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의 농축(濃縮)과 재처리(再處理) 반드시 확보해야

오는 2014년 3월 19일이 되면 지난 40년 동안 미국과 맺은 한미원자력협정이 끝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6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핵폐기물 처리문제가 대선 공약으로 얘기할 정도로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인 만큼 국제사회가 신뢰(信賴)할 만큼 좋은 대안을 마련하고 논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한미 원자력협정이 한국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게 선진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미국 의회의 관심을 당부했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의 핵심은 사용하기 전 핵연료의 농축과 사용한 후 핵연료의 재처리다. 1974년 체결 발효된 지금의 한미원자력협정을 맺을 당시의 우리나라의 상황은 지금처럼 원전 수출국으로서, 기술 선진국으로서 원자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는 현저히 다르다. 당시는 원자력 발전을 도입하려는 시점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5대 원전 보유국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는 나라다.

그렇지만 2013년 3월 현재 23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우리나라는 연간 700톤 이상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발생하고 있으며,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활한 핵연료 공급을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은 자원 재활용 및 폐기물 감소 차원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3년간 330억 원의 연구비로써 우리의 연구 기술개발을 통해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일관 공정 모의시험시설(PRIDE)이 5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도 지난 20년 동안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통해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내용을 한미원자력협정에서 협의를 통해 사용 전 핵연료의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반드시 성취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특히 파이로프로세싱의 1단계인 환원(reduction) 과정은 사용 후 핵연료의 발열량을 감소시키고 부피를 100분의 1로 줄이기 때문에 사용 후 핵연료 관리에 핵심적인 기술로서, 미국이 우려하는 핵확산 위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문학과학통섭포럼(상임의장 최진호ㆍ원전안전시민평가단장)은 첫째, 한국과 미국이 오랜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고 둘째, 그동안 양국은 원자력 분야의 협력도 꾸준히 지속해 왔다.

셋째, UAE 원전수출에서도 우리나라는 동맹국으로서 의리를 존중하여 미국과 깊이 협력해왔을 뿐만 아니라 넷째, 이미 20여년 동안 미국도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통해 핵개발이 불가능한 가장 효과적인 재처리 기술이란 사실을 알고 있으며 다섯째, 원자력 협정에서 핵연료의 농축과 재처리에서 패전국 일본은 되고 승전국 한국은 안 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용납할 수 없는 처사이다.

여섯째,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 10위권의 나라로서 국제사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우 속에서 후진국 원조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하던지 핵연료의 농축과 재처리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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