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박사 ‘전자빔 산화·환원라디칼 조합 분해 기술’ 개발

원자력연구원 유승호 박사 연구팀이 전자빔 처리 후 분해된 과불화합물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제공 = 원자력연구원 홍보실
원자력연구원 유승호 박사 연구팀이 전자빔 처리 후 분해된 과불화합물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제공 = 원자력연구원 홍보실

환경 호르몬 내뿜는 과불화합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목을 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이남호)는 과불화합물 중에서도 유해성이 높아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과불화옥탄산(PFOA)을 전자빔을 조사해 효율적으로 환원?분해하는 ‘전자빔 산화?환원라디칼 조합 기술’을 개발했으며, 국내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6일 밝혔다.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10 mg/L 농도의 과불화합물 하?폐수를 하루에 수천 톤씩 처리할 수 있다. 실제 국내 하수의 과불화합물 농도는 이보다 수백만 배 낮아 전량 처리 가능한 능력이다.

물 분자에 전자빔을 쏘면 다양한 산화?환원 라디칼이 생성된다. 과불화합물의 경우 환원라디칼이 산화라디칼보다 분해에 더욱 효과적이기에, 연구팀은 환원라디칼 생성을 극대화하고 산화라디칼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왔다.

라디칼은 쌍을 이루지 않은 전자를 가진 원자 혹은 화합물로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며 활성이 높아 쉽게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그 결과, 물의 pH를 알칼리성으로 조정하고 용존산소농도를 낮추는 등 화학 조건을 최적한 후, 환원라디칼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유도물질을 전자빔과 함께 조사하면 과불화합물의 분해가 매우 효과적임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 경우 전자빔만을 조사했을 때보다 산화라디칼 생성은 줄고 환원라디칼은 더 생성된다.

지금까지는 과불화합물을 산화제, 자외선, 오존 등을 이용한 화학적 분해 방법으로 처리해왔다. 하지만 분해 효율이 매우 낮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비용도 매우 높아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현실적인 처리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이번 기술이 실증연구를 마치고 현장에 적용된다면 과불화합물 처리에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주도한 유승호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과불화합물에 대한 기존의 화학적 처리기술과 비교해 오염을 최소화하고, 짧은 시간에 대용량 처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과불화합물 처리 외에도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브로메이트 등 여러 난분해성 오염물질 처리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종이컵, 프라이팬 표면코팅 관련 이슈로 유해성이 널리 알려진 ‘과불화합물(PFAS)’이 일부 화장품에도 포함돼있다는 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과불화합물은 탄소와 불소가 강하게 결합한 물질이다.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해 포장재, 코팅제 등 각종 소비재 제품에 흔히 사용돼 하·폐수에서도 검출된다.

쉽게 분해되지 않아 체내에 오랜 기간 축적되며 발암 가능성, 태아 기형, 면역독성 등 다양한 인체 유해성이 보고되어 세계 각국에서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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