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대담]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안전委 표준설계인가 획득, 기술완성 의미
1기 수출시 생산파급 유발효과 1조1395억
본지에 원자력 소식ㆍ정보 파수꾼 역할 주문

“SMART는 그동안 가압경수로 개발과 건설을 통해 축적된 ‘입증 기술’을 근간으로 일부 신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100% 국산 원자로로 현재 인허가가 완료된 가압경수로 중 기술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원자로다.”
2010년 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한국전력공사와 공동으로 신청한 SMART 원자로 설계에 대해 약 17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지난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일체형 원자로로는 세계 최초 첫 인허가 획득이다.
오랜 인고 끝에 맺힌 열매는 달다고 했지 않는가. 정연호(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에게 ‘SMART 인가 획득’은 아주 특별하다.
표준설계인가는 동일한 설계의 원자로를 반복 건설하고자 할 때 정부가 원자로와 관계시설의 표준설계에 대해 종합적인 안전성을 심사해서 인허가를 주는 제도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표준설계인가는 SMART 기술이 완성됐다는 것을 뜻한다.
정 원장은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 등이 개발 중에 있는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 모델보다 한발 앞서 인허가를 획득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중소형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고 인증 획득 의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더불어 정 원장은 올해 초 발표한 원자력연구원의 수반사업 진행과정과 세 번째 생일을 맞은 본지에 축하메시지도 함께 언급했다.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함에 따라 SMART 개발에 참여해온 한전(KEPCO) 컨소시엄이 주도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협력 하에 중소형 원전 세계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데.
“SMART는 대형 원전보다는 발전단가가 비싸지만 화력 발전소보다는 경제성이 월등하게 뛰어나 전 세계 발전소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규모 화력 발전소의 대체 수요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전망이다. 전력망이 빈약한 개발도상국, 인구가 넓은 국토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 분산지형 국가, 해수담수화 수요가 높은 물 부족 국가 등도 중소형 원전 도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필리핀, 몽골, 말레이시아, 칠레, 카자흐스탄, UAE,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인도네시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또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노후된 화력 발전소의 대체 발전원으로도 적용 가능하다.”

-그럼 수출에 따른 기대효과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나.
“미국,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예상하는 중소형 원전 세계시장 규모는 2050년까지 500~1000기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50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SMART의 수출을 빠른 시일 내에 성사시키면 이 같은 거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SMART 1기 수출시 생산파급 유발효과는 1조139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635억원, 고용 유발효과 4339명으로 예상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창립 53주년을 맞은 올해 ‘대형 상용 원전-중소형 원자로-미래원자력 시스템’의 안전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 완성 계획을 밝힌바 있다. 그 계획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기술 집단이다. 기술 집단의 존재 근거는 앞선 기술력이다. 연구원은 2028년 실증로 건설을 목표로 개발 중인 ‘꿈의 원자로’ 소듐냉각고속로(SFR) 핵심 계통의 성능 및 안전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소듐 열유체 종합효과 시험시설(STELLA-1)’을 올해 초 완성했다. STELLA-1 의 구축으로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의 핵심 노형인 SFR의 특정설계인가 획득에 필요한 실험 데이터를 생산함으로써 그동안 설계 중심의 SFR 기술개발 능력을 하드웨어적인 검증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 SMART의 안전성과 성능을 종합 검증하기 위한 SMART-ITL의 구축도 최근 완료했다. 이로써 OPR1000과 APR1400의 안전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가압경수로 열수력종합실험장치’ ATLAS와 함께 목표했던 대형 상용 원전-중소형 원전-제4세대 원전의 안전성 및 성능 검증 인프라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올해 ‘연구방법론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요한 경영 목표로 내세웠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연구개발의 속도와 효율성을 과학기술 선진국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체계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원자력 기술기록화 사업’을 본격화해서 국가 원자력 연구개발 과정에서 창출된 지식정보 자원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전수할 수 있는 연구개발 기록물의 종합적 관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모델 시뮬레이션’ 방법론 개발에도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하려면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측정해봐야 성능을 알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머리 속에 생각하는 첨단 원자로가 있으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모든 현상을 볼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실험에 들어가는 직접비 비용 줄이고 개발 기간을 대폭 축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룰 수는 없는 큰 작업으로, 앞으로 5년 간은 지금 가지고 있는 컴퓨터 코드(소프트웨어)를 통합해서 하나의 모델을 만드는 일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끝으로 30일 세 돌을 맞이하는 한국원자력신문에 바라는 점과 축하인사를 부탁한다.
“한국원자력신문의 창간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30년 넘게 원자력계에 몸담아 왔지만 요즘처럼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늘어난 부정적인 여론에서 시작된 관심이긴 하지만 이를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국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제공해 주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를 전달하고 여론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언론의 기능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한국원자력신문이 국내 유일의 원자력 전문 매체로서 보다 정확하고 전문적인 소식과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파수꾼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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