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81.4% 압도적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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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81.4% 압도적 찬성”
  • 김소연 기자
  • 승인 2020.07.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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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토委, 3주간 숙의과정 거치며 찬성비율 18%p 이상 ↑
탈핵NGO단체ㆍ일부 주민들 “골방 공청회 인정 못해” 반발

오는 2022년 3월경 포화가 도래하는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MACSTOR, Moudular Air Cooled STORage) 증설이 가능해졌다. 맥스터 추가 건설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을 경우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던 한수원은 한숨 돌리게 됐다. 다행히 월성 2~4호기 가동 중단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4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위원장 김소영)과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위원장 김남용)는 사용후핵연료 맥스터(건식저장시설) 증설과 관련한 시민참여단의 의견수렴 찬반조사 결과(3차 설문 기준) ▲찬성 81.4% ▲반대 11.0% ▲모르겠다는 7.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검토위원회로부터 의견수렴 결과를 전달받은 뒤 정책 결정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검토위원회에 따르면 맥스터 증설 의견수렴 시민참여단은 총 145명(여성 68명/남성 77명)으로 월성원전 5km 이내 소재 감포ㆍ양남ㆍ양북 등 3개 읍면 및 경주시내 거주 주민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번 의견수렴의 특징은 연령, 성별, 직업, 학력, 소득수준 등으로 구분하더라도 모든 영역에서 찬성 비율이 최소 65% 이상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6월 27일) 이후 3주간의 숙의학습을 거치면서 1차 설문 시 “모르겠다”고 응답한 48명 중 35명이 3차 설문 시 “찬성”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우선 재검토위원회는 시민참여단에 맥스터 추가 시설에 대한 찬반 여부는 물론 ▲원자력발전 관련 배경지식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이해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관련 정보 신뢰도 ▲숙의과정(공론화) 만족도 등을 상세히 조사했다.

재검토위원회 관계자는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최종 찬ㆍ반 비율 추세는 지난 3주간의 숙의학습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 성별, 학력, 연령, 직업, 소득수준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유사한 흐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45명 시민참여단 “숙의학습 통해 원전과 맥스터 이해”
실제로 월성원전과 인접(5km 이내)한 감포읍, 양북면, 양남면은 모두 1차 조사 이후 숙의과정을 거치면서 찬성비율이 18%p 이상 상승했으며, 경주시내는 숙의학습을 통해 “맥스터를 모른다”고 답했던 응답자의 비중이 감소(34.8%p)한 반면 찬성 비율은 증가(30.4%p)했다. 또 찬성은 40~49세가 91.7%로 가장 높았던 반면 60세 이상에서 반대가 14.8%로 가장 많았다.

재검토위원회 관계자는 “원자력발전 관련 배경지식 및 맥스터에 대한 이해도 문항에 대한 정답률이 숙의학습을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돼 3주간 학습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연료’ 관련 문항 정답률은 60.7%(1차 설문)→77.2%(2차 설문)→84.8%(3차 설문)로, 또 ‘우리나라의 사용후핵연료 습식·건식 저장방식’ 관련 문항 정답률 도 45.5%(1차 설문)→86.9%(2차 설문)→86.9%(3차 설문)로 조사됐다.

특히 정보원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원자력전문가(과학자)와 원자력발전사업자가 각각 83.4%(신뢰하지 않는다 5.5%), 77.2%(신뢰하지 않는다 11.0%)로 정보를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정부는 58.6%(신뢰하지 않는다 23.4%) ▲인터넷상의 정보 55.2%(신뢰하지 않는다 21.4%) ▲시민단체 51.7%(신뢰하지 않는다 20.7%) ▲언론매체 51.0%(신뢰하지 않는다 26.9%) 순으로 나타났다.

맥스터 증설 공론화(숙의) 과정에 참여한 대부분의 시민참여단(91%)은 “전반적으로 숙의학습 및 종합토론회 프로그램 등이 공론화에 도움이 됐고, 분임토의도 전반적으로 의견전달(88.3%) 및 청취(95.9%), 교환(89.7%) 등이 잘 이뤄져 이번 공론화 과정에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이다.

한편 이날 재검토위원회는 오전 10시에 경주시 감포읍복지회관에서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지역의견수렴’ 결과를 공식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탈핵NGO단체와 일부 지역주민 등은 발표회장을 점거한 후 “145명이 골방에서 컴퓨터로 투표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모두 다 ‘짜고 친 고스톱’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졸속적인 의견수렴을 진행한 김소영 위원장은 사퇴하고, 허울뿐인 공청회 무산”을 외쳤다.

결과를 발표하려던 김소영 위원장을 막아서는 탈핵단체와 경찰병력 간의 몸싸움이 벌이는 사이 경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 A씨 등이 전력설비를 차단하고, 방송장비를 훼손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하자 재검토위회는 의견수렴 결과를 공식발표하지 못하고 서면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탈핵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발표회장은 아수라장이 됐지만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찬성’ 결과를 뒤집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검토위원회는 이번 주민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방안과 함께 권고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중론을 모았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재검토위의 권고안과 별개로 8월 중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이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관한 공작물 축조를 신고하고, 경주시에서 이를 수리하면 지난 4년간 이어진 모든 행정 절차는 끝이 난다.

◆한수원, 월성 2~4호기 가동정지 ‘초유의 사태’ 막아
1992년부터 29년 동안 운영해 왔던 월성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조밀식 건식저장시설(맥스터, MACSTOR)가 현재 97.6%로 포화상태가 임박했다. 결국 맥스터를 적기에 증설하지 못하면 오는 2022년 3월경 월성 2~4호기는 무기한 멈춰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상황이었다.

이에 한수원은 2016년 4월 ‘월성 1~4호기 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안)’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했다. 심사 과정에서 그해 9월 경주지진(리히터 규모 5.8)과 이듬해 11월 포항지진(리히터 규모 5.4)이 발생해 안전성 논란이 연일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저장시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월성원전(사업자)과 지역주민 간 갈등을 빌미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영구정지)는 물론 노후 원전에 대해서도 설계수명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며, 민민(民民)갈등의 연속이었다.

지난 1월 원안위는 심층적인 부지현장 점검과 심사를 통해 추가 건설하는 안을 가결했지만,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 첫 삽을 떠야했던 한수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환경단체에선 맥스터 증설 여부를 아예 주민투표를 거쳐서 결정하자고 주장하는 등 공론화 과정은 더디게 진행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월성원전에는 건식저장시설인 ▲캐니스터 300기(16만2000다발) ▲맥스터 7기(16만8000다발)에 33만 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으며, 포화시점은 내년 11월로 예상되며, 이에 한수원은 2단계 맥스터 7기(16만8000다발)는 1단계 부지 옆에 건설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월성원전 지역 의견수렴 결과 발표와 관련해 “경주 의견수렴 결과의 취지를 존중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종 정책결정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에 대한 국민 수용성의 확보 문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궁극적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60여년에 걸쳐 진행하는 원전의 단계적 감축을 통해 에너지 전환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수원 관계자는 “우려하던 월성 2~4호기 가동 중단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산업부가 맥스터 증설을 최종결정하면 월성원자력본부는 경주 양남면사무소에 ‘맥스터 증설에 관한 공작물 축조’ 신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신고를 수리하면 맥스터 추가 건설 공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앞서 지난 21일 주낙영 경주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150명의 시민참여단은 경주시민을 대표해 코로나19와 탈핵단체들의 방해 등 어려움 속에서도 맥스터 증설 공론화에 적극 참여해 고심과 숙의 끝에 의견을 모아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주 시장은 “온갖 비난과 오해 속에서도 여론수렴과정을 끝까지 잘 이끌어 준 지역실행기구 위원님들과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원만하게 일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며, 성원해 준 모든 경주시민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존경의 뜻을 담았다.

그러면서 주 시장은 “이제 맥스터 증설 여부에 관한 지역공론화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부는 공작물 축조신고 수리 전까지 경주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보상방안을 제시하고 경주시, 사업자 및 지역주민단체 대표를 포함해 맥스터 증설에 따른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책임 있는 협의기구를 구성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