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룡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미국 버몬트 주의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였던 버몬트양키 원전의 운영회사인 Entergy사가 2014년 12월 29일 원전 운영을 영구 정지하였다. 버몬트 주의 전력 70%를 공급하였고 이웃 주들에게도 값싼 전력(5센트/kWh)을 공급하던 원전이었고, 2012년 운영허가 40년이 만료되었지만 20년 추가운영허가를 받아 2032년까지 운영할 수 있는 발전소였다.

발전소 영구정지의 원인은 안전성 문제가 아닌 경제성 문제였다. 버몬트 주가 Entergy사와의 전력구매계약을 파기함으로써 발전소 운영을 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버몬트 주는 한창 열풍이 불고 있는 셰일가스에 기대를 걸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전성이 확보되고 안정되게 운영하던 원전을 정지시킨 대가는 제법 심각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올해 버몬트 주의 전력요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원전의 중단에도 불구하고 2.5% 하락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원전과 이윤배분계약에 따른 단 한 번의 과실일 뿐 내년부터는 바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버몬트양키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던 주변 주에서는 상황이 심각하여 올 겨울 전력요금은 37%~50% 상승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더욱이 버몬트 주가 수립한 온실가스배출 목표(2028년까지 50%, 2050년까지 75% 삭감)는 이제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는 목표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버몬트 주가 이럴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James Conca, Closing Vermont Nuclear Bad Business for Everyone, Forbes, 2014.9.29.)

오랫동안 논란을 계속해 오던 월성1호기의 설계수명이후 운영허가가 결정되었다. 원자력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결정한 만큼 계속운전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된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그래도 운영권자는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안전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설계수명에 도달했다고 원전을 정지시키는 것은 소중한 국가자산을 버리는 것과 같다. 미국은 총100기의 원전 중 76기에 20년 추가운영허가를 발급하였고, 18기는 현재 검토 중이며, 4기는 2021년까지 추가운영허가를 신청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해 둔 상태이다.

당초 미국에서 설계수명이 40년으로 설정된 것은 투입된 자본의 회수를 위한 것이었지 기기의 수명이 40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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