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지진ㆍ쓰나미 등 원전에 미치는 ‘위험값’ 도출
기자재 설계 신뢰성 높여…특허출원ㆍ프로그램 등록 완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인해 비상발전기가 침수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두 가지 이상의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복합자연재해라 한다.

단일 자연재해 대비 상대적으로 발생 확률이 낮지만 그 파괴력으로 인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 보유국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OECD/NEA) 등은 복합자연재해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복합자연재해가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평가한 연구 성과 또는 이와 관련된 평가방법론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3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김민규 박사 연구팀)는 세계 최초로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구동 화면 ⓒ이미지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구동 화면 ⓒ이미지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은 2019년에 복합자연재해 평가 알고리즘 연구를 에너지 관련 국제저널 ‘에너지스(Energies)’에 발표했고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뒤이어 올해 초 ‘복합자연재해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5월 정식으로 프로그램 등록을 마쳤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복합자연재해가 원전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수립하고, 이와 관련한 계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포함된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까지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실질적인 안전성 평가가 가능해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민규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지진‧쓰나미 두 재난이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복합재해도와 복합취약도를 작성했고,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종적인 위험도 값을 도출해냈다”면서 “이 과정에서 원전 내에서 같은 층에 있는 다른 기기 간 혹은 다른 층의 동종 기기 간의 상관성까지 고려하도록 설계해 계산 값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김민규 박사(왼쪽)와 하정곤 박사(오른쪽)가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김민규 박사(왼쪽)와 하정곤 박사(오른쪽)가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실제로 복합자연재해와 관련된 안전성 평가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등 접근이 어려운 연구 분야이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이 위험도 값을 도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이전보다 손쉽게 이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성과는 복합자연재해 연구 분야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원전 안전성 평가 분야에서 국내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이 가동 중인 원전 및 신규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해당 프로그램을 지진 및 쓰나미 이외의 자연재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 발전시키고 이와 관련해 다양한 국제 협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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