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2050’·‘고준위방사성폐기물 법제화’ 강연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회장 강문자)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부산 BEXCO에서 개최한 ‘2022년 춘계 학술발표회’가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원자력 정책의 변화에 따라 원자력계 현안인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개최돼,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고리와 한빛 원전의 경우 2031년에 포화돼, 원자력계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EU-택소노미에서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운영을 요건으로 내걸고 있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이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원자력진흥위원회 황주호 위원이 ‘사용후핵연료 2050’이라는 주제로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한 제언하고, 울산과학기술원 민병주 교수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련 법제화 현황 및 제언’을 주제로 강연해 주목을 받았다.
둘째 날인 26일 열린 개회식에서는 이진승 부산시 디지털경제실장이 축사를 하고 원자력계 대표 전문가 2인을 초청해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첫 번째 기조강연자인 황주호 위원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과 관련해 지난 1990년대의 부지선정 과정을 포함한 역사를 되짚으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이 있으면 지금의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고 법 제정이 지지부진할 경우 현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을 수정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을 법제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원자력의 수출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도 패키지로 묶어 수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EU Taxonomy의 조건처럼 우리부터 2050년에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병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공론화와 법제화에 대한 그간의 노력들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으로 국회에서의 법제화 과정을 설명하고 전략을 제언했다.
민 교수는 “법에 담겨야 하는 꼭 필요한 사항들만 넣어서 우선 제정하고 이견과 논란이 되는 부분은 추후 논의를 거쳐 시행령과 시행세칙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술발표회 첫째 날인 25일에는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이 준비되었고 631명이 등록하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관련 워크숍에서는 국내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미국, 프랑스 등 원자력 선진국의 원전 해체 경험과 전략을 공유하고 안전한 원전해체를 준비하기 위한 국제 워크숍, 중·저준위방폐물 인수·검사·처분 기술개발 현황과 과제 워크숍,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 및 연구개발 동향 워크숍, 방사화학기반 사용후핵연료 특성평가 기술 현황 및 방향성 워크숍도 열렸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고준위폐기물 처분 및 제염해체 등 7개 연구분과에서 334편의 논문발표가 신청했고 834명이 등록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개최되는 대면 행사로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일본, 미국, 캐나다,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중국 7개국에서 총 11명의 해외 전문가들이 초청발표를 진행해 다양한 국가의 방사성폐기물 분야의 기술정보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문자 회장은 특히 “사용후핵연료 관리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이슈는 원자력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안으로 이번 춘계 학술발표회에서 논의되고 제안된 내용이 정부 정책을 펼치는데 도움을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