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脫원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으로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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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후 “脫원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으로 전환하라”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4.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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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이소영ㆍ양원영 VS 통합당 윤한홍ㆍ이채익 불꽃전쟁 예고
극한적 한계 도달 원자력산업계…연착륙 위한 출구전략 초미관심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에너지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을 중심으로 ‘에너지전환’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탈원전 폐기를 제1공약으로 내세웠던 미래통합당이 선거에는 참패했지만 원전과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있는 울산경남과 TK(대구경북) 지역의 의석수를 대부분 석권하면서 ‘탈원전 정책’를 둘러싼 여야 간의 대전(大戰)이 예고된 상황이다.

특히 원자력계 인물 중 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24번으로 선거에 나서며 관심을 끌었던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국회 입성에 실패하자, 이를 두고 원자력계 안팎에서는 “통합당이 진정으로 탈원전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21대 국회 당선자들 중 누가 각 당의 대표선수로 저격수를 자처할 것인지 관심이 높다. 우선 민주당에서는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9번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양원영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등을 지낸 양 당선인은 “한국 사회가 에너지 전환이라는 방향에는 동의했지만 빠른 원전 감축에 대해선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 경기 의왕·과천에 출마해 의원 배지를 다는데 성공한 이소영 당선인 역시 눈에 띈다. 기후변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을 설립하고 소속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이 당선인은 대기 오염물질 감축과 기후변화 억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왔다.

후보 시절에는 원전에 대해 “우리가 가야할 미래라고 보지 않는다. 너무 위험하고 오래가는 폐기물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 에너지가 돼가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통합당도 만만치 않다. 이미 제20대 국회에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발목을 잡았던 울산·경남 지역 당선인들이 전면에 나선다.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윤한홍 당선인은 “탈원전 정책으로 창원 등 경남 지역경제가 큰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망국적 탈원전 정책을 하루빨리 폐기해 창원 등 경남 지역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대표적 탈원전 저격수인 윤 당선인은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원전 감축 계획 전면 백지화 등을 주장하는 원자력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울산 남구갑에서 3선에 성공한 이채익 당선인도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고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업체인 두산중공업이 자리 잡고 있는 창원 성산에서 당선된 강기윤 전 의원은 “창원 경제를 붕괴시키고 있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드시 폐기해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에교협,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재개…경기회복 유일한 수단
한편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공동대표 이덕환ㆍ온기운ㆍ성풍현)는 2020년 지난 9일 제9차 토론회(온라인)를 열고, 탈원전 3년차에 접어든 심각한 부작용과 폐해를 진단하고, 총선 이후 모색해야 할 에너지전환 정책의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국민 안전과 환경을 표방했던 탈원전 정책은 지난 3년간 ▲28건에 달한 ESS 화재로 인한 에너지 안전성 후퇴 ▲무분별한 태양광 확대가 초래한 광범위한 삼림훼손 ▲파리협약으로 약속한 감축목표 대비 7300만t 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 ▲두산중공업의 휴업과 1조원 공적자금 지원 ▲1조3000억 원을 초과한 한전의 대규모 적자 ▲원전 가동 축소를 보완하기 위한 LNG 발전량과 도입단가 증가에 따른 외화 손실 3조2500억 원 부작용과 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의 분석을 바탕으로 탈원전이 지속될 전기요금은 현행 대비 2030년 23%, 2040년 38%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렇게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국민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전기료 인상액은 2030년까지 83조 원, 2040년 까지는 283조 원에 이르는 국민 부담을 초래한다”면서 “이 인상액의 상당부분은 탈원전으로 줄어드는 원자력 발전량을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필요한 추가비용 102조원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 당시 우려했던 탈원전의 부작용이 모두 드러난 반면 또한 원자력의 안전성 등에 대한 오해도 상당부분 해소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과학적 안전의 개념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 증진됐고 원전의 경제성·환경성·안보상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 증진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다음과 같이 잘못 꿰어진 단추들이 있는데 이는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더라도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탈원전으로 이득을 보는 집단들(LNG 산업, 일부 재생에너지 설치업자, 비정규직이 정규직화 NGO, ESS 업계, 전력망 관련 업계 및 연구자 등)의 영향력 때문에 레임덕이 예상되는 현 정권 후반기에도 탈원전 정책의 철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의 장부가액은 70조에 육박하지만 최근 주식 가격이 하락해 현재의 시가총액이 12조에 불과할 정도로 부실화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삼성동 한전본사 부지를 10조에 매각했음을 상기하면 한전의 경영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전공대를 만들기 위해 1조6000억 원을 덤터기 써야 하는 부조리를 꼬집었다.

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가시적인 재정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를 즉시 재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실업 발생을 줄이는 큰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탈원전이 설익은 ‘미래 기술’을 핑계로 검증된 ‘현재 기술’을 밀어내는 무모한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탈원전이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신(新)적폐로 전락해버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탈원전은 촛불민심이 갈망했던 법치를 철저하게 무시하여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시켜버린 중대한 적폐”라고 규정하며 탈원전이 에너지 관련 법규를 무시한 채 진행된 불법·탈법적 폭거로 ▲전임 국무총리는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실질적인 해체시켜 ‘원자력진흥법’ 위반 ▲감사원장은 한수원 감사 발표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국회법 위반 ▲교육부는 한전의 사업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한전대학 설립을 인가하여 ‘한국전력공사법’ 제13조 위반 ▲산업부는 지난 연말에 내놓았어야 할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공표 지연시켜 ‘전기사업법’ 위반 ▲환경부와 산업부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LNG발전을 무한정 확대하여 국회의 비준을 받은 ‘파리협약’ 위반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와 사우디와 러시아의 석유 치킨 게임으로 인해 미국의 많은 셰일가스 회사들이 파산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구조 조정은 어쩔 수 없이 큰 폭의 에너지 가격 조정으로 나타날 것이며, 이에 따라 탈원전의 여파인 LNG 의존성 증대로 초래된 에너지 자주화율 악화가 국내 경제 불안의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정치가 전문가(과학) 위에 군림하고, 대의민주주의가 직접(민중)민주주의를 억압하면서 중대한 국가적 의사결정이 왜곡되는 불행하고 위험한 전례가 만들어졌다”며 탈원전 정책이 황제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원전의 비용에 관해 “탈원전론자들이 원전폐기물 처리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논리적 오류를 지적했다.

홍 교수는 “원전 건설 및 유지관리 비용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계산하는데, 국내에서만 특별히 수만 년이 걸리는 반감기를 고려해 원전폐기물 처분에 천문학적 비용을 고려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탈원전론자들의 주장이 맞다면 왜 많은 나라에서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 에너지문제를 해결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해야 한다”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