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이 유치되고 6년이 지났다. 유치 당시 약속되었던 내용들 중 중요한 것들, 즉, 방폐장을 안전하게 짓겠다, 한수원 본사는 양북면으로 한다, 등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왜 이렇게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는 것인가? 애초에 했던 약속들은 모두 방폐장이 유치되는 순간 휴지가 되어버린 것인가?

지금 경주가 한수원 본사 위치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너무나 서글픈 일이다. 특히 갈등을 치유해야할 경주시장이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현실은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최양식 시장은 경주발전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신뢰’가 없고 소모적인 갈등만 고착되는 현실에서는 어떠한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방폐장 안전성 문제가 실종되고 오직 이권에만 눈이 벌건 현실은 통탄할 노릇이다. 방폐장이 경주로 온 이상 최고의 가치는 ‘안전성’이 되어야 한다. 방사능이 누출되는 위험 앞에서 무슨 ‘행복’과 ‘발전’이 가능하겠는가?

방폐장 공사현장의 불량 암반, 지하수 다량유출이 객관적인 사실로 입증된 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방폐물관리공단이 내놓은 대안은 “콘크리트 방벽은 1400년간 지하수와 방사능 누출을 차단한다.”는 허황된 논리뿐이다. 경주시장은 응당 이런 시민들의 안전문제에 발 벗고 나서야 함에도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에만 매달렸고, 민간환경감시기구 위원장직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폐장 안전성 공개 토론회’를 용두사미로 만들어 온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렇듯 중저준위방폐장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폐물관리공단과 정부, 그리고 경상북도는 원자력클러스터라는 이름으로 고준위핵폐기물을 경북으로, 특히 경주로 반입하려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경주의 안전이 이렇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수원 본사 위치를 가지고 경주시민들이 이렇게 분열되어서야 되겠는가?

경주시는 갈등만 부추기는 한수원본사 재논의를 지금 당장 중단하고, 한수원본사 도심권 이전에 쏟아 붓는 행정력을 방폐장을 비롯한 핵안전성 확보로 돌려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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