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민연대, 관공서․백화점 등 753개소 냉방실태 점검
평균 20℃ 이하…출입문 열고 냉방한 곳도 있어 낭비 심각

폭염 속에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전력대란 발생 우려에도 20도 이하의 과잉냉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전국의 관공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호텔, 은행, 영화관 등 753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도시 냉방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총 조사 대상은 관공서(218곳)를 비롯해 백화점과 대형유통업체(118곳), 은행(164곳), 음식점(115곳), 영화관(32곳), 호텔(22곳) 등 서비스 업종 건물 753곳이었다.

이중 권장 냉방온도 26도(관공서는 28도, 판매시설은 25도) 이상을 준수하고 있는 사업장은 390곳으로 준수율은 51.8%였다. 둘 중 한 곳은 과잉냉방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호텔이 36.4%(조사대상 22곳 중 8곳 준수)로 준수율이 가장 낮았고, 관공서(39%), 영화관(40.6%), 음식점(43.5%), 은행(57.9%)이 뒤를 이었다.

에너지시민연대 정cml정 사무처장 “추울 정도로 냉방하는 곳도 있고, 출입문을 열어둔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곳도 있어 낭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권장 냉방온도 준수 실태를 파악해 과잉냉방으로 인한 에너지낭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조사시기가 본격적인 혹서기에 들어서기 전인 데다가 장마로 인해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았는데도 권장 냉방온도를 준수하는 사업장이 두 곳 중 한 곳에 불과해 에너지 위기에 대한 인식부족이 심각한 상황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른 건물의 권장 냉방온도는 26℃ 이상이며 공항과 판매시설은 25℃, 관공서의 경우 28℃ 이상이다.

정부는 지난달 11일부터 478개 에너지다소비 건물의 냉방온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해당 건물이 냉방온도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조사 대상 중에서는 호텔(36.4%)의 온도 준수율이 가장 낮았다. 관공서의 경우 기준 온도(28도 이상)가 높아서인지 준수율이 39.0%에 불과해(전체 조사 218곳 중 85곳) 은행(57.9%, 권장온도 26도), 백화점 및 대형마트(71.2%, 권장온도 25도)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 사무처장은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선풍기도 함께 사용하면 공기순환이 빨라져 냉방효과가 커진다”며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가동해 실내온도를 신속히 낮추고, 에어컨을 약하게 틀거나 가동 시간을 줄이면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에어컨과 선풍기의 동반사용 비율은 29.6%(753곳 중 223곳)에 그쳤다.

정 사무처장은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 18%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치지만 관공서의 선풍기 동반사용 비율이 66.1%에 달하는 데 비해 백화점 및 대형유통시설, 음식점 등의 동반사용 비율은 7~8%대에 머물러 있어 구체적 실천방법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자체적인 교정을 거친 온도계를 이용하여 측정 장소별로 각각 다른 지점(중앙, 벽측, 창측)에서 3회 이상 온도를 측정해 평균치를 사용했으며, 허용 오차는 ±0.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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