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건웅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위해 방사선 물질을 안전한 원소로 변환

목차
1. 극한 미생물
2. 미생물을 이용한 핵폐기물 처리
3. 생체에서 일어나는 원소변환
4. 동위원소를 이용한 원소변환 측정
5. 맺음말

방건웅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1. 극한 미생물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미생물은 대략 0.5μm의 크기로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도 지구 생물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믿기지 않겠지만 바닷물 1cc에 100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많은 지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의 몸속에도 미생물이 많은데 어른 몸속에서 사는 미생물들의 무게를 모두 더하면 1kg이나 된다. 이렇게 많은 미생물들 중에서 오직 1%만이 동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99%에 해당하는 미생물들은 이름도 없는 것들로서 인류가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다. 지구상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게 된 것도 미생물 때문이다. 이 사실을 놓고 본다면 지구상에 생명체가 등장한 처음부터 지구의 주인은 미생물이었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가 생성된 초기의 원시지구는 오존층이 없어 태양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이나 방사선이 그대로 지구 표면에 내리 꽂혔으며 유독가스가 대기를 채우고 있었다. 이처럼 가혹한 조건에서도 살아남은 미생물이 산소가 없이도 살 수 있는 혐기성 미생물이다. 이 미생물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산소와 수소로 바뀌면서 생명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구 환경이 바뀜에 따라 산소 분위기에서 생존할 수 있는 호기성 미생물이 나타났다. 이들은 서로 협력하여 공존하는 생존방식을 취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포의 원형이다. 실제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박테리아 덩어리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생명체의 기본인 “세포”의 구조가 혐기성 박테리아와 호기성 박테리아가 서로 결합하여 공생하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흔적이 세포 안에서 발전기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이다. 이렇게 하여 오늘날 “세포”를 기본 단위로 하는 생명체가 탄생하는 쪽으로 진화의 길을 택한 미생물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원시 상태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미생물들도 있다. 

실제로 지구가 생성된 초기의 가혹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미생물들이 지금도 발견되고 있는데 이들을 통칭하여 “극한미생물”(extremophile)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섭씨 100℃ 이상의 고온에서 번식하고 사는 미생물, pH 1~2의 강산성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 혹은 그 반대로 pH 10~12의 강알칼리성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 햇빛이 들지 않을뿐더러 압력도 매우 높은 수 천 m 깊이 심해에서 사는 미생물, 20% ~ 30%의 고염도에서 사는 미생물, 등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있는데 핵폐기물과 관련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미생물은 내방사선이 강한 미생물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시지구의 열악한 환경을 생각하면 고 방사능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무리한 가정이 아니다. 실제로 고 방사능 환경에서 살아남는 미생물이 발견된 최초의 사례는 1956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오레곤주에서 말 먹이용 고기 통조림을 만들면서 방사선 처리를 하여 멸균을 하였는데 이 중에서 한 통조림이 부풀어 오르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를 뜯어보니 방사선으로 멸균을 하였는데도 살아남아서 번식을 한 분홍색의 미생물이 발견되었다.  

근래의 사례로서는 1996년에 핵폐기물 저장소의 하나인 미국 사바나 리버사이트(Savannah Riversite)에서 고준위 액상 핵폐기물 저장 탱크의 수위를 측정하는 잣대에서 오렌지 색깔의 이물질이 붙어 있는 것이 발견되어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미생물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 아래 연구를 수행한 미네소타 대학은 1997년에 이 미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실험한 결과 이 미생물이 핵폐기물을 처리할 뿐만 아니라 유독성 화학물질인 톨루엔이나 삼염화에틸렌 등의 용액 속에서도 번식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에너지부는 핵폐기물 속에서도 죽지 않고 오히려 핵폐기물을 처리할 정도로 강력한 이 미생물을 "수퍼 코난“(super conan)이라고 이름을 붙이고는 이 미생물을 자연계에 방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아직도 핵폐기물 처리에 활용하지 못하고 보관만 하고 있다. 인체보다 내방사선 능력이 15배나 강한 것으로 보고된 이 미생물은 현재 연구에 같이 참여하였던 미국 메릴랜드주의 베데스다에 있는 ”보건학 사관 대학교“(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Health Science)에서 보관하고 있다. 이 미생물의 염기 서열은 모두 밝혀졌으며 1999년에 그 결과가 사이언스지에 발표되었다. 

이렇게 하여 지금까지 발견된 내 방사선 미생물은 대략 20여 종이 된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방사선에 대해서만 아니라 자외선, 과산화수소 등의 산화성 분위기나 물질에 대해서도 강력한 저항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 중에서 방사선 내성이 가장 강한 미생물은 "다이노코쿠스 라디오듀런스"(Deinococcus Radiodurans)로서 가장 처리하기 힘든 미생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름의 뒷부분은 “방사선에 견디는”이라는 뜻이다. 이 미생물은 17,000Gy(그레이) 방사선을 쪼여도 생존하고 60Gy/h 의 지속적인 방사선 조사 환경에서도 번식을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5,000Gy까지는 활동성을 유지하며 15,000Gy까지도 37%의 활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짐작하기 위해 비교하자면 사람의 경우, 5~10Gy만 쪼여도 치명적이며 5Gy의 조사 조건에서는 1시간 밖에 생존할 수 없다. 방사선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방사선의 세기를 나누는 기준이 고선량(12Gy), 중선량(6.5Gy), 저선량(1Gy)인 것을 보아도 짐작이 된다. 참고로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에서 발생한 방사선의 세기가 10Gy 정도 였다. 또한 12Gy 세기의 방사선을 조사할 경우 일반 세포의 생존 확률이 약 0.1%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도 이것이 어느 정도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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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가장 강력한 내방사성 미생물, 다이노코쿠스 라디오듀런스. (a)는 내방사선 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1% 생존을 기준으로 할 경우, 다른 미생물들이 500Gy까지 견디지만 라디오듀런스는 9,000Gy까지 견딘다. (b) 배양액에서 키운 모습으로 붉은 색을 띈다. (c)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이 미생물은 남극이나 북극 등의 극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기에 가장 강력한 미생물로 불리는데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역의 생태계를 조사하던 중에도 발견되었다. 살아남은 생물이 거의 없는 이 지역에서 유독 이 미생물만 번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몇몇 미생물들을 우주선에 실어 우주 공간의 진공, 강한 태양광, 고방사선 등의 환경에서도 살아남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노출 실험을 하였는데 이 미생물이 특히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사례로서는 2010년도에 보도된 것으로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주에 있는 “신강농업과학원 미생물응용연구소”에서 내방사선 특성을 지닌 진균과 방선균을 발견하였으며 이들이 10,000Gy 내지는 30,000Gy의 방사선에서도 죽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들 미생물은 위구르 자치구에서 시행되었던 원폭 실험으로 인해 방사선에 오염된 토양에서 발견되었으며 중국은 2003년부터 이 연구를 수행하였다고 한다.  

또한 2007년에는 체르노빌 원전 안을 로봇으로 관찰한 결과 생물이라고는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데도 검은색의 박테리아가 자라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이 미생물은 햇빛이 아니라 감마선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반 주위 환경의 감마선 세기보다 500배나 센 감마선을 쪼이자 성장속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이었다. 이 미생물에서는 멜라민 분자가 식물의 엽록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미생물이 견디는 방사선의 세기는 실리콘조차 분해될 정도로 강력한 것이어서 학계에서는 자연계에서 이렇게 높은 방사선 환경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박테리아는 혜성에서 온 것이 아닌가하는 추정을 하기도 하였으며 혹자는 지구 생성 초기의 핵폭발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이라는 제안도 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명으로는 건조한 환경이나 고온의 환경에서 DNA가 파괴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미생물이 돌연변이 등의 과정을 거쳐 자체적으로 확보한 DNA 복구 능력을 방사선에 의해 손상을 입은 DNA를 복구하는데도 활용하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세포가 방사선에 의해 손상을 입게 되는 이유로는 두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직접작용으로서 DNA의 결합이 끊어지면서 염기 서열이 손상을 입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간접작용으로서 생명체 내의 물이 방사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활성산소가 다량으로 만들어지고 이것이 세포막에 손상을 입혀 세포가 사멸하는 것이다. 다이노코쿠스 라디오듀런스가 어떻게 하여 방사선에 견디는지 살펴 본 결과 파괴된 DNA 이중 나선을 24시간 이내에 완벽하게 수리할 정도로 복원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미생물들과 달리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DNA 수리 유전자가 다량 있어서 손상 부위를 복구하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다른 생물체보다 300배나 많은 망간(Mn) 금속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으로서 이것이 단백질 손상을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연구 결과 사람의 위에서도 이와 같은 계열의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연구원에서는 2010년에 땅 속 깊은 곳에 사는 “스와넬라” (Shewanella) 라는 미생물을 포함하여 약 20여 종의 미생물이 방사성 우라늄(U), 크롬(Cr), 테크니슘(Tc) 등의 방사성 물질을 보다 안정한 금속 형태로 환원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 미생물은 오염된 물에 이온 형태로 녹아 있는 방사성 우라늄 등의 물질을 선택적으로 잡아먹고 이를 원래의 자연계에 존재하는 안정된 상태로 바꿔놓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속으로 환원된 방사성 물질은 물에 쉽게 녹지 않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비록 이들 미생물이 다이노코쿠스 라디오듀런스만큼 내방사선 능력이 강한 것은 아니나 내방사선 능력을 지닌 미생물의 일종으로 보인다. 

미생물들이 내방사선 능력이 탁월한 것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금 매장하는 외에는 별 다른 처리 방법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방사성 물질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만 아니라 아예 방사성 특성을 없애어 안정된 물질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물론 이것은 미생물이 방사선에 대해 내성을 보일 뿐만 아니라 방사성 물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고준위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그대로 묻어두고 있는 인류에게 희망의 빛이 비칠 수 있을 것이다.

방사성 물질은 알파, 베타, 감마의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방사능의 세기가 줄어드는데 세기가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반감기라고 부른다. 이 과정은 자연 현상으로서 원자핵의 붕괴와 연관이 있으며 현재 알려져 있는 지식으로는 이를 조절할 방법이 없다. 방사성 물질을 없애려면 가속기를 이용하여 핵을 고속의 입자 빔과 충돌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다른 원소로 바뀌도록 하여야 하는데 높은 에너지로 충돌시키다 보니 없애려고 했던 것보다도 더 많은 방사성 원소가 생겨난다. 이 때문에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핵폐기물을 처리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묻어두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여 방사선을 줄이려면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원자핵의 구성 입자인 양성자나 중성자를 마음대로 붙이고 떼고 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인간은 원자핵의 양성자나 중성자를 조용히, 그리고 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자유자재로 떼고 붙이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미생물을 적절히 활용하면 불가능하게만 보이는 이런 일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이 일본과 러시아에서 보고되고 있다. 어떻게 하여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 어떤 방법으로 이것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2. 미생물을 이용한 핵폐기물 처리

핵폐기물 처리 비용은 2000년대 초기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만 2600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규모이다. 그러나 1986년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2011년도에 발생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례에서 보듯이 이것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 방사성 물질 중에서 가장 유해한 세슘의 경우 반감기가 30년에 이른다. 그러나 30년이 지났다 하여도 방사능은 여전히 반이나 남아 있어 실제로 방사능 오염에서 벗어나려면 30년보다도 긴 시간이 흘러야 한다. 체르노빌의 경우, 원전 폭발사고 직후 방사성 세슘이 유출되면서 31명이 즉사하고 사고 후 5년 간 7000여 명이 사망했으며,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70만여 명이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앞서 내방사선을 보이는 미생물들이 자연계에 다수 존재하며 그 세기도 매우 높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당연히 이 미생물들이 내방사선 능력이 탁월하므로 혹시 핵폐기물을 먹어 치워 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핵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있어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 종의 미생물만을 이용하는 경우, 그 강력한 내성을 고려한다면 이 미생물이 자연계에서 어떻게 작용하여 사고를 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 때문에 이 미생물을 실제로 활용하여 핵폐기물을 처리하였다는 결과가 아직껏 보고된 것이 없다. 가능성만으로 끝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모든 문제의 해답은 자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들이 존재하는 방식을 살펴볼 때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서 모든 생물종들이 서로 공생하면서 생태계를 이루어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이 현재 활용하는 기술들은 대부분 특정 미생물만을 이용하는 기술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서 요구르트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미생물만을 이용하는 기술은 특정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대개는 닫힌계, 즉 자연에 노출되지 않은 실험실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접근 방법, 즉 분석하여 특정 미생물들을 가려내고 이것만을 집중적으로 배양해서 활용하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뉴턴역학적 세계관, 즉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이를 환원주의적(reductionism) 방식이라고도 한다.  

이와 달리 된장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콩이 자연계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에서 갖가지 미생물들이 달라붙어 발효되면서 만들어진다. 요구르트를 만드는 과정과 정 반대의 접근 방법으로서 자연계의 관점에서 본다면 미생물들 간의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생태계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태생적으로 자연계를 교란시킬 염려가 없다. 수 천 수 만 종의 미생물들이 서로 섞여 있으면서 생태계가 이루어진다면 이들은 서로 균형을 이루어 공생(symbiosis)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통섭적(integrated) 통합적 사고방식에 기초하여 자연을 이해하고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신과학이다. 
  
실제로 단일 종의 미생물이 아니라 공생관계에 있는 복합 미생물을 이용하여 핵폐기물의 방사능 강도를 낮추었다는 보고가 일본과 러시아에서 있었다. 전자는 다카시마(高嶋) 개발공학연구소의 다카시마 야스히데(高嶋康豪)가 개발한 복합발효공법(EMBC-FT)으로서 내방사성 미생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미생물의 복합 작용을 활용한 핵폐기물 처리 효과가 2001년에 대만의 "원자능위원회 핵능연구소”에서 입증된 바 있다. 4월에 시작하여 10월에 끝난 22주 동안에 걸친 실험 결과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방사능이 42% 내지는 47%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평균 2.3% 감소한 것이다.  

이 기술의 상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젖산균과 효모로 1차 발효를 한 다음에 다시 2차 발효를 통해 질소 고정균과 뿌리혹세균 등을 얻는 과정을 거쳐 여러 미생물들이 같이 공존하는 미생물 집단을 만든다. 이 복합 미생물들은 발효균과 부패균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 미생물 집단에서 발효균이 특정적으로 많이 자라도록 유도한 다음에 소량의 방사성 물질을 넣으면 내방사선 미생물이 번식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 미생물들을 증식시키면 내방사선 미생물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고밀도 효소가 유도되어 방사성 액체물질을 제거 또는 저감한다고 한다. 쉽게 말하여 미생물로 하여금 핵폐기물을 먹어치우도록 하여 이를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6대에 걸쳐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미생물을 다루는 기술을 익힌 다카시마는 자신의 실험 결과를 설명하면서 방사성 물질이 분해 소실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방사성 물질이 다른 물질로, 즉 다른 원소로 바뀌었다는 이야기인데 유감스럽게도 이에 대한 더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방사능이 줄어들은 것은 분명한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까? 세슘이 줄어들은 것으로 밖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는데 이것은 핵물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주목할 사실이다. 분명 세슘 원소가 다른 원소로 바뀌었는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시 살펴보기로 하자. 

최근 다카시마는 위의 복합미생물을 이용하여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후에 후쿠시마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땅을 대상으로 실험함 결과 방사성 준위가 낮아진 것을 확인하였다. 실험은 다음과 같이 시행하였다. 첫째 날에는 오염된 토양을 대상으로 15m x 15m의 토양에 복합발효 고형 바이오 40kg, 복합발효 액비 1,000리터, 복합발효 효소수 1,000리터, 복합발효 고형 바이오 20kg을 순차적으로 산포하였다.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산포량을 달리하면서 3일 동안 처리한 후에 방사성 핵종을 분석한 결과 대조구에 비하여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다음의 표 1은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서 단 3일 간의 처리만으로 방사능의 세기가 거의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표1. 후쿠시마 지역 토양의 방사성 세기 변화 측정 결과 (단위; Bq/kg)

시료 채취 시기

요오드 131 (I-131)

세슘 134 (Cs-134 0

세슘 137 (Cs-137)

세슘(Cs) 합계

①5월 6일 경운 후

540

641

968

1,609

②5월 7일 경운 전

551

586

647

1,232

③5월 8일 최종

10

10

62

72

④5월 8일 대조구

9,293

16,796

15,019

31,815

불행히도 다카시마는 이 방사선이 어떻게 하여 감소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중간보고서의 내용은 이러한 실험 결과가 얻어졌다는 현상 확인 차원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추가 실험을 한다면 토양을 미생물로 처리하기 전의 토양성분과 처리 후의 성분을 비교 분석하여 어떤 조성의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세슘의 동위원소도 분석하여 세슘의 분포가 어떻게 변하였는지에 대해 더 연구를 한다면 방사능이 줄어든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잡힐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개발된 또 다른 복합미생물로서 EM(Effective Microorganism)이 있다. EM 미생물을 개발한 오키나와 류큐대학교의 히가 데루오(比賀照夫)는 14년 동안 2,000종의 미생물을 연구한 끝에 1982년 실용화에 성공했다. 이 복합미생물은 광합성 미생물을 중심으로 하여 호기성 미생물과 혐기성 미생물 80 여종이 공존하는 체제를 이루어 공생하고 있다. 이 복합미생물은 농사에만 아니라 각종 질병의 치료, 환경오염의 정화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강한 항 산화력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혐기성 미생물은 산소를 싫어하고 호기성 미생물은 그 반대로 산소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이들이 같이 공존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같이 공존하려면 항 산화성이 강한 환경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을 생각하면 복합미생물이 강한 항 산화특성을 보인다는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히가 데루오는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는 화학농법을 주로 연구하였으나 작물 재배과정에서 연작 장애나 병충해 등으로 인해 계속 실패하여 방안을 찾고 있던 중에 자신이 실험을 끝내고 버린 작물이 시궁창에서 잘 자라는 것을 보고 여러 미생물들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농법에 착안하면서 EM을 개발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EM이 무공해 농업과 토양 산성화 방지를 위해 주로 사용되었으나 점차 용도가 넓어지면서 소각장의 다이옥신 분해, 수질개선, 무농약 골프장,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으며 북한에서도 이에 주목하여 1998년에는 연 20만 톤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여 EM 미생물의 최대 생산국이 되었다고 한다.

체르노빌에서 원전이 폭발하는 사고가 난 뒤 EM 미생물로 토양 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히가 데루오는 벨라루스의 국립과학원 "방사선 생물학연구소"에 이를 제안하였다. 이를 담당한 고노프리야(Yevgeni Konoplya)는 실험 결과 EM이 중금속을 불활성화 시켜 해가 없게 할 뿐 아니라 작물이 세슘(Cs)과 스토론티움(Sr)을 흡수하지 않도록 하여 안전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1999년도에 발표하였다. 또한 작물의 생산량이 30% 증가하였으며 뿌리의 성장 특성도 좋아져서 15% ~ 20%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중요한 사실은 EM을 다량 처리한 구역에서 방사능이 1년 만에 15% ~ 30%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EM 미생물의 주요 구성 요소인 광합성세균이 보통 미생물이면 사멸하는 감마선이나 자외선을 도리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이러한 효과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생물로 오염된 토양이 아니라 방사성 물질 자체의 방사선 세기를 줄인 직접적인 실험은 러시아에서 이루어졌다. 우크라이나 키에브 국립 쉐브첸코 대학교의 이론 방사선물리학과 과장인 비소츠스키(Vladimir I. Vysotskii)와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고체물리학과 혁신센터 소장인 코르닐로바(Alla A. Kornilova)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미생물이 큰 에너지가 없이도 상온 상압에서 원소를 변환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혔고 이를 이용하면 핵폐기물의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고하였다. 특히 주목할 사실은 단일 종류의 미생물을 이용하면 원소변환 효율이 낮으나 완벽한 공생(symbiosis) 상태에 있는 수 천 수 만 종의 다양한 미생물을 동시에 활용하면 효율이 10배에서 20배 증가한다는 점이다. 복합미생물로 만들어 사용하면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로 신과학적 접근법, 즉 통섭적 사고방식이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생물들이 서로서로를 붙들어주고 지지해 주면서 방사성이라는 열악 환경에도 죽지 않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개체 미생물이 아니라 여러 미생물들이 생태계를 이루어 대응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 변화에도 잘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이들의 실험에서 흥미로운 점은 높은 방사성 환경에서 미생물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방사성 환경에 적응하려면 약 10대에 걸친 번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미생물들이 10대에 걸친 번식 과정을 거치면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내방사선 특성과 방사성 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 이후에야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러시아의 실험 결과를 보면 이 기간이 10일 이었다. 

미생물은 식물이나 동물과 비교하여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표면 면적이 상대적으로 크며 수명도 짧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외부 환경 변화에 빨리 적응하면서 진화했다. 실제로 리보솜 RNA 유전자의 경우, 사람과 쥐 사이의 유전자 변이도가 0.7% 밖에 안 되지만 미생물들은 같은 종 내의 미생물이라 해도 두 개체 사이의 변이도가 3%나 될 정도로 높다. 유전적 변이도가 큰 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미생물의 번식에 소요되는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가 된다. 대장균의 경우, 불과 20분 만에 2배로 증식할 정도이다.

그림 1은 10-4 curie/l 세기의 고준위 방사성 냉각수 10ml를 실험용 원자로 안에서 직접 꺼내어 미생물 1 g을 혼합한 후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로서 실험온도는 25℃ 이었으며 5일 마다 게르마늄(Ge) 감지기로 방사성을 측정하였다. 초기 10일 동안은 방사성 냉각수를 순수(純水)에 넣은 것과 미생물을 혼합한 용액에 넣은 것 간의 차이가 보이지 않다가 그 이후에 바륨140(Ba)과 란타늄140(La)의 방사능 세기에서 차이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감소하기 시작하여 30일이 지난 다음에 방사능이 거의 없어졌다.

러시아 팀은 미생물들이 바륨(Ba140)을 탄소와 결합하여 사마리움(Sm152)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놀라운 이야기지만 아래의 식에서 보듯이 미생물들이 원소를 변환하였다는 것이다. 미생물은 바륨(Ba)을 칼슘(Ca)과 화학적으로 비슷한 사마리움(Sm)으로 바꾸어서 자신이 번식하는데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Ba140 + C12 = Sm152 +ΔE,           (ΔE = 8.5 MeV)

또 다른 실험 결과로서 세슘에 대한 것이 있다. 방사성 원소 중 가장 위험한 것이 세슘137 (Cs137)이다. 반감기가 약 30년으로서 처리하기가 어려우며 사용 후 핵 연료봉에 주로 남아 있는 방사성 물질이기도 하다. 러시아 팀은 2 x 104 bq 의 세기를 갖는 방사성 세슘에 대해 실험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증류수에 넣은 것(control), 방사성 물 + 미생물, 방사성 물 + 미생물 + 여러 가지 염(KCl, CaCO3, NaCl, FeSO4, MgSO4, P)을 넣은 것으로 배양액을 만들어 실험하였는데 이 원소들은 미생물이 번식하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45일에 걸친 실험 결과는 그림 2와 같이 나타났는데 탄산칼슘(CaCO3)이 섞인 용액에서 가장 빠른 감소현상이 관찰되었으며 반감기가 무려 310일로 줄어들었다. 30년의 반감기에 비교하면 35배나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염하칼륨(KCl)이 섞인 경우는 감소율이 느려서 반감기가 줄기는 했지만 10년으로서 3배 빨라진 수준에 그쳤다. 세슘과 관련된 반응식은 아래와 같아서 방사성 세슘 137에 양성자가 보태져서 안정한 바륨 138로 바뀐다. 

Cs137 + p1 = Ba138 + ΔE   (ΔE = 5.58 MeV)

방사성 동위원소 세슘137에 대한 미생물 처리 실험 결과.

이제 어떻게 하여 방사선의 세기가 줄어들었을까 하는 한 가지 의문이 풀리기 시작한다. 미생물들은 방사성 물질을 먹어치우면서 다른 원소로 바꾼 것이다. 방사성 물질이 다른 원소로 바뀜에 따라 방사능의 세기가 줄어든 것이다. 다시 말하여 미생물들은 원자핵의 중성자나 양성자를 쉽게 붙이고 떼고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생물들은 어떻게 하여 이러한 능력을 확보한 것일까?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별로 힘들이지 않고 방사성 물질을 처리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하여 생체에서 일어나는 원소변환 현상을 살펴보자.   

3. 생체에서 일어나는 원소 변환

주기율표에 있는 각종 원소들은 이름들이 서로 달라 복잡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전자, 그리고 원자핵의 중성자나 양성자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구별된다.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는 것은 원자핵의 중성자나 양성자 개수가 바뀌었음을 뜻한다. 현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자핵 기술로는 상온 상압에서 이들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생체는 어떻게 하여 이것을 그렇게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일까? 만약 인간이 이들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원리를 알게 될 경우, 20세기가 전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핵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의외로 생체에서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는 실험적 증거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쌓여 왔다. 다만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예를 들어 1799년 프랑스의 화학자 보클랭(Vauquelin)은 닭이 알을 낳으면서 배출하는 껍질의 칼슘 양에 대해 흥미가 끌려서 닭에게 매일 귀리만을 먹였다. 귀리에 함유된 칼슘의 양을 분석하고 닭이 배출한 칼슘의 양을 비교한 결과 5배나 많은 칼슘이 생성되었다는 결과에 도달했다. 그러나 어디에서 어떻게 하여 칼슘이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다. 

1831년에는 추바드(Choubard)가 양갓냉이(watercress) 씨앗을 발아 시킨 뒤에 분석한 결과 씨앗 상태일 때는 없었던 원소들이 생겨난 것을 발견하였다. 1844년에는 포겔(Vogel) 역시 양갓냉이 씨앗을 이용하여 실험하였는데 수개월 뒤에 분석한 결과 황이 두 배 많이 생성된 것을 발견하였다.

본격적인 실험은 독일 생물학자 알브레히트 폰 헤르첼레(Albrecht Von Herzeele)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1875년부터 8년 동안 베를린의 실험실에서 무려 500여 회의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는 특히 흙을 사용하지 않고 배양액을 사용함으로써 실험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최종 결론은 식물이 필요한 원소를 체내에서 만든다는 것으로서 당시에는 파격적인 주장이어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 예로서 씨앗을 증류수에서 발아시키면 싹이 틀 때 갑자기 칼륨, 인, 마그네슘 등의 무기물 농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30일 정도 지난 다음에 무기물 함량을 비교해 보면 칼슘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것을 아래의 식에서처럼 칼슘은 마그네슘으로부터, 그리고 질소는 칼슘으로부터 만들어졌다고 해석하였다. 

Mg --> Ca,  Ca --> N

헤르첼레의 실험은 후일 1950년대에 유기화학을 전공한 프랑스 에콜대학교 (Ecole Polytechnique in Paris)의 피에르 바랑제(Pierre Baranger)에 의해 검증되었다. 4년의 기간에 걸쳐 살갈퀴(vetch) 씨앗을 대상으로 인(P), 칼륨(K), 칼슘(Ca)의 함량 변화를 수천 회에 걸친 실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씨앗에서 싹이 트기 전과 후에 성분 변화가 있으며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 예로서 증류수에서 씨앗을 발아시키면 칼륨(K)의 함량에는 변화가 없으나 물에 염화칼슘(CaCl2)을 소량 섞은 경우에는 칼륨(K)의 함량이 10% 증가하고 인(P)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하여 싹이 트면서 칼슘이 칼륨으로 바뀐 것이다. 원소 변환이 일어나려면 대상 원소만 아니라 다른 원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이다.

1946년에는 프랑스 “디나드 해양연구소”(Laboratoire Maritime de Dinard)의 소장이었던 스핀들러(Henri Spindler)가 해조류에 함유되어 있는 요오드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연구한 끝에 바닷물에 사는 조류의 일종인 라미나리아(Laminaria)가 요오드가 전혀 없는 물에서 요오드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파리대학교의 페로(Perrault)는 체내에서 알도스테론(aldosterone) 호르몬이 나트륨을 칼륨으로 바꾸는 것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1959년에는 비상콘 대학교(Univ. of Besancon)의 쥴리엥(Julien)이 잉어(tench)를 14% 농도의 소금물에 넣으면 불과 4시간 만에 혈액 중 칼륨의 농도가 36%나 (3.95g/l → 5.40g/l)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아래의 그림 3은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나트륨도 같이 증가하지만 이것은 물속의 나트륨을 흡수하여 증가한 것이며 이와 달리 칼륨은 물에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 결과를 보면 잉어가 나트륨을 칼륨으로 바꾸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잉어를 1.4% 소금물에 넣었을 때 일어나는 혈중 농도 변화.

생체에서 일어나는 원소 변환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프랑스의 위생연구소를 거처 파리대학교에서 일한 켈브랑(Louis C. Kervran)이다. 그는 평생에 걸친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972년에 "생물학적 원소변환“(Biological transmutation)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다. 그가 생체에서 일어나는 대사 과정에서 섭취 원소 량과 배출 원소 량 간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주목하게 된 것은 사하라 사막에 있는 석유회사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을 때 얻어진 실험 결과에서 비롯된다.

프랑스 정부는 1959년에 사하라 사막의 강렬한 햇빛과 고온의 환경에서 일하는 석유노동자들이 다량의 땀을 흘리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병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영양분 공급 기준을 결정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하였다. 1차 실험은 알제리 중동부에 있는 도시인 우아르글라(Ouargla)에서 이루어졌는데 노동자들이 마그네슘을 섭취한 양보다 많은 양을 배출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루 초과 배출량이 117.2mg 이었으며 몸에 있는 총 마그네슘의 량이 단지 5,000mg 이므로 50일이면 마그네슘이 고갈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180일 동안 계속된 실험 기간 동안 노동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작업을 수행하였다. 부족한 마그네슘은 어디에서 보충된 것일까?

이 결과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2차 실험을 240일 동안 수행하였다. 장소는 알제리 서쪽 끝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틴두프(Tindouf) 이었으며 여기에서 일하는 석유 노동자들은 분석 결과 마그네슘을 하루 동안에 흡수한 양보다 256mg 많이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모량이라면 몸 안의 마그네슘이 20일이면 모두 소진되어야 하나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220일 동안 노동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작업을 수행하였다. 

그는 노동자들이 섭취하는 무기질과 에너지의 총량, 그리고 이들이 소모하는 에너지와 무기질의 총량을 비교하는 실험을 6개월에 걸쳐 실시한 결과 나트륨은 소모되는 양보다도 많은 양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고 반대로 칼륨은 소모되는 양보다도 훨씬 적은 양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에너지의 경우, 섭취하는 칼로리 량이 소모된 칼로리 량보다도 훨씬 많았으며 계산대로라면 과잉의 칼로리가 열로 바뀐다고 가정할 경우, 노동자들이 고열로 죽었어야만 하는데 이러한 일은 전혀 없었다. 이 결과는 나트륨이 체내에서 칼륨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과잉의 섭취 에너지는 이러한 원소 변환에 쓰인 것은 아닌가 하는 추정도 가능하다. 후일 밝혀진 것이지만 마그네슘은 나트륨이 원소 변환되어 공급된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열사의 고온 환경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였던 것은 소금이었던 것이다.     

켈브랑이 수행한 실험 중에서 생체에서 칼륨이 칼슘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실증 실험으로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닭에게 칼슘이 없는 먹이만을 주면 4~5일 쯤 지나서 칼슘 부족으로 인해 물렁물렁한 달걀을 낳게 된다. 이 때 칼륨이 많은 귀리를 먹이면 달걀 껍질이 다시 단단해진다. 귀리 속의 칼륨이 아래의 식에서처럼 양성자와 결합하면서 칼슘으로 변한 것이다. 실험 결과 닭은 자신이 섭취한 칼슘의 4배나 되는 칼슘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K39 + p1 = Ca40

칼슘이 없이 칼륨만 있어도 닭이 알을 낳지만 둘 다 없으면 알이 물렁해짐.

닭이 유기질 속의 칼륨이어야만 원소 변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무기질의 칼륨으로도 원소 변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닭에게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칼슘이 없는 먹이를 3-4일 공급하면 달걀이 물렁물렁해 진다. 이 때 운모를 먹이면 껍질이 다시 단단해지는데 운모는 칼륨과 알루미늄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칼슘은 없다. 하루 만에 딱딱해진 달걀 껍질의 무게는 7g으로서 닭은 20시간 만에 빠른 속도로 칼륨을 칼슘으로 바꾼 것이다. 이 사실은 뿔닭(guinea-fowl) 에서도 확인되었는데 이 경우는 40일 동안에 걸쳐 3번의 반복 실험을 연속적으로 시행하였다. 달걀 껍질이 반복적으로 물렁-딱딱-물렁-딱딱-물렁-딱딱 되는 과정을 되풀이하여 확인한 것이다.

또한 식물을 이용하여 실험한 결과를 보면 씨앗과 싹이 난 상태에서의 칼슘 및 칼륨 함량 변화가 관찰된다. 그림 5는 840개의 씨앗과 403개의 싹에서 얻은 결과로서 3회 반복 실험한 것이다. 싹이 나기 전후의 함량 변화를 보면 마그네슘의 함량에는 별 변화가 없으나 칼슘은 증가하고 칼륨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씨앗과 싹에서의 칼슘과 칼륨의 함량 변화. 싹이 트면서 칼륨은 감소하고 칼슘은 증가하였다.

다른 실험에서는 아예 칼슘이 없는 배양액을 이용하여 시행한 경우도 있다. 밀과 귀리 씨앗을 칼슘이 없는 배양액에서 싹을 틔우면 밀(Roux Clair)의 경우, 3.34배 많은 칼슘이 생성되었고, 귀리(Noire du Prieure)에서는 4.16배 많은 칼슘이 생성되었다. 다른 종류의 귀리(Panache de Roye)에서는 4.51배 증가하였다. 켈브랑은 이 실험을 20회 이상 반복하면서 달의 영향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싹이 신월(new moon)때 트도록 하고 6주 뒤 만월(full moon) 때 끝나는 일정으로 실험하면 칼슘이 가장 많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원소 변환이 일정한 속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9cm 직경의 페트리 접시 50개에 귀리 씨앗을 이용하여 발아 실험을 하면서 6주 동안에 걸쳐 배양을 한 결과 3.9mg 의 칼륨이 칼슘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약 46%의 칼륨에 해당하는데 제 1주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고, 2주와 3주에는 급속하게 증가하다가 4주에는 서서히 감소하면서 6주에는 매우 느려졌다. 켈브랑은 이 결과를 두고 원소 변환이 씨앗의 발아와 성장에 따라 영향을 받는 대사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특히 용수철 모양의 DNA 구조가 솔레노이드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방향의 전자기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켈브랑이 발견한 원소변환식은 18 종이 되는데 그 식은 아래와 같다. 이들 원소 변환식의 특징은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들이 방사성 물질과 같은 중원소가 아니라 경원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과 반응식에서 출입 물질은 양성자, 알파입자, 산소 핵, 산소 동위원소, 등등의 물질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산소는 O2 분자가 아니라 항상 O의 형태로 반응에 관여하며, 질소는 반대로 항상 N2 분자의 형태로 반응에 관여한다. 또한 원소변환이 단(單)원자 상태에서는 일어나기 어렵고, 원자들이 몇 개 뭉친 덩어리(cluster)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사실로부터 원소 변환 현상을 “분자 융합” (molecular fusion) 이라고 불렀다.

Na23 + H1 --> Mg24       Na23 + O16 --> K39       Na23 - O16 --> Li7
Na23 --> Li7 + O16        K39 + H1 --> Ca40         Mg24 + Li7 --> P31
Mg24 + O16 --> Ca40      F19 + O16 --> Cl35        C12 + Li7 --> F19
Cl35 --> C12 + Na23       Fe56 - H1 --> Mn55       2 O16 - H1 --> P31
O16 + O16 --> S32         2 N14 --> C12 + O16      N14 + Mg12 --> K19
Si28 + C12 --> Ca40       Si28 + C12 --> Ca40        P31 + H1 --> S32

켈브랑은 분자 안에서 일어나는 원소 변환의 예로서 아래 반응식을 제시하였다. 생체에서 질소가 일산화탄소로 변화하는 과정은 질소 분자가 그대로 일산화탄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질소원자가 탄소원자로, 그 다음에 다른 하나는 산소 원자로 변환되면서 이들이 결합하는 수순을 거쳐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N2 → CO
N14 + N14 → C12 + n1 +p1 +N14 → C12 +O16

생체에서 일어나는 원소변환에는 두 종류를 고려할 수 있는데 하나는 융합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분열에 의한 경우이다. 전자의 예는 마그네슘이 산소와 결합하여 칼슘이 되거나 (Mg +O → Ca) 칼륨이 수소와 결합하여 칼슘이 되는 것을 (K + H → Ca)  들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역반응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칼슘이 마그네슘과 산소로 분열되면서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 쉽게 말하여 가역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 러시아의 비소츠스키와 코르닐로바는 에너지 소요량을 고려하면 가역반응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켈브랑은 생체 원소변환이 원자핵분열이나 핵융합 물리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로서 원소 변환 반응 전과 후의 에너지를 계산하면 차이가 있는데 이를 열에너지로 환산할 경우 원소변환이 일어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불에 휩싸일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그러나 닭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유유하게 칼륨을 칼슘으로 바꾸는데 어떻게 하여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 현재로서는 아무도 답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켈르랑은 중성미자나 보손입자가 원소변환에 관여하여 이렇게 적은 에너지로도 원소 변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정을 하였다. 

켈브랑은 원소 변환 현상이 방사성 동위원소에서도 관찰되는지 여부를 알고자 실험하였는데 미생물(Klebsiella aerogenes, 질소 고정능력이 있는 박테리아)을 이용하였다. 방사성 동위원소인 수은 Hg203의 반감기는 46.6일이다. 이것을 16시간 동안 실험한 결과 정상 때 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 외에도 켈브랑은 아래와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에 대한 원소 변환식을 제안하였다. 

Mg24 + O16 = Ca40
Si28 + C12 = Ca40
Na23 +O16 = K39
Na23 +p1 = Mg24
Mg25 + Li6 = P31

켈브랑은 원소변환이 효소에 의해 일어날 것이라는 가정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효소의 에너지 레벨은 0.1eV ~ 0.5eV 수준인데 위와 같은 원소변환의 경우, 에너지 요구량이 100keV 보다 크다. 이것이 어떻게 하여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다른 설명이 없다. 

켈브랑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어서 물질 출입이 엄밀하게 통제된 닫힌계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1963년도에 일본 무코가와(Mukogawa) 대학교 응용미생물학 교수였던 고마키 히사지(小牧久時) 박사가 닫힌계의 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미생물로 확인 실험을 하였다.

고마키는 이스트, 박테리아 등 30여 종류의 다양한 미생물(Aspergillus niger, 아스퍼질러스 니가, 검정 곰팡이, 흑곡균, Saccharomyces cerevisiae,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 맥주, 포도주 효모균, penicillium chrysogenum, 페니실리움 크리조게눔, 푸른곰팡이, torula utilis, 무포자 효모, 사료 효모제조) 로 실험한 결과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였다. 토양 미생물의 성장 과정에서 칼륨이 생성되고 칼륨이 없는 배양액에서는 N+O의 과정을 통해 인이 생성되었다. 미생물 내에서 나트륨이 칼륨이나 마그네슘으로 변하고, 칼륨이 칼슘으로 변하며, 망간이 철로 변환되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또한 인이 없는 배지에서 인이 증가하는 현상도 관찰하였다.

Na → K 혹은 Mg,
K → Ca,
Mn → Fe

위 두 사람은 일본 학계의 추천에 의해 1975년에 노벨의학상 후보자로 공식 지명되었다. 비록 노벨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생체에서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당시로서는 그만큼 충격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사실이 놀랍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1971년, 프랑스 농업학회에서 호밀(rye)을 대상으로 하여 실험을 한 결과에서도 원소 변환 현상이 확인되었다. 아래의 표 2는 싹이 트기 전과 후를 비교한 결과인데 실험에 사용한 에비앙(Evian) 미네랄워터 430ml의 성분도 모두 철저하게 분석하였다. 요약하면 마그네슘은 76% 감소하였고, 칼륨은 126% 증가하였다. 2000개의 씨앗을 고루 섞은 다음에 대조군과 실험군의 둘로 나누어 원자흡광분석(AA) 방법으로 성분 분석을 하였으며 싹이 트기까지 29일 동안 430ml의 에비앙 물만을 공급하였다.

표 2. 호밀 씨앗 발아 전후의 성분 분석 결과 

분석

Mg

K

Ca

Cu

대조군

3.02 mg

6.97 mg

6.00 mg

0.021 mg

에비앙 물 430 ml

10.32 mg

0.39 mg

33.11 mg

0.00 mg

29일 싹튼 후

3.20 mg

16.67 mg

36.50 mg

0.10 mg

변화량

감소 10.14 mg

증가 9.31 mg

감소 2.61 mg

증가 0.079 mg

변화율

76 %

126 %

6.6 %

376 %

이와 유사한 실험을 1971년에 스위스 기술대학교의 준델(J. E. Zundel)도 수행하였는데 질량분석기와 중성자 방사화 분석장치를 활용하여 정밀 분석을 하였다. 곡물의 씨앗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칼슘이 54% ~ 616% 증가하였다. 150개의 귀리 씨앗을 이용한 다른 실험에서는 6주 동안 싹을 틔운 1243개 씨앗을 분석한 결과 칼륨은 0.033% 감소하였고, 칼슘은 0.032% 증가하였으며, 마그네슘은 0.0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그네슘은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칼륨의 감소량과 칼슘의 증가량은 동일하였고 특히 칼슘의 증가량은 실험 오차를 훨씬 벗어나는 수치였다. 원소 변환이 일어난 것으로 짐작되나 수치상으로는 변화량이 앞서 켈브랑이 보고한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 실험 과정에 대해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1975년에는 캐나다의 국립연구기관인 NRC (National Research Council) 소속 생물과학연구소에서 헤룩스(O. Heroux)와 피터(D. Peter)가 동물인 쥐를 대상으로 사하라 사막 노동자들에게서 관찰된 마그네슘 관련 원소 변환현상이 나타나는지 실험을 하였다. 마그네슘의 변화량을 측정하기 위하여 마그네슘이 없는 먹이를 공급하면서 똥과 오줌의 마그네슘 함량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69일, 240일, 517일의 3회에 걸쳐 분석을 하였다. 매일 배출되는 마그네슘의 양으로 보아 517일보다 한참 전에 마그네슘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험이 끝난 뒤에도 평균 82mg 의 마그네슘이 쥐 체내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앞서 사하라 사막의 노동자들에게서 관찰된 것과 매우 유사한 결과이다. 앞서의 결과로부터 미루어 쥐가 체내에서 나트륨을 마그네슘으로 바꾼 것으로 짐작되므로 나트륨의 함량을 통제한 먹이로 실험을 한다면 보다 상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원소 변환이 아니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또 다른 사례를 자연계에서 찾을 수 있는데 바다에 사는 갑각류의 경우이다. 바닷물의 칼슘 함량은 매우 적어서 0.042%에 불과하나 게는 단 하루 만에 허물벗기를 하면서 새 껍질을 만드는데 게의 몸에 있는 탄산칼슘을 모두 고려한다 해도 게 몸 전체의 칼슘 함량은 새로 만들어진 껍질의 3%에 불과할 정도로 턱없이 모자란다. 새 껍질의 97%에 해당하는 칼슘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17cm x 10cm 크기의 게는 껍질 중량이 350g이나 된다. 프랑스 해양연구소의 로스코프(Roscoff)는 게가 탄산칼슘을 제거한 바닷물에서조차 껍질을 만들어내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원소 변환 현상을 고려한다면 이들은 바닷물의 마그네슘으로부터 칼슘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게뿐만 아니라 새우나 가재와 같은 갑각류 종류에서 모두 관찰되었다.

원소 변환 현상을 재현하지 못한 팀들도 있는데 1977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융거만(J. A. Jungerman)은 귀리를 대상으로 실험하였으나 위와 같은 현상을 재현하는데 실패하였다. 1978년에는 미국 관세청의 기술서비스부에서 일하던 데몬(Carolyn E. Damon)이 미생물 종류(Aspergillus terreus, Rhizopus nigrican)를 대상으로 실험하였으나 역시 원소 변환 현상을 관찰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1978년에 발간된 미국 육군 재료연구소의 골드파인(Solomon Goldfein)의 보고서에 보면 K39 + H1 → Ca 40을 실험한 결과가 실려 있다. 그는 켈브랑과 고마키의 실험 결과를 확인하면서 중심에 금속 이온이 있는 유기 분자인 마그네슘 아데노신 삼인산 (Mg-ATP), 즉 엽록소에서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고 가정했다, 이 분자들을 층층이 쌓으면 용수철 같은 체인이 되면서 진동하는 전기 전류가 생성되고 이렇게 되면 소형의 가속기(마이크로 사이클론)과 같아진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 분자 크기의 가속기에 의해 수소 이온이 가속되면서 빛 속도가 되어 원소 변환이라는 핵반응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엽록소의 분자 구조를 보면 중심 부분에 마그네슘이 있고 사람의 피에서 산소를 나르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은 마그네슘이 아니라 철 원자가 있다는 것만이 다르다. 혹시 생체 원소 변환은 햇빛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골드파인은 미생물도 하나의 천연 나노 핵반응로(natural micro reactor)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아래의 그림 6은 엽록소와 헤모글로빈의 분자 구조를 비교한 것이다.

엽록소 (왼쪽)와 헤모글로빈(오른쪽)의 분자 구조.

4. 동위원소를 이용한 원소변환 측정

앞서 소개하였듯이 러시아의 연구팀은 방사성 원소를 미생물로 처리하는 실험을 최근에 집중적으로 수행하였으며 10여 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소변환 현상이 관찰된 것은 물론이다. 러시아 팀이 이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켈브랑과 고마키의 실험 결과로는 어떻게 하여 원소 변환이 일어나는지 그 기제가 분명하지 않다는데 있다. 이들은 켈브랑을 포함하여 원소변환 현상을 연구한 기존의 학자들이 반응 전과 후의 화학 조성만 분석하였지 동위원소에 대해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동위원소는 핵의 관점에서 볼 때 전혀 다른 원소나 마찬가지인데 이에 대한 분석이 없이 화학적 조성만을 분석한 결과로는 원소 변환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또한 켈브랑이 제안하였듯이 원소 변환이 효소에 의해 일어난다면 생체가 그 엄청난 에너지를 어떻게 조달하고 견디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였다. 효소의 작용 에너지 수준은 0.1eV ~ 0.5eV로 매우 작으나 핵변환은 100keV일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켈브랑은 이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새로운 종류의 효소가 작용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만 하였다. 특히 효소의 작용이 주로 원자의 외곽에 존재하는 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핵반응을 효소의 작용으로 설명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켈브랑이 원소변환 공식을 제안하면서 이 반응이 가역적이라고 설명했는데 러시아 팀은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K +p = Ca40 의 반응식에서 Ca40이 합성되면 ΔE = 8.326 MeV의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이 반응식에서 역반응이 일어나려면 확률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 상온에서 존재하는 생물체가 요동에 의해 이 에너지를 얻으려면 확률적으로 다음 식과 같이 되는데 이 기간은 우주의 나이보다도 길다.

W = exp(-ΔE/kT) ≒ exp(-8) 

이러한 의구심으로 이들은 보다 철저하게 미생물을 이용한 원소변환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였으며 특히 동위원소 및 방사성 원소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였다. 이들이 택한 방법들 중의 하나는 동위원소의 비를 측정하는 것인데 자연계에 존재하는 특정 원소의 동위원소 비는 거의 변화가 없다. 동위원소 측정기술의 정확도는 ±(3 ~ 5)% 이어서 이러한 정도의 변화는 실험 오차에 들어간다. 따라서 동위원소 비가 10% ~ 20% 정도는 되어야 원소 변환이 확실하게 일어났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들은 철의 동위원소를 대상으로 먼저 실험하였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철의 동위원소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Fe54는 5.8%, Fe56은 91.72%, Fe57은 2.2%, 그리고 Fe58은 0.28%를 차지한다. 철의 동위원소 비는 뫼스바우어 질량 분석기로 측정하였으며 처음에는 망간으로부터 철이 생성되는 과정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미생물은 이스트를 포함하여 네 종류였으며 (Bacillus subtilis GSY 228, Escherichia coli K-1, Deinococus radiodurans M-1, Saccharomyces cerevisiae T-8) 각 종류별로 1일, 2일, 3일 동안 배양하면서 동위원소 비의 변화를 측정하였다. 특히 원소변환 실험에서 망간이 철의 동위원소인 Fe57로 바뀌기 때문에 동위원소 비를 분석하면 이것이 오염으로 인해 외부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원소 변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n54 +d2 → Fe 57 

초기 실험은 경수(H2O), 경수+황산망간(MnSO4), 중수(D2O), 중수+황산망간의 4가지 시료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실험 결과 4번째 시료, 즉 중수와 황산망간이 같이 있는 배양액에서만 원소 변환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들은 원소변환 효율을 가리키는 지표로서 “원소변환 계수”(coefficient of transmutation)를 제안하였는데 망간에서 철이 합성되는 경우, 1초 동안에 한 개의 동위원소 Mn55로부터 철 동위원소 Fe57이 합성되는 개수로 정의된다.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이 계수가 다소 달랐지만 실험 결과 대부분 10-8에서 10-10/초의 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연구 결과는 뫼스바우어 질량 분석기로 얻어진 것인데 보다 정확한 레이저 비행시간 질량 분석기를 사용한 실험에서는 Fe57/Fe56의 비가 자연계에서는 0.02 이지만 미생물로 처리한 다음에는 이 값이 0.7 ~ 0.9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이로부터 망간이 찰 동위원소로 바뀌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원소변환계수는 (1.0 ~ 1.3) x 10-8이었다.

이들은 다음 단계로서 중간 정도의 질량을 갖는 원소들, 즉 중원소와 경원소의 중간 원소들을 대상으로 실험하였다. 대상 반응식으로서는 아래 식과 같이 나트륨이 인과 결합하여 철이 되는 과정을 선택하였으며 미생물로는 박테리아의 일종인 박틸러스(Bacillus subtilis)를 사용하였다. 설탕에 황산 마그네슘(MgSO4), 탄산칼슘(CaCO3), 염화칼륨(KCl), 질산나트륨(NaNO3) 등을 첨가하여 배양액으로 사용하였으며 원소 변환 실험에 쓰인 배양액에는 인산수소칼륨(K2HPO4)을 추가하였다. 실험 결과 Fe54/Fe56 의 비율이 자연계에서는 0.06인데 이 값이 0.2 ~ 0.25로 증가하였다. 이것은 3,33배 ~ 4.17배에 해당하는 값으로서 이 실험에서도 원소변환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소변환계수는 (3 ~ 6) x 10-10/s이었다. 이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질산 나트륨(NaNO3)과 인산수소칼륨(K2HPO4)이 있어야 원소 변환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Na23 + P31 → Fe54

다음 단계로서 순차적으로 중(重)원소를 대상으로 실험하였다. 미생물(Saccharomyces cerevisiae)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세슘이 바륨으로 바뀌는 원소 변환 과정을 연구하였는데 이 실험에서는 세슘이 일종의 촉매와 유사한 역할을 하여 원소 변환이 촉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철 동위 원소의 비를 측정한 결과 Fe54/Fe56의 비가 세슘이 없는 경우에는 0.2 ~ 0.25에 지나지 않았으나, 물론 자연계의 0.06보다는 큰 값이지만, 세슘이 있는 경우에는 이 값이 1.0 ~ 1.5로 증가하였다. 염화세슘(CsCl)의 형태로 배양액에 첨가된 세슘에 의해 원소 변환이 촉진된 것이다. 그러나 원소변환계수는 약 10-9/s로서 여전히 앞서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반대로 스트론튬(Sr), 염소(Cl), 황(S) 등의 미생물 성장을 억제하는 원소들이 배양액에 첨가되면 원소변환이 억제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아조토박터(Azotobakter chroococum)을 사용하여 시행한 실험에서는 성장을 촉진하는 성분이나 염(예로서 Mg(CH3COO)3)을 첨가하면 원소변환이 촉진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로부터 원소 변환은 원소들 간의 열 반응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온에서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것임이 분명해졌다.

Cs133 +p1 → Ba 134

이들은 한 가지 미생물을 이용하는 실험에서 나아가 복합 미생물을 이용하여 원소를 변환시키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한 종류의 미생물만 사용하면 원소 변환 효율이 낮은데 그 이유는 ph, 영양분 비율, 배지, 온도 등을 미생물 번식에 적합한 환경 조건에 맞도록 하여야 하고, 이들 미생물이 성장하면서 자신들이 배설한 유기물로 인해 환경이 나빠지면서 피독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일 미생물을 이용할 경우, 실험 기간은 약 3일이 최대였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들은 “촉매 변환 미생물” (Microbial catalyst transmutator, MCT)을 개발하였다. 이것은 수천 종의 미생물 복합체로서 미생물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생태계를 이루도록 하여 미생물들의 적응 능력을 최대화한 것이다. 앞서 실험한 망간이 철로 바뀌는 원소 변환 과정, Mn55+d2 → Fe 57에 대해 실험한 결과 원소변환계수가 (0.5 ~ 1.0) x 10-6/s로서 단일 미생물만을 사용한 경우보다 원소 변환 효율이 10배에서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생물들이 공존함으로 인해 자체 피독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20일 이상 연속하여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효율이 더욱 올라간다. 한 가지만의 미생물을 이용하여 이렇게 긴 시간 처리하는 것은 어렵다.

최종적으로 핵폐기물을 처리하려면 복합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얻은 다음에 이들은 키에브 핵 연구소에 있는 실험용 원자로에서 10-4 Curie/L에 이르는 고준위 냉각수를 직접 채취하여 실험을 하였다. 복합미생물 1g을 10ml의 고준위 냉각수에 넣고 25℃에서 유지하면서 5일 마다 방사능 세기를 측정하였다. 30일 동안에 걸친 실험 결과 앞서 소개한 그림 1과 같은 놀라운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 그림에서 보면 바륨140, 란타늄140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효과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보이는데 코발트60은 그대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아마도 각 원소 별로 필요로 하는 양이온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도 방사성 코발트를 처리하는데 요구되는 최적 배양액 성분이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원소 변환을 일으키는 최적 조건이 있다는 것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특히 리튬(Li+), 나트륨(Na+), 칼륨(K+), 루비듐(Rb+), 세슘(Cs+), 탈륨(Tl+) 등의 양이온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배양액에 같이 혼합하면 원소변환 속도가 1.8배 내지는 2배 이상 빨라진다. 

또한 원소변환 반응에 따른 에너지 출입 량을 계산한 결과 원소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출력 에너지는 1,875 W가 되며 이 정도의 에너지로는 생체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원소 변환, 즉 핵의 양성자나 중성자의 이동이 가능한 것은 쿨롱 장벽이 순간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제안하였다. 매우 짧은 시간이라도 최적 에너지 우물이 생성되면 쉽게 쿨롱 장벽을 넘어간다는 것이다. 계산 결과 직경 약 10Å에서 12Å의 미세 기공에 4Å ~ 5Å 크기의 미세 균열이 존재하면 미세 왜곡이 일어나면서 2차원 내지는 3차원의 포텐셜 우물이 생겨 이러한 핵반응이 쉽게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원소변환이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도 아니고 입자를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하여 일어나는 충돌현상도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아직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왜 어떤 미생물은 원소 변환을 일으키려면 황, 망간, 요오드, 수은 등의 원소가 필요한 것인가? 왜 미생물은 성장하면서 원소변환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하려면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여하 간에 세슘과 철은 미생물이 성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들이 없으면 성장이 둔화된다. 방사성 물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얻어진 것으로 미루어 원소 변환이 미생물의 대사 작용에 의한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미생물들을 일러 “생물 핵 반응기”(nuclear bioreactor) 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5. 맺음말

지금까지 미생물을 비롯한 생체에서 관찰되는 원소변환 현상을 살펴보았다. 원소 변환을 쉽게 이야기한다면 연금술이나 마찬가지인데 학계에서는 이것을 중세시대에나 유행하였던 미신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원자핵이 바뀌는 원소 변환은 불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결과들을 보면 이제는 이것이 그렇게 쉽게 안 되는 것이라고 한 마디로 끝내 버릴 일이 아님을 느낄 것이다. 여기에는 어쩌면 인류가 그렇게 갈망하는 무한의 깨끗한 에너지와 자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실미리가 감추어져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생각을 여유롭게 하면서 유연한 사고를 유지만 한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사실 핵붕괴 현상도 학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배우지 않았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 중의 하나이다. 왜 핵이 저절로 붕괴하는가? 불안정해서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 불안정한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가? 붕괴하면서 방출되는 알파 입자는 어떻게 핵자들을 붙잡아 두는 강력한 핵력인 강력을 이겨내고 밖으로 나올 수 있는가? 이 모두가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핵붕괴 현상을 성공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러시아의 가모프(George Gamow)다. 그는 1928년에 방사성 원소가 붕괴할 때 핵 내부에서 빠져나오는 알파 입자의 에너지가 핵자 내의 포텐셜 장벽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것에 주목했다. 낮은 에너지를 가진 알파 입자가 높은 에너지 장벽을 뛰어 넘어 핵 밖으로 튀어나오는 이 현상을 일종의 양자투과효과로 해석함으로써 핵붕괴 현상을 성공적으로 설명했다. 이 덕분에 양자역학으로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핵붕괴를 일으키는 데 반드시 커다한 에너지의 입자가 꼭 필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역으로 같은 원리를 적용할 경우, 양성자나 중성자 등의 입자들이 핵 안으로 쉽게 들어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합리적일 것이다. 미생물이나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는 원자핵을 다루는 방법을 오랜 옛날부터 터득하여 활용하고 있는데 다만 우리가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현재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있는 원자력은 유도 핵분열을 통해 얻어진다. 1938년에 독일의 오토 한과 프릿츠 슈트라스만은 속도가 느린 중성자를 우라늄에 충돌시키면 우라늄 원자핵이 2개로 쪼개지면서 중성자가 방출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이렇게 방출된 중성자가 또 다른 우라늄의 원자와 충돌하여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이 연쇄반응의 결과 핵분열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면서 폭발하는 것이 원자폭탄이다. 원자력 발전은 이 연쇄반응의 속도를 조절하여 급격한 폭발이 없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원자력은 방사성 폐기물과 방사선 노출 가능성이라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현재 세계 어느 나라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때문에 폐기물을 그냥 땅에 묻어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경주 지역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한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방폐장의 새 이름)을 건설하고 있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에서와 같은 대형 사고가 일어났어도 방사능 오염을 처리하는 기술이 없는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오염지역에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는 시책만을 펴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의 대안으로서 미래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핵융합에 의한 발전이다. 핵융합은 두 개의 원자핵을 하나로 결합시킬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하는데, 그 주원료는 바닷물 속에 거의 무진장으로 존재하는 중수소(양성자 1, 중성자 1)와 삼중수소(양성자 1, 중성자 2)다. 그런데 문제는 핵융합을 구현하는 방법이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 개의 원자핵을 하나로 결합시키기 위해 가속시키면, 똑같이 플러스로 하전된 원자핵들은 쿨롱 반발력 때문에 서로 밀쳐낸다. 이 반발력을 이겨내고 두 개의 원자핵을 강력이 작용하는 거리 이내로 접근시켜 융합이 일어나도록 하려면 아주 높은 에너지(1만eV 정도)가 필요하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원자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1억 5천만도 이상의 높은 에너지 상태로 유지시켜야 하는데, 이런 플라즈마를 담아둘 마땅한 용기(容器)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현재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국가핵융합 연구소에서 건설한 토카마크도 초전도 자석으로 강력한 자장을 만들어서 자장 속에 플라즈마를 담아두어 핵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풀어야 할 난제가 많아 실용화되기까지는 시일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자원 걱정도 없고 방사능 폐해가 적은 핵융합이 낮은 온도에서 적은 에너지로 가능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게 되면 인류는 에너지 역사의 새로운 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핵분열이나 핵융합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던 원소변환이 생체 내에서 조용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핵물리학에서 요구하는 에너지의 100만 분의 1에서 1천 분의 1이라는 극히 작은 에너지로 일어나는 것이다. 

원소 변환 현상은 미생물에서만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물 전기 분해에 쓰이는 정도의 아주 낮은 에너지로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89년에 미국 유타대학교의 폰즈와 슐라이만은 팔라듐으로 만들어진 전극을 물에 넣고 전기분해를 하면 핵융합이 일어난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였다. 팔라듐 금속은 수소와의 친화력이 매우 뛰어나서 전기 분해 시 수소가 발생하는 음극의 팔라듐 전극에 수소가 몰려 전극 안으로 밀려들어가게 되고 고압의 조건이 만들어지면서 핵융합이 일어난다는 것이 그 주요 내용이다. 이 결과를 놓고 학계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사기라고 까지 혹평하였으나 미국 물리학회는 근 20여 년이 지난 후인 2008년부터, 그리고 미국 화학회는 2007년부터 상온 핵융합 분과를 공식적으로 개설하였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상온 핵융합(cold fusion)이 일어난다는 실험적 증거들이 많이 쌓였는데 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전기 분해라는 방식으로 아주 낮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전극에서 원소변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를 일러 “저에너지 핵반응”(Low Energy Nuclear Reaction, LENR), 혹은 “화학적 핵융합”(Chemically Assisted Nuclear Fusion)으로 부른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 미즈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온 핵융합을 위해 전기 분해를 실시한 다음에 팔라듐 전극을 분석하면 실험 전에는 순수한 팔라듐이었던 것이 실험 후에는 백금, 주석, 티탄, 크롬, 철, 구리 등의 새로운 원소가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원소의 동위원소 비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동위원소 비와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야말로 현대판 연금술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생물을 이용한 원소 변환 기술을 완전하게 확보하게 된다면 일차적으로는 원자력 발전으로 인한 문제나 재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속수무책으로 묻어두기만 하고 있는 핵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있어 실용적이고도 영구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예상 되는 것은 새로운 핵 기술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점이다. 20세기가 인간이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하여 반도체, IT 등의 기술 문명을 찬란하게 꽃 피운 시대라면 21세기는 핵을 제어하는 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기술 시대가 펼쳐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선진국들을 앞서 갈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식에서 벗어나고 단 1% 의 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 부담이 큰 연구라 하여도 과감하게 도전한다는 진취적 기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기이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이 이에 딱 들어맞는 사례가 아니겠는가! 

[참고문헌]

Berzelius, J.J.: Treatise on Mineral, Plant & Animal Chemistry (1849, Paris)

Goldfein S., MERADCOM Report 2247, Energy Development from Elemental Transmutations in Biological Systems, U .S. Army Mobility Equipment Research and Development Command, May 1978. DDC No. AD AO56906.

Heroux, O. and Peter, D. "Failure of balance measurements to predict actual retention of magnesium and calcium by rats as determined by direct carcass analysis." Journal of Nutrition, 1975, volume 105, pages 1157-1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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