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장상구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장
핵안보 능력제고, 테러 예방 대응기술 의견 정보공유
물리적방호 시스템?방사능테러 장비 기술 시연 선봬

“‘2012 핵안보심포지엄’은 ‘세계 핵안보 거버넌스 혁신’이라는 주제로 학계, 연구소, 국제기구, 비정부 기구 및 각국 정부 전문가들이 참석해 핵안보 능력제고 및 핵테러 예방·대응 기술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2012 핵안보심포지엄’이 정상회의 개최 3일 전인 오는 23일 그랜드하얏트호텔서 열린다.

지난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본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장상구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원장은 심포지엄 개최의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장 원장은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핵 활동과 관련한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파이로프로세싱기술을 활용하면 고준위 방사성핵종(TRU)를 고속로 등에서 태우면 고준위폐기물을 소각 처리함으로서 몇 만 년씩 걸리는 고준위 폐기물관리 문제도 해결될 수 것”이라며 “또 한편 중수형 CANDU 원자로가 중성자 이용률도 높고 토륨과 TRU를 섞어서 연료로 쓰면 고준위 TRU를 태울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장 원장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안전조치’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이때 원자력통제기술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기대에 반해 이란 및 북한은 핵무기 개발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핵무기 비확산에 대해 더 강화되는 추세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안전조치(Safeguard) 수준을 따라가야 함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핵물질 도난, 유출 등에 대한 방호 조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의무적인 조치는 원자력 사업자의 부담이 수행되므로 이를 첨단기술 등을 활용, 효율적으로 이행해 국제사회에 우리의 투명성(Transparency)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롯해 핵안보심포지엄이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원자력(핵) 사용의 모범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대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서울 핵안보심포지엄’은 국내외 정부기관, 학계, 비정부기구(NGO) 등의 핵안보 전문가 250여명이 참석한다고 들었다. 핵안보심포지엄이 어떤 취지로 개최되는 것인가.
“핵안보 심포지엄은 각국의 정부, 국제기구, 학계, 연구소, 비정부 기구의 핵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능력제고 및 핵테러 예방·대응 기술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하여 개최된다. 핵테러 대응,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방호, 핵물질 불법거래 방지 등이 논의되는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핵안보 분야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이러한 주제에 대하여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핵안보 강화방안 및 한층 더 높은 비전이 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핵안보 거버넌스 혁신'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핵테러 위협 평가와 핵안보 현황, 주요 이슈와 해결방안, 핵안보와 안전 연계방안 등 다양한 핵안보 관련 사안들을 다룰 것이다. 또한, 핵안보 기술 전시회 및 정책 홍보전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세계 핵안보 거버넌스 혁신’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심포지엄의 주요 내용은.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크게 네 가지 주제가 다뤄진다. 핵테러 위협과 핵안보 현황, 주요 핵안보 이슈와 해결방안, 핵안보와 안전의 연계방안, 그리고 세계 핵안보 거버넌스가 그 주제들이다. 먼저 핵테러 위협과 핵안보에서는 세계 핵물질 관리현황 및 2010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진정사항을 점검하는 등 국제 핵안보 현황을 평가하게 된다. 주요 핵안보 이슈화 해결방안에서는 고농축 우라늄의 최소화 방안,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사이버보안 대책 등 현재 국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핵안보 이슈들과 그 해결방안이 다뤄지게 된다.

핵안보와 안전의 연계방안에서는 후쿠시마에서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테러로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이제까지 별개로 인식하던 원자력 안전과 안보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핵안보 거버넌스에서는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국제 핵안보 체제 발전방향에 대해서 다룬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 프로그램 중에 물리적방호 시스템, 핵물질 추적 관리 시스템, 휴대용방사능테러 탐지 장비 등의 6개 테마로 시연도 준비 중 이지 않나. 시연 발표 예정인 기술과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한다면.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표적인 기술로는 핵물질 불법거래 정보 실시간 처리 시스템, 물리적방호시스템 성능평가를 위한 시뮬레이터, 지능형 출입통제시스템, 감마카메라, 휴대형 방사능테러 탐지장비, 핵물질 운반위치 추적시스템이 그 것이다. ▲핵물질 불법거래 정보 실시간 처리 시스템은 핵물질 불법거래 정보의 실시간 접수/조사/분석/처리/보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물리적방호시스템 성능평가를 위한 시뮬레이터”는 원자력시설과 그 방호시설을 3차원으로 자유롭게 시뮬레이션하여 방호 취약지역 평가나 방호 유효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이를 소프트웨어는 원전의 물리적방호시스템 설계 및 물리적방호 검사에 활용될 수 있다.

▲지능형 출입통제시스템은 원자력발전소의 핵심구역에 대한 출입통제를 강화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으로써 내부 출입자의 위치를 RFID 기술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고, 출입권한 위반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감마카메라는 일반적인 가시광 카메라와 감마선 카메라를 융합한 영상시스템이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가시광 영상에 감마선 방출되는 영상을 중첩함으로써 방사능이 유출되는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이 카메라는 핵물질 취급 및 원격 작업시 또는 핵물질 운반시 사고나 도난 등의 핵활동 검증을 이한 감시용으로 활용된다. 감마선 및 가시광 영상 융합 시스템 개발에 대한 기초·개발·응용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휴대형 방사능테러 탐지장비는 감마선과 중성자를 모두 검출할 수 있는 가방형태의 장비로써, 방사능 테러의 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방사성물질 탐지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핵물질 운반위치 추적시스템은 핵물질 이동시 해당 물질의 이동정보와 이동경로 이탈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핵물질 운반 차량에 무선화상카메라, 위치 추적을 위한 GPS 등을 장착하여 원자력통제기술원 상황실에서 운반절차 전반을 관리 감독할 수 있다. 이 모든 기술은 심포지엄 기간뿐만 아니라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도 시연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방호, 방재 기술이나 시스템은 통제기술원에서 단독으로 개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업들과의 R&D로 개발되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자력시설의 물리적방호시스템을 평가하는 기술의 경우 그 기본이 되는 위협평가방법론은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했으며 그 이외의 원자력시설을 3차원으로 모델링하는 등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개발됐다. 통제기술원은 안보분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 대학, 연구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핵안보 체제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핵물질의 불법 반입을 막기 위해 올해까지 미국 내로 들어오는 모든 화물차와 트레일러에 대한 핵물질 검색을 의무화하고 있다.
“기존 탐지기는 납이나 철 속에 은닉한 핵물질을 놓칠 수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핵물질 검색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뮤온(Muon, μ)은 우주선(Cosmic Ray)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대기중 질소 등과 충돌 중간 생성물이다. 뮤온을 활용(Muon Radiography)한 은닉 핵물질 탐지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뮤온이 탐지기의 상단 센서와 트럭, 바닥의 센서를 통과한다.

이때 스캐너의 가스 탐지튜브에 뮤온의 이온화 자취가 남으며 센서는 이 흔적을 기록한다. 특히 우라늄, 플루토늄처럼 무게가 무거운 원자는 가벼운 원자와는 달리 뮤온을 굴절시킨다. 뮤온의 입사각과 출사각이 크게 달리지면 트럭에 핵물질이 있다는 증거다. 이 장비는 감마선도 탐지한다. 컴퓨터는 감마선 자료를 뮤온 자료와 일치시켜 뮤온을 굴절시킨 물체의 3차원 영상을 만든다. 이를 보고 수색 범위를 좁힐 수 있다.

현재 미국 디시전 사이언스(보안기업)가 트럭 내부는 물론 짐 속 까지 1분 이내 투시검색이 가능한 신형 스캐너 ‘뮤온 단층촬영기(MMPDS)’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기반연구가 수행 중이지만 기기 제작업체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통제기술원도 경북대와 공동으로 뮤온을 활용한 은닉 핵물질 탐지 기기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핵물질 불법거래 데이터베이스(ITDB) 및 정보처리시스템 개발도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는가. ITDB 및 Real-Time ITDB는 무엇이며 필요 배경을 설명한다면.
“핵물질 불법거래 데이터베이스(Illicit Trafficking Database, ITDB)란 핵물질이나 방사성 물질의 불법거래 사건이나 기타 관련된 불법 활동을 IAEA가 해당 국가로 부터 확인 받아 기록,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말한다. 이 ITDB는 1995년 IAEA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핵 활동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핵이나 방사성 테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ITDB에 수록되어 있는 사건의 범위는 핵물질이나 방사성 물질의 인가 받지 아니한 취득, 공급, 소유, 사용, 이동이나 폐기에 대한 내용이며 고의든 아니든 국경을 넘든 넘지 않았든 모두 포함된다. 또 Real-Time ITDB는 핵물질이나 방사성물질과 관련한 불법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 조사, 처리 및 전파 할 수 있는 IT기반의 정보시스템으로서 불법거래 사건 발생시 즉시에 처리해 IAEA에 보고함으로써 회원국들이 해당 불법거래에 즉각적으로 공동 대체토록 하기 위해 구축하게 된다.”

-ITDB 관련 국제적인 흐름과 국내 현황은 어떠한가. 향후 기대효과는.
“현재 IAEA는 기존 수기로 불법거래 정보를 제공하던 방식에서 웹기반으로 해당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해당정보를 IAEA로 제공하는 국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좀더 신속하게 불법거래 사건결과를 IAEA에 제공할 필요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우리나라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로서 선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국가에 도움을 주고자 Real-Time ITDB를 구축해 신속하게 불법거래 사건을 처리하고 IAEA에 보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Real-time ITDB를 통해 ITDB 참여 각국이 불법거래에 즉각적으로 공동 대체토록 하는데 도움을 주어 궁극적으로 전세계 핵 혹은 방사성 테러를 막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이 시스템을 이용해 불법거래 사건 발생시 국내 유관기관과의 실시간 협업을 가능하게 하여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토록 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7일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가 착공식을 가졌다.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는 어떤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인가.
“이번에 기공식을 가진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는 2010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하신 이명박 대통령께서 공약하신 사항으로 2013년 까지 완공하여 2014년에 국제사회에 개방할 예정으로 추진 중이다. 이번 센터는 대전 북대전 IC 인근에 44,329 m2의 부지에 5충 규모의 건물을 신축하게 되며 핵안보 및 핵비확산과 관련한 교육을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훈련기관으로 대규모의 외부시험시설을 센터 내부에 마련하여 실습위주의 내실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올 상반기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의 큰 숙제일 것 같다. 그렇다면 심포지엄 개최 이후에 통제기술원은 어떤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는가.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우리 원의 가장 큰 사업은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를 계획대로 건설하고 면밀한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그 운영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통제기술원은 이 센터를 아랍권, 동남아시아 등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할 계획이 있는 국가의 교육생을 적극 유치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핵안보 및 핵비확산 교육훈련의 허브로 육성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도 몇 몇 핵안보 교육 훈련 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대규모 실험시설까지 갖춘 기관은 거의 없기 때문에 국제사회도 많은 기대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센터의 운영 활성화를 통해 핵안보 협력 강화라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원전기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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