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관ㆍ전산기 등 9천여건 설비개선, 후쿠시마 후속대책도 추진
KINS, 10년 수명연장 ‘적합’ 판정…민간검증단 S/T 보고서 마무리
원안위 “전체회의 심의‧의결 거쳐 계속운전 허용여부 결정” 방침

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그야말로 ‘원전의 계속운전’이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의 원전 선진국들은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비, 운영기술의 발달로 설계수명 이후에도 충분히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 확보와 에너지 안보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장기 가동 원전에 대해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가동원전 총 435기 가운데 35%인 151기가 계속운전을 하고 있거나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에는 100기 가운데 72기의 원전이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계속 운전 안전성 평가 기준은 외국보다 강화된 요건으로서 주기적 안전성평가, 주요기기 수명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도록 돼 있다.

◆전 세계 원전 35%, 계속운전 中 or 승인 받아
그러나 국내에서는 30여년이 흐른 이른바 ‘노후원전’을 둘러싼 찬반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운영허가 기간 30년이 만료된 후 10년의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가동 중인 고리원전 1호기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원전이자 최초의 가압중수로(CANDU) 원전인 월성원전 1호기가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월성 1호기(시설용량 67만8000kW)는 1982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총 5회의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OCTF)’을 달성하는 등 평균 86.2%의 우수한 이용률로 운영돼 왔다.

지난 30년간 근속해 온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을 기점으로 30년 설계수명 만료에 따라 현재 가동을 중지했다. 한수원은 비록 월성 1호기가 출력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수많은 기기들을 가동하고 점검하며 정상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종의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작업은 계속하고 있다. 언제든 정상운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월성 1호기는 2003년 시행된 발전소 주기적 안전성 평가 결과 운영 허가 만료일(2012. 11. 20) 이전에 압력관 연신량이 허용치에 근접할 것으로 평가돼 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압력관 교체를 추진하게 됐다.

이른바 월성 1호기의 ‘심장’압력관을 교체하는 설비개선 공사는 2005년 4월 압력관 교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6년 5월에 캐나다 AECL과 압력관 교체 공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약 3년간의 압력관 교체 기자재 설계 및 제작 기간을 거쳐 2009년 4월 본격 돌입해 2011년 3월까지 총사업비 약 5600억 원, 연인원 약 16만 명이 투입됐다.

한수원은 압력관 교체뿐만 아니라 발전소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산기 교체, 고압 차단기 교체, 안전 계통 설비 추가 신설 등 크고 작은 설비개선 작업을 비롯해 기계 분야, 전기 분야, 계측 분야, 연료 설비 분야의 예방 점검(Preventive maintenance) 등 총 9000여건에 대한 총 839일간의 대규모 설비 개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1년 7월 18일 발전을 재개한 월성 1호기는 설비 개선 전후 대비, 안전성이 대폭 향상시켰으며 동일 노형 발전소로서 동일 공사가 진행 중인 캐나다 포인트 레프루(Point Lepreau) 발전소보다 최소 2년 이상 공기를 단축함으로써 중수로사업자그룹(COG)으로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월성 1호기는 후쿠시마 후속 조치 중 노심 건전성 확보와 사고 확산 방지에 필요한 이동형 발전차량 확보, 격납 건물 여과 배기 설비 설치, 노심손상시 발생할 수 있는 수소를 제거하는 수소 제거설비(PAR)를 설치해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수소 폭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지진 자동 정지 설비, 원자로 비상 냉각수 외부 주입 유로 설치 등 안전 강화 조치를 했으며 이외 후속 조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수로 원전 최초 839일간의 설비개선 성공
월성 1호기는 안정적인 연료 공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1985년 4월 1일부터 1년 동안 평균 98.4%의 이용률을 기록해 당시 가동 중인 전 세계 원전 271기 가운데 이용률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30년간 평균 이용률 86.2%로 세계 이용률 1위를 총 4차례 달성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월성 1호기의 객관적인 안전성 평가에 대한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요구가 잇달아 계속운전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원전 중수로형 원전으로는 최초로 IAEA에서 주관하는 안전성 평가(IAEA Peer Review)를 받았다.

2012년 5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경년열화 관리,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 등 6개 분야에 걸쳐 진행된 IAEA의 안전성 평가 결과 국제적으로 우수한 사례로 증명됐다.

IAEA 안전점검팀은 “안전 점검 기간 내내 발전소 직원들이 투철한 사명감과 풍부한 지식 및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철저한 훈련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월성원자력 직원들의 열정과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IAEA 안전점검팀은 “월성 1호기가 장기 가동 운전과 경년열화 관리를 위해 광범위하게 설비 개선 작업을 수행해 다수의 현장 점검 결과 현재 매우 우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수로형 원전으로는 드물게 체계적인 정비개선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며 원전 산업계가 공유할 만한 우수 사례라 언급했다. 이밖에도 환경방사선 감시 차량과 발전소 설계기준 데이터 관리, 구조물 수명 관리 시스템을 우수 사례로 꼽았다.
월성 1호기는 2009년 4월 1일 발전소를 정지한 후 중수로 세계 최초로 839일간의 대규모 설비개선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2011년 7월 18일 발전을 재개했다.
특히 월성 1호기는 캐나다가 해결하지 못한 원자로관 설치 부위인 튜브시트의 표면조도 불량 문제를 밝혀내고, 노심 내부의 정밀한 가공을 위해 특수 폴리싱 장비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 중수로 개발국인 캐나다에도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등 월성원자력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

월성 1호기의 성공적인 설비 개선 진행은 계속운전을 추진 또는 준비하고 있는 해외 동일 노형 원전에게는 적극 벤치마킹할 만한 롤 모델(role model)로 부각되고 있다.

2008년에는 우리나라에 중수로 기술을 제공했던 캐나다에 원전 관련 기술을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캐나다의 세계적인 원전 회사인 브루스파워에 원전 연료 취급 계통 설계 개선을 통한 운영 및 정비 최적화를 위한 기술 자문에 착수하면서 중수로 운영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2010년 9월에는 2기의 중수로형 원전을 가동중에 있는 아르헨티나와 원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의 설비 개선 기술을 도입키로 하고 아투차 1호기와 엠발세 원전의 압력관 교체등 대규모 설비 개선 후 추가로 25년간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승인 시 2022년 11월까지 가동
한수원은 2009년 12월 30일 계속운전 안정성 평가서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제출했고, KINS는 지난해 10월 “월성 1호기를 향후 10년간 더 운영해도 문제가 없다”는 계속운전 ‘적합’ 판정을 내렸으며 실제 가동 기간은 2022년 11월까지이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와 관련해 KINS의 심사보고서 초안을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http://nsic.kins.re.kr/nsic/reportList.do)를 통해 공개하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심의를 시작했다.

또 민간검증단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극한상황에서의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됨에 따라 설계기준 이상의 사고에도 안전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스트레스테스트(S/T)도 2013년 12월 완료하고, 지난해 연말 이 결과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안위는 “계속운전 심사에 대한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심의결과와 민간검증단이 제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원안위 전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허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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