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수 한국수력원자력 건설본부장(전무)
국내 원전 도입부터 100% 기술 자립까지 지켜봐
명품원전 건설 위해 HSSE 추진…안전문화 생활화

“1971년 우리나라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첫 삽을 뜨며 본격적인 원자력산업에 발을 내딛은 순간부터 1995년 말 한국표준형 원전인 영광 3ㆍ4호기 건설을 계기로 기술자립도를 95% 확립, 그리고 2002년에는 안전성과 경제성이 더욱 향상된 신형경수로 1400(APR1400) 원전 개발까지 내 삶에서 원자력이 중요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

김동수(사진) 한국수력원자력 건설본부장(상임이사)에게 신울진 1ㆍ2호기는 조금 특별하다. 우리나라가 1971년 100% 해외기술로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 건설을 착수한 후 지속적인 원전 기술자립을 이루며 성장하는 과정을 30여년 넘게 지켜 본 그였다.

신울진 1ㆍ2호기는 국내 원전 도입 40여년 만에 최초로 완전 국산화된 원자력발전소로 건설되고 있다. 대한민국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신울진 1ㆍ2호기 건설이 한창인 지금, 한수원 건설본부 수장을 맡게 된 것이 어찌 특별하지 않겠는가.

김 본부장은 “신울진 1ㆍ2호기 건설을 계기로 국내 원전기술 100%를 이룩함으로써 지금까지는 원전수출시 해외 주요회사와의 동반진출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완전 자립된 독자적인 기술로 해외진출이 가능함에 따라 진정한 원전 수출국가로서의 위상을 국내?외적으로 천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울진 1ㆍ2호기는 2010년 12월 국내 최초로 해외수출에 성공한 UAE 바라카 원전(Barakah Nuclear Power Plants)과 동일한 노형으로 지난해 5월 열린 착공식에서 ‘최초 완전 국산화 명품원전 건설’을 캐치프레이즈로 내 걸었다. 이에 명품원전 건설을 위해 HSSE(Health, Safety, Security, Environment=보건, 안전, 보안, 환경) 선진화를 추진 중이다.

HSSE 선진화 추진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본부장은 “HSSE 선진화는 조직 및 인력 확보, 교육훈련 강화, 업무 시스템 및 프로세스 선진화, 시설 및 장비 개선, 안전ㆍ보안 문화 정착, 선진현장 벤치마킹 등 6개 분야에서 약 30개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이달부터는 UAE 건설현장 벤치마킹을 통해 선진 해외사례를 수집해 피드백 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공사 진행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낙하물 방지 시설을 개선하고 충격흡수매트도 설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근로자 쉼터와 편의시설도 추가로 설치하고 자동심폐소생기와 응급전화 등 설비도 확충해 작업환경을 더욱 개선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개선 외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문화의 생활화”라며 “이를 위해 매일 작업 전 일상적인 안전문화 증진활동을 발굴해 시행하고, 아차 사례에 대한 정보도 공유해 신울진 1ㆍ2호기 건설에 참여하는 전 직원 및 근로자들의 안전ㆍ보건ㆍ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진 건설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전 기자재 공급업체 일부에서 품질관련서류를 위변조와 관련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고 원전 기자재 품질에 대한 우려와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방치할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에 김 본부장은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설계, 제작, 시공의 전 과정에서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차적으로 공급업체는 계약서에 따라 안전과 품질을 보증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2차적으로 한수원 및 검사업체에서는 요건에 맞는 기자재가 납품되는지를 확인하고, 3차적으로 규제기관에서 전반적인 업무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원전에서는 가동원전과 유사한 위변조 사례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설치된 안전성관련 주요 기자재에 대해 조사를 시행했으며 특히 신울진 1ㆍ2호기에서는 유사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김 본부장은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향후 이런 문제의 발생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공급업체에서 시험성적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서명토록하고 한수원이 추가로 확인하며 시험성적서 원본을 해당 시험/검증 기관에서 바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재 품질확보 대책에 따라 문제를 일으킨 극소수의 일부 업체뿐만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품질확보에 주력해 온 대다수의 기자재 공급업체들도 품질검사, 서류검토 관련업무의 증가로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원전사업은 안전성과 지역주민의 수용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 제작, 시공의 전 과정에서 안전하게 건설되고 운영될 것이라는 데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며 “품질관련서류 위변조 문제는 해당 기자재의 품질요건 만족여부를 떠나 무엇보다도 국민의 신뢰의 위기를 초래한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열 배, 백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함을 기기제작업체 관계자들이 인식하고 모두 한 마음으로 신뢰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며 “그리하여 국내 원자력 산업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나라의 원전이 글로벌 원전 경쟁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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