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도쿄전력, 처리수 방류 예고 VS 한국·중국 등 강력 반발
 도쿄전력, 오염수서 인체 해로운 오염물질 제거 ‘처리수’라 표현
 IAEA 기준 맞게 세슘과 스트론튬 등 유해물질 제거 ‘안전 주장’
 국제사회·시민단체, ALPS등 각종 정보 미공개 ‘위험하다’ 반발

수소 폭발로 상부구조가 날아간 후쿠시마 제2원전 앞에서 기자가 서 있다. (사진 왼쪽), 사실과 과학네트웍 일행과 기자가 오염수가 담긴 1600여개 탱크 일부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사진 = 원자력신문 
수소 폭발로 상부구조가 날아간 후쿠시마 제2원전 앞에서 기자가 서 있다. (사진 왼쪽), 사실과 과학네트웍 일행과 기자가 오염수가 담긴 1600여개 탱크 일부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사진 = 원자력신문 

본지는 지난 1월 4일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후 11년 북구현장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후쿠시마 괴담과 공포’ 팩트 체크 시리즈 기사를 실었다.

이번호에는 시리즈 두 번째 기사로  후쿠시마 원전 현장시찰을 주관한 사실과 과학네트웍(이하 사과넥) 시찰단과 동행해 후쿠시마 원전으로 가는 동안 방사선량 수치 비교, 그리고 도쿄 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복구 활동과 원전 내의 방사선량 측정, 사고가 가장 심한 후쿠시마 제1원전 1,2호기 현장, 오염수 방류 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보도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로 인한 자연재해의 폭발사고 발생이후 1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된 발전소 부지와 인근 지역의 제염과 폐로 작업 등을 통해 복구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도쿄전력은 올 2023년 봄부터 공사 중인 해저터널 공사를 마치는 대로 오염수 방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뜻을 국내외에 통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태평양 섬나라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린피스와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자료가 부정확하고 고독성 방사성 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오염수 방류를 계획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IAEA는 즉각 방류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후쿠시마 원전 복구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오염수 방류 등 예민한 분야는 도쿄 전력에서 제공한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 보도한다.   <편집자 주>

사과넥 시찰단과 기자는 12월 12일 도쿄역에서 새벽 6시 4분 열차를 타고 후쿠시마 역으로 향했다. 사고 당시 약 30만명 가까운 주민이 거주한 후쿠시마 시(市)는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어 2011년 3월 사고 첫해 방사선량은 서울의 5배~10배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고 동행한 고범규 사과넥 간사를 말했다. 

하지만 2~3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방사선량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기자가 후쿠시마 역사 앞 돌탑 형태의 기념탑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은 시간당 0.06~0.1 마이크로 시버트 수치를 나타냈다. 이 수치는 서울보다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치였고 아침부터 출근길에 바쁜 시민들이 평상적으로 오고 갔다.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 일행과 기자는 후쿠시마 역에서 버스를 대절해 가이드와 함께 이와카시를 해안도시를 따라 나미에마치까지 200Km 거리를 이동하는 내내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이와카시와 나미에마치 이동하는 동안 공간 선량률은 서울시내(시간당 0.11~0.18 마이크로 시버트) 보다 낮았지만 일본 6번 고속도로 타고 가던 중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8Km 떨어진 나미에마치 지역에서는 시간당 0.5~4 마이크로 시버트 가량의 방사선량이 측정돼 서울보다 약간 높은 수치가 측정됐다.

현지 가이드인 박레나씨(일본명 사토 레이나)는 “현재 일본 국민과 현지 후쿠시마 주민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원전 사고가 난 일부 오염 미 제거 지역을 제외하고는 방사선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후쿠시마 제 1원전으로부터 약 14Km 떨어져 있는 ‘희망의 목장’을 운영 중인 요시자와 목장 주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차로 10분여 밖에 안 걸리는 ‘희망의 목장’은 아직도 방사능 오염 물질이 검출돼 방사능 제염작업을 하고 있고, 일본 정부로부터 출입제한 구역으로 판정받았다.

원전 사고 이전부터 반핵운동가 였던 요시자와 목장주인은 “사고 당시 인근 목장에서 버림받은 소 200두와 자신이 키우던 소 300두를 합해 총 500두까지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자와 목장 주인은 “원전 사고 이후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방사능 제염이 안 된 목장 부지에서 떠나지 않고 일본 정부의 출입제한 구역에서 소 200여 두를 키우고 있다”며 “하지만 소와 본인은 전혀 아무런 문제없이 잘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사능이 오염된 목장에서 소와 본인이 10여년이 넘도록 건강상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낼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원전 사고 첫 해 몸에서 6,6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되었으나 점차 수치가 떨어졌다”며 “일 년에 정기 건강 검진을 받고 있지만 혈액이나 몸에서 특별한 질병이나 암에 걸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원전 사고 이후 1년이 지나면서 300 마리의 새까만 소 가운데 낙진에 오염된 풀이나 사료를 먹은 20마리 소에서 흰색으로 변색되는 털이 생겨났다”며 “하지만 갑작스럽게 폐사 또는 죽거나 기형소가 나타나는 사례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동행한 최영대 사실과 과학네트웍 공동대표는 “이상하지 않는가. 방사선에 피폭되면 암이 생기고 기형아가 태어난다고 했는데, 인간과 소들이 10년 넘게 죽음의 방사선 오염 지역에서 멀쩡히 살고 있다”며 방사선에 대해 오해와 괴담에서 벗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후쿠시마 사고와 희망의 목장은 인류에게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라는 중세의 교황청 같은 기관이 만들어 놓은 현대판 천동설 LNT(저선량방사선 피폭 기준)를 폐기하고, ㅜ에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고언처럼 방사선 기준치를 1000배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국민들이 방사선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례로 UN방사선과학위원회(UNSCEAR)는 2017년 보고서에서는 “후쿠시마 사고지역에서 방사선 관련 사망자는 한명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요시자와 목장 주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기초로 내부 피폭량을 따져보면 세슘-137로 인한 내부 피폭량은 아무리 높게 계산해도 연간 0.2마이크로 시버트(흉부 X-ray 2회 촬영 해당) 이하라고 고범규 간사는 분석했다.

고범규 간사는 “소들이 방사선 피폭에 의해 털이 빠지거나 변색이 되려면 10,000밀리 시버트를 초과하는 방사선에 피폭되어야 하는데, 이 수준의 방사선을 소가 받는다면 수 주 이내 죽는다”며 방사선 피폭 보다는 다른 원인으로 소들의 털이 변색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 일행은 오후 6시 캄캄한 저녁까지 ‘희망의 목장’ 현장 답사를 마치고 후쿠시마 원전 인근 호텔에서 하루 잠을 청했다.

<다음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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