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광일 탱크테크(주) 대표

“순수 국내 기술과 부품으로 원전용 솔레노이드 밸브 시제품을 제작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또 기기검증 및 내구성시험까지 완료한 후 외국 제품보다 향상된 성능데이터와 가격경쟁력으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원자력발전소 비안전계통(2차측 계통)에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하던 고가의 ‘원전용 안전등급(Q등급) 직동형 솔레노이드 밸브’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개발에 참여한 탱크테크(주)가 원자력산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주광일 탱크테크(주) 대표는 “탱크테크(주)는 1991년 회사를 설립 이후 20여년 동안 선박용 소화설비와 특수밸브, 선박예인 장치 등 제조업체로 ISO9001 품질인증 및 각종 선급인증을 획득하는 등 선박용 안전밸브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탱크테크(주)가 처음 개발한 유조선 안전밸브는 기름가스를 배출해 유조선 탱크 내부 압력을 안전하게 유지시키면서도 화염 차단 기능을 갖춘 특수 안전밸브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비상예인장치’, ‘탱크 클리닝 머신’ 등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들로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탱크테크가 이번에는 원전 기자재 중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원전용 안전등급(Q등급) 직동형 솔레노이드 밸브’ 개발에 참여하면서 원전산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 대표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 안전등급 설비에 사용되는 각종 솔레노이드밸브는 국산화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로인해 막대한 외화 유출은 물론 운전 중 주기교체 및 고장 정비용 자재의 수급이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끝임없이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솔레노이드 밸브는 대부분 외국 선진사의 제품을 모방해 일반 산업용으로 제작돼 차별화된 기술이 없고, 저부가가치 품목에 국한되어 있다”며 “또 고온, 고압 등의 극한 환경용은 기술력의 부족으로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원전용 기기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기기검증의 절차 및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 및 막대한 비용으로 인해 국산화 시도가 좌절됐으며 방사선, 내진, LOCA 등의 특수한 환경조건을 개발과정에서 반영하지 못하면 기기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탱크테크는 기계연구원과 효신과 공동으로 ‘원전용 안전등급(Q등급) 직동형 솔레노이드 밸브’가 국산화에 성공했고, 이로써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의 특장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주 대표는 마치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한 아이처럼 한껏 경양된 목소리로 “솔레노이드 밸브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며 “첫째 자성재료 흡인력 비교 검토를 통해 외산에서 국산용으로 대체가능하도록 자성의 우수성을 높였고, 표면처리를 통해 내식성 개선재료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플런저 및 코어의 재질 SUS430FR과 비슷한 흡인력을 나타내며, 표면 가공으로 내식성을 보완과 수급이 가능하도록 98% 이상 국내 부품(재질) 선정했다.

주 대표는 “또 열방출 능력 개선을 위해 솔레노이드 액추에이터부의 내에서 발생하는 열이 하우징 표면으로 외부 공기와의 대류 열 교환을 통해 잘 방출될 수 있도록 하우징 하부의 표면을 주름 디자인으로 제작하여 기존대비 표면적이 약 9%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케이블 인입부에 비금속재료 절연물질을 사용하여 케이블을 감싸는 구조로 변경해 절연기능을 강화했다.

주 대표는 “특히 내부와 외부를 차폐하기 위하여 코일의 전선이 유입되는 엑추에이터의 입구에 절연물질을 삽입해 외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최소화했으며 이는 케이블과 코일 사이의 연결 부위 보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국책 R&D 연구사업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그렇지만 막상 연구개발 이후 제품출시가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과연 ‘원전용 안전등급(Q등급) 직동형 솔레노이드 밸브’가 언제부터 본격 상용화가 가능해지며 그로인한 경제성 전망은 어느 정도인지는 그저 예상뿐이라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주 대표는 “원전용 솔레노이드밸브 연구와 개발로 국산화가 이뤄진다면 원전 및 타 산업분야에서도 외산과 경쟁할 수 있어 구입비용과 유지보수비용의 절감으로 국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활발한 해외시장개척으로 인력고용창출과 무역수지 개선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을 전망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용 솔레노이드 밸브의 세계 시장 규모는 4200억 원대로서 새로 개발된 제품이 상용화되면 그 가운데 5% 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대표는 “이번에 개발된 국산 솔레노이드 밸브의 예상가격은 개당 500만원으로 그동안 수입해 사용하던 원전용 솔레노이드 밸브 가격 700~800만원에 비해 30% 저렴하다”며 “이번 기술 개발로 비싼 가격과 납기지연 등 외국 회사들의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대표는 “내달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기기검증 테스트를 받게 된다”면 “이 검증을 무사히 마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제품이 본격 출시돼 비안전계통에 시범적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납품은 오는 2014년을 기점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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