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퇴진ㆍ경영진 각성 촉구’ 출근피켓시위 투쟁…폭우에도 13일째 이어져
기술메모(Technical Memo) 도입…연구 자율성 침해 ‘王처럼 군림했다’ 지적

“박원석 원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감포 이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즉각 공개하고, 세부적인 추진 방향 설정 시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지부(지부위원장 강권호)은 지난 7월 27일부터 원자력연구원 정문 앞에서 경영진의 갑질과 만행을 저지하고 연구원 감포 이전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반영 요구하는 출근전 투쟁(사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현재, 13일차에 접어든 노동조합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연구원이 어려운 시기이고 원자력안전법 강화로 인한 법 위반사례 발견과 징계로 연구 분위기와 업무 의욕이 최저인 상태”라며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할 시국에 경영진은 과제책임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직원들의 참여율을 임의로 조정한다. 이는 과제책임자의 책임과 권한을 빼앗는 규정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권호 한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 지부장은 “일할 맛 나는 연구원을 만드는 게 원장의 역할”이라며 “경영진이 모든 직원이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직원들을 압박하고 직원들이 경영진의 눈치만 보는 수동적 분위기로 조직을 이끌어간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또 강 지부장은 “연구할 시간도 부족한 직원들에게 쓸데없는 보고체계인 기술메모(Technical Memo)를 도입해 연구 자율성을 침해하고, 성과압박을 높이며 중복된 업무를 추가시킨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지부장은 연구원, 경주시, 경북도 간 체결한 ‘원자력연구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언급하면서 “노조는 수차례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항상 정해진 게 없다는 답변만 하다가 경주지역 주민 대상 설명회를 통해 배경, 경과,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질의 답변했다”며 “직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경주시민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직원들을 처참하게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강건호 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은 지난 7월 27일부터 원자력연구원 문 앞에서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하는 출근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강권호 한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7월 27일부터 원자력연구원 문 앞에서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하는 출근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7일 경주시는 감포읍복지회관에서 혁신 원자력 연구단지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는 지난해 11월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혁신 원자력연구단지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감포읍 주민과 관계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시행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추진배경, 추진경과, 세부 사업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답변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혁신 원자력연구단지는 감포읍 나정리 및 대본리 일원인 현 감포해양관광단지 부지에 2025년까지 222만㎡ 규모의 기반을 조성하며, SMR(소형모듈원자로) 실증시설, 첨단연구동, 중ㆍ저준위 폐기물 정밀분석시설, 지역협력ㆍ시민안전소통센터 등 시설물이 들어선다.

강 지부위원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원장과 경영진을 체험하고 있다”며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원장의 허수아비인가. 원장과 이를 추종하는 일부 경영진이 왕처럼 군림하는 상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참여율 조정은 과제책임자의 권한 ▲단협 위반 소지가 있는 보고체계를 즉각 중단 ▲감포 이전에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고 세부 추진방향 설정 시 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치적, 물리적 투쟁을 진행은 물론 ‘원장 퇴진’ 투쟁을 이어갈 뜻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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