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불필요한 선 없애고 여러 가닥 나뉜 선은 통합
종합개선대책안 마련…한전과 상시 정비점검체제 구축

서울시가 도로변과 주택가 전신주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전기ㆍ전화ㆍ인터넷통신 등 각종 전깃줄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에 팔을 걷어 올렸다.

지난 4일 서울시는 ‘통신선 종합 개선대책안’을 마련해 무질서한 난립으로 도심흉물이 되어버린 전신주 전깃줄에 대해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신케이블 등 각종 통신선은 2000년대 이후 방송 및 통신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전기누전이나 감전, 화재발생 등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서울 각 자치구에 전선 정비 등을 요구하는 민원만 무려 6697건이나 접수됐다.

더욱이 통신선을 설치하는 방송통신사업자 등은 신규설치에만 신경 쓰고 정비 및 사후관리는 비용부담을 이유로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어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선 지중화사업 및 유관기관과 주기적인 정비
서울시에 따르면 그동안 주요 간선도로변을 중심으로 통신선을 땅속에 묻는 지중화사업을 실시해 왔지만 아직 이면도로 주택가의 경우엔 각종 통신선들이 공중에 얽혀 있는 상태다.

또 각 자치구는 주기적으로 일제정비 계획을 수립해 한전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정비를 추진해 왔으나 불량 통신선에 대한 사전 예방 및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의 부재로 그 효과는 미비했다.

각종 통신선은 도로법상 점용허가를 득하고 설치해야 하나 통신사업자 등은 관행적으로 점용허가 절차 없이 임의로 가설하고 있어 사전통제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무질서하게 설치된 이후에도 과태료 부과 등 도로법상 실효성 있는 제재수단이 없어 사실상 통제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시는 통신선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해 먼저 서울시 한전 12개 지사를 기준으로 ‘한전ㆍ자치구ㆍ통신사업자로 구성된 구 단위 협의체’를 12개 구성해 합동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6~8월 각 자치구, 한전, 방송통신사업자 등 유관기관과의 수차례 회의를 개최해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냈다.

구 단위 협의체는 분기별 1회 이상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자치구 실정에 맞게 정기적 합동정비의 날을 정해 정비를 실시한다. 또 이들 협의체간 온라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도록 해 상호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했다.

◆안전 위협 높은 지역 우선 정비
정비에 있어선 우선 불필요한 선들을 신속하게 철거하고, 여러 가닥으로 난립해 있는 선들은 통합 정리하게 된다. 여분으로 남겨놓는 동그랗게 말린 전깃줄도 최소화한다.

또 늘어져 있는 선들은 전선을 지탱해주는 조가선을 이용해 팽팽하게 유지해 전선으로 인한 안전 피해를 줄일 예정이다.

특히 통신선 정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정비 순서에 있어서는 구 단위 협의체가 관할 지역 중 안전이 위협되는 지역과 불량 정도가 심한지역을 우선 정비지역으로 정해 집중 정비하도록 했다.

더불어 내년부터는 자치구별 1~2명으로 구성된 시민감시단을 상시 운영해 불량 통신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시는 그동안 사후관리가 미비했던 각종 통신선에 대한 통제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전한 불량 통신선 고발조치 및 벌금 부과
시는 이와 같은 정비 추진에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불량 통신선은 도로법 제99조를 적용해 도로관리청인 각 자치구의 고발조치 및 유관 정부기관 등의 협조를 통해 행정조치도 병행할 방침이다.

사실상 행정제제 조치가 전무한 불량 통신선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도로법 등 관련 법령제도 개선을 통한 과태료 및 변상금 부과근거 마련 등을 주관부처인 국토해양부의 협조를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자가 불량 통신선을 오랜 기간 방치하더라도 서비스 이용자의 불편을 고려해 행정청이 임의로 대집행 철거를 강행할 수 없는 한계가 있으므로 금전적 이행확보수단으로서 과태료 및 변상금 부과근거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외 도로점용기준 강화, 점용료 부과기준 마련 등 무분별한 통신선 설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도로법 등 관련법령 개정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서성만 서울시 도시안전본부 도로행정과장은 “앞으로 전신주에 얽혀 있는 각종 전깃줄들을 최대한 정비해 시민 안전은 물론 도시 공중 미관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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