계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위협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탈원전으로 붕괴되고 있는 원자력산업 인프라를 유지하고 가동 원전의 60년 안전 보장을 위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원전 2기 건설시 주기기 분야 460여개, 보조기기 분야 1300여개, 시공 분야 220여개 업체 등 약 2000여개 업체가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한다. 이 중 1993개 업체가 중소기업이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없을 경우 공급망이 급속히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을 통해 자생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신한울 3ㆍ4호기는 필히 건설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고리 5ㆍ6호기 기자재 납품이 마무리되는 올해 연말부터는 일감절벽이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산업계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은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합당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를 대표하는 발전전문기업인 두산중공업이 ‘탈원전’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두산중공업이 수십 년 일했던 직원들에게 명예퇴직을 종용하더니 이제는 휴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탈원전 정책의 고삐를 쥐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원자력산업계 노동조합들이 대(對)정부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23일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 한전원자력연료노동조합, 두산중공업노동조합, 코센노동조합, LHE노동조합 등 7개사 노동조합원 30여명으로 구성된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청와대 분수광장앞에서 긴급기자회견(사진)을 갖고 “정부는 출범 초기 국민들과 약속한 일자리 창출 공약을 스스로 짓밟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원노련은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자력산업계 노동자들의 고용안전을 위해 탈원전 정책 중단 및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투쟁에 원전노동자가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다.

원노련 공동대표자 발언을 통해 노희철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위원장은 “원자력산업은 국가의 주요 기간산업으로 원전 설계, 건설, 운영, 주기기, 연료생산 등의 연계산업으로 그 국가의 국력을 나타내는 총체”라면서 “다른 산업과 달리 어느 하나라도 역량이 부족할 경우 외국에 존속되고 말 것”이라고 개탄했다.

노 위원장은 “다행히 우리나라는 원전 관련 모든 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산업은 괴사 위기에 처해 이대로 가면 40년 이상 과학자와 노동자들이 함게 만든 세계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원자력 기술이 사라질 것이며, 모든 피해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탄식했다.

현재 원자력산업계는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제적 피해 및 고용 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미 원전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은 매출액 및 하도급 발주가 줄고 있고 구조개편으로 인해 인력이 감축되고 있다. 원전 이용률의 저하로 한수원과 한전은 적자가 누적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원전 산업의 대체산업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체산업은 원전산업과 비교할 경우 그 규모가 미미해 앞으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유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기기 공급사인 두산중공업은 일감이 줄어들자 많은 인재를 내보내야 했고 이 과정에서 핵심 인력 유출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또 인건비 절감을 위해선 임직원 수를 줄이거나 다른 계열사로 보냈다. 지난해 초부터는 과장급 이상 직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2개월 유급 휴직을 시행했다. 조직 군살 빼기를 위해선 기존 6개 사업부문(BG)을 3개 부문으로 개편했는데, 원자력BG는 주단BG와 묶여 ‘원자력BG’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올해 45세(1975년생) 이상 과장급 기술ㆍ사무직군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결과 약 550여명이 신청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는 자연스레 협력업체의 위기로까지 이어져 90여개사 중 40%가 구조조정의 쓴 맛을 봤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나름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창립 이래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휴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두산중공업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ㆍ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하며 경영위기가 가속화됐다”면서 “2012년 대비 현재 매출은 50%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7% 수준에 불과한데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액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추가적인 비상경영조치 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근무성과 저(低)평가자들에 대한 2차 구조조정(찍어퇴직)을 실시하겠다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이성배 두산중공업지회(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지회장
이성배 두산중공업지회(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지회장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성배 두산중공업지회(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지회장은 “정부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전면 백지화되면서 두산중공업은 약 10조원 규모의 일감이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두산중공업의 2019년 매출이 3조7000억인 것을 감안하면 약 3년 치의 일감이 정책의 급변으로 줄어든 것인데, 신한울 3ㆍ4호기는 2015년 11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원자로 주기기 제작의 사전작업 착수 승인을 받고 제작하던 중 정부의 갑작스런 탈원전 정책으로 멈춰버렸다”고 토로했다.

결국 정부의 정책(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믿고 공장을 증설하고, 설비를 구입했지만 모든 것이 백지화되면서 대규모 투자손실로 경영의 악화가 가중됐다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두산중공업은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고 모든 책임을 과도한 인건비 탓으로 돌리며 노동자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의 압박하고 있는데, 원전관련 두산중공업 협력업체는 약 800개사이고, 경남지역 소재 업체수는 약 270여개, 또 관련 종사자수 1만3000여명”이라면서 “두산중공업의 휴업과 구조조정의 영향이 중소 협력업체까지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지부장은 “사라진 일감으로 멈춰버린 공장에서 관련 종사 노동자들은 언제 길거리로 내쫓겨날지 모를 극도의 불안감과 생활고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고용연장, 정년연장 주장하지도 않겠습니다. 단지 지금의 있는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급진적으로 진행된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의 재검토를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또 “부디 한국형 가스터빈과 재생 에너지 발전의 기술적 완성과 에너지 안정적 공급이 자리를 잡고, 원전 해외수출로 일자리가 창출될 때까지 안전한 신한울 3ㆍ4호기 공사 재개의 통 큰 결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어서 하진수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위원장도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지난해 정부에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산업의 붕괴와 이로 인한 원전 종사 노동자의 고용불안에 대해 정부가 분명한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안전투자 확대, 일감제공 및 금융ㆍ인증비용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유망시장을 창출해 중소협력업체들이 신규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하 위원장은 “정부의 답변 이후 6개월이 지나고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 사태는 노동자들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라면서 “두산중공업이 이 지경인데, 하물며 보조기기를 중소협력업체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과연 이것이 정부의 책임이 아니면 누구의 책임이겠는가”라고 탄식했다.

또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은 10년이 넘도록 검토와 공론화를 통해 추진돼 왔던 사업으로 부지조성이 완료되고 기기제작이 착수된 상태에서 ‘탈원전’ 한마디로 일방적으로 건설이 중지됐다”면서 “정권의 구호가 10년이 넘는 검토 끝에 결정한 사안을 한마디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이냐”면서 맹비난했다.

이에 원자력노동조합연대 7개 노조 조합원들은 “원전산업 당당한 주체로 더 이상 원전산업 붕괴와 전력산업 공공성 파괴를 묵과할 수 없음을 심각히 인식하고 뜻을 모았다”며 “원자력산업의 해외수출을 증진하고 원자력 국가기술 경쟁력을 유지ㆍ강화를 위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 이후 원노련은 정부의 급격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원자력산업 노동자의 고용불안에 대해 정부의 대책 제시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즉각 재개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대국민공론화 요청 등의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문 및 호소문을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했다.

지난해 9월 24일 출범한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 한전원자력연료노동조합, 두산중공업노동조합, 코센노동조합, LHE노동조합 등 7개사 1만3000여명 노동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