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국민소통 해법은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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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국민소통 해법은 현장에 있다”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3.02.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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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천병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이해관계자 간 대립 조정자 역할 ‘재단’ 충실할 터
원전 경제성 효과, 수출산업까지 포함시켜야…사용후핵연료 공론화…존중ㆍ배려 통해 갈등 최소화

“고리원전으로부터 16km 떨어진 곳에 집이 있다. 그 집에서 40년을 살았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원전 국민수용성 확보의 첩경은 ‘현장 중심주의’에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직접 이해관계자들에게 배려와 관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에너지믹스, 계속운전, 사용후핵연료공론화 등 원자력 정책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현안 해결의 열쇠는 역시 국민과의 소통이다.
천병태(사진)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모든 국민의 원자력안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 부응해 재단은 올해 원자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최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재단의 국민소통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올해 주요 이슈가 될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며 원전과 관련된 모든 정책과정에 참여시켜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이에 천 이사장은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신뢰와 소통’이고, 이에 원자력 및 에너지정책의 대국민 소통사업에 오랜 경험이 있는 재단이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지원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월 취임 후 1주년을 맞은 천 이사장은 평소 ‘최종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신념으로 ‘재단사업 모니터링제도’를 도입해 사업효과와 투자비용을 엄격히 계산하는 등 경영효율화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

-어느덧 취임한지 1년이 넘었다. 그간의 소감과 더불어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던 사항이 궁금하다.
“재단 직원들은 원자력 홍보사업에 근 20년간 매진해 온 전문가다. 직원들이 자신을 믿고 스스로 책임감 있는 리더가 돼 다재다능한 제너럴리스트로 활약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는 ‘고리 1호기 재가동’ 여부가 원자력현안의 중심에 있었다. 이미 고리 1호기의 안전성은 계속운전 결정시 확인된 사항이지만 반핵단체들이 일부 시민단체 및 정당과 연계해 ‘고리 1호기 재가동’에 반대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원전과 지역주민, 이해관계자 간 갈등과 대립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한데 재단이 그 중심에 서야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원전 운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사회 각계각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국민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보다 적극적인 스킨십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머리를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두고 찬핵과 반핵으로 갈리고 있다. 특히 반핵단체들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에너지정책은 각국의 에너지 부존자원 현황 및 기술개발 수준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원전폐지를 선언한 독일은 전체 발전량의 24%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아도는 전력을 인접국가에 수출까지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과 시설보급에 막대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가파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일본의 경우 원전 가동의 중단은 사회, 경제적 문제를 야기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여름에는 1만8000 명이 넘는 사람이 열사병에 걸렸고, 사망자도 다수 나왔다. 경제적으로는 일본의 전력회사 10곳 가운데 8곳이 엄청난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그 적자의 원인은 바로 원자력발전을 대체하는 화력발전의 연료비가 약 70% 증가했다는데 있다. 이러한 연료비의 증가는 전기료의 인상으로 이어졌다.

전력부족 문제의 해결은 지속적인 원자력발전의 추진과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같은 발전설비의 확충밖에 없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확대는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나라는 입지조건마저 좋지 않아 단기간에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장기적인 검토과제이지 신재생에너지가 당장의 전력부족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자력발전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원이며 당분간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상호보완적 관계가 돼야 한다.”

-원전 해체철거비용, 폐기물 처분비용, 원전사고 피해보상비용, 사회적 갈등비용 등을 원전 발전단가에 모두 포함시키면 원자력이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원전이 과연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12월 말 원전사후처리비용을 재산정해 발전단가의 조정, 인상을 발표했다. 단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원전은 여전히 타 발전원에 비해 저렴하다. 타 발전방식에 비해 원자력의 높은 경제성으로 지난 30여년간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할 수 있었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토대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국내 원전의 불미스런 사건들은 원자력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세계 각국은 원전폐지 또는 신규원전의 건설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원전을 건설하지 못하면 그 영향은 10~15년 길게는 20년 정도 후에 나타난다. 최근 우리나라는 조선, 자동차, 전자산업을 이어 미래의 수출주도사업 발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적인 주력 수출산업이 중국에게 추월당할 형편이고, 이외에도 유럽발 경제위기 등으로 수출이 악화되는 등 새로운 수출동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 원전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능성이 큰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이다. 국내 원전산업이 위축된다면 수출사업에도 큰 타격이다. 미국이 과거 TMI사고로 원전산업이 위축된 동안 프랑스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투자로 현재 수출시장에서 상당한 점유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공간은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건설은 시급한 문제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공론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효율적인 공론화 방안을 제언한다면.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곳이 없으면 새 연료를 넣을 수도 없어 원전 가동이 중단되고, 수리도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문제는 원전 확대와 탈원전의 문제와도 상관없이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다. 부지선정, 지역주민들의 반대 등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해관계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며 원전과 관련된 모든 정책과정에 주민들을 참여시켜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강조하는 ‘현장중심주의, 현장에 답이 있다’다. 이와 관련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신뢰와 소통’이다. 이에 원자력 및 에너지 정책의 대국민 소통사업에 오랜 경험이 있는 재단이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지원 사업에 제도적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원전 선진국의 사례를 충분히 배워야 할 것이다. 예컨대 캐나다의 경우는 원하는 모든 단체들이 공청회에 개입할 수 있고, 그 기간도 충분히 길다. 핀란드의 경우, 원자력 관련 건설의 단계에서 지역주민과 협의한다.”

-지난해는 원자력 안전성에 대해 잇따른 논란과 의문이 제기되었던 해였다. 이를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전르네상스 재진입을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원자력이 우리나라에서 지속가능한 전력원이 되기 위해서는 원전 기술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넘어 지역주민을 비롯한 온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 관련시설 건설 과정에서 지역주민을 포함한 국민의 의견을 꾸준히 듣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지금보다 더 많이 듣고 싶어 한다. 30년이 넘게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해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민이 원하는 만큼 소통함으로써 신뢰받는 원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원전운전의 기본은 안전이다. 원자력발전은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사고를 수습하는 비용보다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기능이 효과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안전위원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과감하게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법규가 원전안전을 리드할 수 있도록 규제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달라진 것은 원자력과 방사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다. 방사선과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돕기 위한 재단만의 비책은 무엇인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련의 상황들이 원자력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위기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관심을 더욱 높여 원자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 무엇보다 먼저 원자력허브사이트 ‘아톰스토리’를 구축을 통해 원자력 및 방사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재단을 원자력 관련 모든 정보의 집합지이자 발신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톰스토리는’ 원자력에 대한 모든 정보들이 공유되고 원자력 관련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다목적 온라인 커뮤니티로 원자력에 대해 높아진 국민적 관심에 부응할 계획이다. 이 사이트는 재단을 비롯한 정부,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전 원자력계가 한 뜻이 돼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첫 시도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원자력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들이 온라인상에서 유통돼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아직 시작 단계로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모바일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홈페이지에 대한 편의성 및 접근성을 보다 강화해 ‘게시글?댓글 포인트 적립제도’ 및 SNS 이벤트 등을 시행해 국민들의 참여와 만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한국원자력신문 독자들과 원자력계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원자력문화재단은 지난 20년간 원전이 우리나라 전력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자라나는 차세대들이 원자력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학습자료를 제작?배포했고, 주부 및 여론주도층이 원자력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ㆍ학습할 수 있도록 전시관운영, 발전소 견학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반핵단체 등의 주장이 강화되면서 재단의 사업예산이 줄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년 대비 많은 예산이 삭감됐다. 원자력소통 전담기관으로서 재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오히려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매우 안타깝다. 원전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재단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