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우먼파워⑧]강상희 한수원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안전 책임지는 원자력계 여성과학기술人의 사명감
내 당당함의 원천…가족들 전폭적인 지원서 비롯돼

“원자력은 최초로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원자력 분야에 여성과학자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사고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는 일은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식견이 필요하다.”

강상희(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자력산업에서 여성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수원 중앙연구원 신형원전연구소에서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안전성을 확인?검증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강 선임연구원은 “원자력발전소 운영은 인간이 편리한 문명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그러나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원자력발전소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인류의 핑크빛 미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과학기술인의 섬세한 감각을 통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한 운영에 대한 고조된 국민적 관심과 소통하고, 예리한 기술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원자력 과학기술을 선도한다면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의 더 큰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세계로 진출하는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더 큰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에 강 선임연구원은 매일 아침 연구실의 불을 밝히며 “인류의 풍요로운 미래와 국가 안전을 책임지는 원자력 분야의 여성 과학기술인”으로써 사명감을 읊조린다.

-‘금녀의 성’으로 대변되던 원자력계에서 여성으로써 원자력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특별히 원자력산업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또 그 일을 몇 년째 이어가고 있는가.
“학부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평소 폐기물 관리에 관심이 많았고, 이화여대-카이스트 간 연구 교류를 위한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원자력 분야에 관한 흥미가 생겼다. 대학원에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관련 연구를 시작하면서 원자력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한국수력원자력 연구원 공채 1기로 입사하게 되면서 원자력 분야의 일을 7년째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신형원전연구소에서 원자력발전소 설계 안전성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자동차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충돌 시험을 하는 것처럼 실제의 실험을 할 수는 없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백 가지의 사고 상황을 예측하고 모사해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러한 안전성 검증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와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방사선 방출 등의 상황을 예측하고, 이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이 충분히 보호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현재 원자력발전소의 신모델을 개발하는 신형원전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APR+원전 모델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현재 개발 중인 APR+노형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하게 정지 냉각될 수 있도록 피동안전계통을 도입해 설계했으며, 이로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제기된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해 산업계의 과제는 무엇인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산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신뢰도 증진을 위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한 운영과 더불어 원자력 산업계 종사자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위치에 올라오는 과정 속에서 “여자가 무슨…”이라던지 “나데지말고 편하게 살아라…” 등 남성 동료들의 시기와 질투는 없었나. 에피소드를 말한다면.
“연구 업무를 수행하고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다보니 개인의 연구 업적을 드러내기 보다는 협력하여 하나의 성공작을 내는 것과 같아 특별히 경쟁하거나 하는 점은 없다. 다만 임신과 출산과정을 지나면서 출산휴가로 인해 자리를 비우게 되었을 때 “저출산 시대에 애국자”라며 오히려 그 시간동안 내 자리를 대신 해준 동료들에게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

-(고생스럽지만) 보람을 느낄 때가 많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예기치 않은 사고 시에도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와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해석 평가업무를 담당하면서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게 설계됐고,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 얼마나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여기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항상 최선을 다해 나의 자리에서 맡은바 본분과 책임을 다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보통 기혼의 직장여성들이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워킹맘이 모두 슈퍼맘이 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어떤 사람인가. 또 가족구성원에게 고마웠고, 미안했던 점에 대해 언급한다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회사에 출근하는 날은 연구 업무에 집중하느라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출퇴근하는 하숙생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말이 되면 보통의 엄마들처럼 아이와 시간 보내기에 집중한다.

현재까지 원자력산업계에서 충실한 구성원으로써 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족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이렇게 인터뷰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본인처럼 원자력계 일원으로 일과 가정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우리나라는 원자력 선진국이다. 능력있는 여성 후배들이 원자력분야에서 그 자질과 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앞으로 활동 계획을 말한다면.
“신형원전 APR+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할 것이며 또한 원자력안전에 대한 국민이 더 큰 신뢰와 세계로 진출하는 원자력산업에 이바지하기 위해 책임과 노력을 다해 매일 매일을 살아갈 것이다.”

-(이번은 인터뷰건과 별도의 질문으로)오는 3월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기원 메시지를 부탁드린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로 한국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핵안보에 기여하는 한국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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