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硏, ITER 블랑켓 초도품 국내제작 성공…220개 조달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와 중성자로부터 핵융합로를 보호할 ‘방패’에 해당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블랑켓 차폐블록’의 첫 번째 완성품이 국내에서 제작됐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유석재)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담당하고 있는 핵심품목 중 하나인 블랑켓 차폐블록(ITER Blanket Shield Block)의 초도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ITER 블랑켓 차폐블록(ITER Blanket Shield Block)’은 초고온 플라즈마 및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인 중성자로부터 ITER 주요장치를 보호하는 차폐 구조물로,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는 진공용기 내벽을 둘러싸도록 퍼즐처럼 연결ㆍ설치된다. ITER에는 총 440개의 블랑켓 차폐블록이 설치될 예정으로 우리나라는 이 중 220개의 조달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ITER국제기구에서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블랑켓 차폐블록 제작에 필요한 설계, 제작, 시험 등 모든 과정에 대한 기술적 이슈를 해결하고, 양산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블랑켓 차페블록 초도품을 배경으로 ITER한국사업단 블랑켓기술팀(왼쪽부터) 김사웅 팀장, 정시군 연구원, 박병일 연구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국가핵융합연구소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블랑켓 차페블록 초도품을 배경으로 ITER한국사업단 블랑켓기술팀(왼쪽부터) 김사웅 팀장, 정시군 연구원, 박병일 연구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국가핵융합연구소

국내 연구진들은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블랑켓 차폐블록 제작을 위해 ITER에서 선정한 특수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을 개발했으며, 차폐블록의 안쪽은 플라즈마 형상을 고려하고, 바깥쪽은 진공용기에 밀착할 수 있도록 모든 코일과 배관을 고려해 복잡한 형상의 제작 설계를 완성했다.

제작 단계에서는 대형의 난삭(難削) 재료를 복잡한 형상으로 정교하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특히 높이 1m, 폭 1.4m, 두께 0.4m 정도의 차폐블록 하나에는 무려 220회 가량의 드릴링(drilling)을 통해 냉각수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원활한 냉각수의 흐름을 위해서는 단 한 번의 드릴링(drilling) 만으로 1.4m 길이의 홀(hole)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관통시켜야 한다. 연구진들은 국내 산업체와 협력해 초기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최적의 가공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된 블랑켓 차폐블록은 모든 용접부를 완벽하게 검사할 수 있도록 개발된 비파괴검사를 통과하였으며, 세계 최초로 개발된 초대형 고온헬륨누설시험 설비를 이용해 실제 ITER 운전 환경과 유사한 고온, 고진공 조건에서 성능 테스트를 마침으로써 모든 기술적 요건을 충족하는 성능을 검증할 수 있었다.    

ITER한국사업단은 블랑켓 차폐블록 개발을 위해 국내 산업체인 이엠코리아(주) 및 비츠로테크(주)와 협력해왔으며, 오는 2025년까지 우리나라가 담당한 220개의 차폐 블록을 성공적으로 제작해 조달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장은 “국내 산업체와 협력해 여러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끝에 ITER 블랑켓 차폐블록의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ITER 조달품 개발을 통해 미래 핵융합 상용화 기술 확보와 국내 산업체의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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