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나누는 한수원 아인슈타인 프로젝트, 지식나눔 봉사단 활동을 마치며

왼쪽으로는 은빛가루를 흩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동해바다, 오른쪽으로는 장엄하게 솟아있는 태백산맥, 이 아름다운 풍경이 내가 매일같이 감상하는 울진 멘토링 출근길이다. 점심 무렵 울진고등학교에 도착하면 저녁 해가 질 즈음까지 수업이 계속 된다.

예비 고2, 3의 영어, 수학 수업이 학년별, 수준별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주 수업은 영문법과 영어 지식에 관련된 것이지만 매일같이 다양한 학습법과 내 고교시절의 경험, 노하우 등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퇴근 이후 숙소에 돌아가서는 함께 생활하는 멘토들과 오늘 각자의 멘티들과 있었던 크고 작은 이야기, 고민들을 나누고 다음날 수업을 준비하며 하루를 마친다.

작년에 제1회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를 영광에서 활동했었는데 이번 제2회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는 울진으로 지원했다. 작년 한 달간의 멘토링 활동이 너무나 감사하고 뜻 깊게 남았기 때문에 재지원한 이번 멘토링은 두 배의 보람과 즐거움으로 다가와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을 주었다.

한수원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는 멘토와 멘티 간의 교류를 통해 양쪽 모두의 성장을 도모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서류와 면접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사십여 명의 대학생 멘토들은 한수원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울진, 영광, 고리, 월성으로 각각 배치돼 인근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 기간 동안 한수원에서는 게스트룸과 직원식당 이용 등 멘토들에게 최고대우를 해준다. 그밖에도 수업준비와 주말 여가생활까지도 세심하게 지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멘토링 프로그램이 서로의 욕구를 단순히 충족시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는 것은, 멘토와 멘티가 서로 지식을 나눌 뿐만 아니라 꿈까지도 나누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멘토들도 단순한 과외활동을 넘어 멘티의 롤모델이 되어줌으로써 자신들이 누군가의 꿈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는 보람을 갖게 된다.

국내의 우수한 대학생 멘토들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학교에 배치돼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지역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역시 매우 반색하고 있다.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지역적인 여건 때문에 마음껏 펼칠 꿈의 한계선을 스스로 갖게 될까봐 늘 노심초사하던 학부모들에게 한수원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는 지역 아이들의 꿈을 키워줄 희망의 씨앗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아인슈타인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인재를 키우기 위한 한수원의 지역사랑에 대해 감동을 받았다. 한수원은 멘토링 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이전에도 지역학교에 다양한 지원을 함으로써 지역교육에 큰 보탬이 되어왔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신뢰가 두터워 울진의 우수한 학생들 가운데는 한수원 입사를 목표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경우도 여럿이었다. 한수원과 지역주민들의 이런 우호적인 관계는 한 달간의 멘토링을 하면서 울진의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내 가슴속에 의미 있게 새겨졌다.

끝으로 아인슈타인 프로젝트에 두 달 가까이 참여하며 나는 윈-윈이 매우 어려울 거라고 믿는 사회에서 한수원, 지역학생들, 멘토 교사들 이 세 관계의 고리를 통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해 희망을 갖게 됐다. 서로의 이익을 넘어서 마음으로 서로를 위해 봉사하고 그것이 결국엔 자신에게 더 큰 마음으로 돌아오는 탄탄한 연결고리를 보았던 것이다.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적 의무와 같은 그 어떤 딱딱한 단어들보다도 울진의 아름다움, 학생들의 순수함과 열의, 멘토 교사들의 열정과 보람, 한수원 직원 분들의 따뜻한 지원과 격려. 이른 아침 동해바다 물결만큼이나 반짝이는 이 말로 아인슈타인 프로젝트가 더욱 발전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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