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원장 임춘택)은 연이은 화재사고로 위축된 에너지저장(ESS) 산업 육성을 위해 화재 예방 안전기술개발을 중점 지원한다고 밝혔다.

국내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연계해 설치한 ESS 설비에 높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보급률이 2013년 0.03GWh에서 2018년 4.8GWh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이 2018년 11.6GWh에서 2019년 16.0GWh로 38% 성장하는 동안 국내 시장은 오히려 5.6GWh에서 3.7GWh로 34% 감소했다. 최근 증가한 화재사고가 국내 시장 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화재 주요 원인으로는 연결된 다수의 배터리 간의 에너지 불균형과 온도차로 인한 특정 셀의 열화 현상, 과전류 문제 발생 시 차단 기능 미작동 현상과 같은 배터리 문제와 과도하게 충전 또는 방전해 운전하는 운영 기술의 문제 등이 꼽혔다. 이에 에기평은 ESS 화재사고를 유형별로 분석하고 관련 기술개발 지원에 본격 나섰다.

우선 시스템이 대용량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배터리 자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의 건강상태(SOH, State of Health), 고장허용범위(Fault Tolerance), 자동소화(Auto Extinguishment) 기술을 중점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배터리 건강상태를 실시간 진단하고 문제 배터리를 조기 발견해 교체하는 기술, 일부 배터리의 고장(단선, 방전, 파손 등)이 전체 시스템 고장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술,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소화하는 기술 등이 해당된다.

에기평은 또 ESS 설비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안전성능이 강화된 전고체 전지,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반의 ESS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에기평은 지난해 6월부터 안정적인 ESS 설비 운영기술 확보를 위해 안전기준과 검사방법을 마련하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일정규모 이상 ESS 설비의 안전성 시험·분석·평가·인증을 추진하는 화재 ‘안전성 검증센터 구축사업’과 국내 ESS 설비의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이상 징후 발견 즉시 조치하는 ‘기반구축사업’을 신규로 추진할 계획이다.

임춘택 에기평 원장은 “ESS 안전기술은 국내 ESS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연구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선점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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