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h 한국원자력연차대회]전 세계 원전 35%, 계속운전 中 or 승인 받아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 설비개선…중수로사업자그룹(COG) 우수성 인정

▲ 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원전의 ‘계속운전’이 세계적인 추세다.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이란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되는 가동원전에 대해 법과 규정, 기술 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평가해 이에 만족하고, 경제성 또한 확보될 경우 운전을 계속하는 것을 원전의 계속운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법 시행령에서 ‘계속운전’이라 명하고 있으며 외국에서는 ‘License Renewal, Long Term Operation’ 등으로 명하고 있다.

세계의 원전 선진국들은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비, 운영기술의 발달로 설계수명 이후에도 충분히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 확보와 에너지 안보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장기 가동 원전에 대해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가동원전 총 435기 가운데 35%인 151기가 계속운전을 하고 있거나 승인을 받았다. 미국은 현재 100기의 원전(2013년 12월 기준)을 가동하고 있는데 이중 72%(72기)가 계속운전을 승인했고, 66%(66기)가 30년 이상 운영 중이며 28%(28기)가 40년 이상 운영 중이다. 미국의 원전 운영허가기간은 40년, 계속운전 허가는 사업자의 신청에 따라 20년 단위로 허용하고 있다.

영국은 총 16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30년 이상 운전 중인 원전은 5기이다. 영국은 운영허가기간에 제한이 없어 ‘주기적 안전성평가(PSR)’을 수행해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계속운전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영국 외에도 주기적 안전성평가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이다. 캐나다는 2~5년 주기로 운영허가기간을 갱신하는데 2013년을 기준으로 원전 9기는 30년 이상 계속운전을 하고, 2기는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또 프랑스의 경우 대부분이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 가동된 원전이며 안전성평가를 통해 34기 모두 40년 운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은 주기적 안전성평가를 통해 10년 단위로 운영허가 갱신을 하고, 러시아는 계속운전기간을 15년 또는 25년으로 확대해 원전 수명연장을 허용하고 있다. 스페인의 가로나 원전과 러시아의 비빌리노 1호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30여년이 흐른 이른바 ‘노후원전’을 둘러싼 찬반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운영허가 기간 30년이 만료된 후 10년의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가동 중인 고리원전 1호기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원전이자 최초의 가압중수로(CANDU) 원전인 월성원전 1호기가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원자력계 복수의 관계자는 “한국의 1세대 원전들을 시작으로 운영허가 기간만료가 차례로 도래하게 되는데 세계의 원전들은 기술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면 계속운전을 하도록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적, 사회적 수용성의 바탕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한국원자력산업회의(회장 조석‧現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주관으로 열린 ‘30주년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세계 주요 원전운영 국가들의 ‘계속운전’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속가능 원자력발전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엔지니어링본부장 ▲던칸 호돈(Duncan Hawthorne)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회장 ▲캐더린 맥카시(Kathryn McCarthy)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 책임연구원 ▲론 오버스(Ron Oberth) 캐나다원자력산업협회(OCI) 회장 ▲마쏘 타파졸리(Massoud Tafazzoli) AREVA USA 원전 인허가 및 계속운전 책임자 ▲게리 프라피어(Gerry Frappier)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CNSC) 평가분석국장이 계속운전 사례를 소개하고 관련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패널리스트들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운전’이 트렌드”라며 “노후원전이라도 설비개선을 통해 기술적 요건이 충족되면 가동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캐나다 원전 전문가들은 “캐나다원자력공사(AECL) 175명의 기술진이 한국에 파견돼 건설했던 월성 1호기가 30년의 가동을 마치고, 계속운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월성 1호기의 압력관 교체 프로젝트는 캐나다 포인트 레프로(Pint Lepreau) 원전에 비해 1년 늦게 설비개선에 착수했지만 성공적인 압력관 교체와 설비개선을 완료해 중수로사업자그룹(COG)으로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월성 1호기는 캐나다가 해결하지 못한 원자로관 설치 부위인 튜브시트의 표면조도 불량 문제를 밝혀내고 노심 내부의 정밀한 가공을 위해 특수 폴리싱 장비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 중수로 개발국인 캐나다에도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등 한국원전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월성 1호기의 성공적인 설비 개선 진행은 계속운전을 추진 또는 준비하고 있는 해외 동일 노형 원전에게는 적극 벤치마킹할 만한 롤 모델(role model)로 부각되고 있다. 2008년에는 우리나라에 중수로 기술을 제공했던 캐나다에 원전 관련 기술을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캐나다의 세계적인 원전 회사인 브루스파워에 원전 연료 취급 계통 설계 개선을 통한 운영 및 정비 최적화를 위한 기술 자문에 착수하면서 중수로 운영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제35회 전체회의에서 계속운전 승인 결정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운영하게 되는 월성 1호기는 현재 재가동을 위해 원자력안전법시행령 제35조 등에 따라 정기검사를 받고 있으며, 더불어 수용성 합의를 위한 사업자와 지역주민간 논의가 진행 중이다.

다음은 이날 주요 패널리스트들의 발표내용을 간략히 정리했다.
◆캐더린 맥카시(Kathryn McCarthy) 책임연구원=경수로(LWRS) 프로그램은 미국 에너지부가 장기적인 원자로의 활용을 위해 집중적으로 연구 개발을 하는 부분이다. 현 원자력발전소들의 계속운전은 미국 행정부에서 정한 2050년도까지 1990년대의 탄소 배출량의 80%까지 탄소 배출 감소를 실현할 꼭 필요한 방법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계속운전을 위한 면허 갱신과 발전소의 오랜 운영을 위한 투자는 발전소장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기술적인 결과물은 경수로 프로그램에 있어 직접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며 이는 계속운전을 위한 불확실성과 위험 요소를 줄여주고 의사 결정에 있어 도움이 된다. LWRS 프로그램의 연구, 개발 및 시범은 노후 현상과 장기 연구를 위한 특별히 제작된 에너지부 실험실의 전문가와 시설이 필요하며, 이는 대부분의 원자로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하는 데 많은 연구 개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고 있다.
LWRS 프로그램은 산업계, 특히 미국 전력연구소의 많은 지원을 통해서 장기적인 운영과 미국 및 해외 공급체 및 사업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산업계 기관들과 함께 많은 시범적인 프로젝트도 시행하고 있다. 대학들 또한 새로운 인재 육성을 통한 LWRS 프로그램을 실현하고 있다.

◆론 오버스(Ron Oberth) 회장=캐나다는 한국 원자력산업의 국산화를 돕기까지 기술 이전을 도운 국가 중 하나이고 이는 한국이 캔두형 연료를 NRU에 실험하면서 큰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기술 자립을 성공적으로 이루게 되고 2010년 강력한 외국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한국형 원전 기술을 UAE에 수출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월성에 캔두형 중수로를 건설하면서 점차 한국으로의 기술 이전이 성공하여 마지막 4호기 때는 대부분 한국 기업이 건설에 참여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은 캐나다를 제외하고 캔두형 중수로를 통한 전력 생산량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OCI와 한국원산은 원자력산업 진흥을 위한 MOU를 2014년 8월 캐나다 벤쿠버 PBNC 행사에서 체결하였다. 이 협정에는 OCI와 KAIF의 협력사들이 도모해 한국, 캐나다, 제3국의 원자력산업을 도모할 기회를 찾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돼 있다. 이 협정을 통해 양국 간의 원자력 발전의 대한 전반적인 기술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2024년까지 원전 11곳을 추가해 총 34개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온타리오 주 또한 Bruce와 Darlington이 원전 10기가 수명이 다해 양국간의 원자력발전소 개발에 있어 큰 계획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양 국가 간의 업체들은 서로의 자원과 기술력 협력을 하고 이를 통한 인도, 폴란드, 남아공 등의 해외진출을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마쏘 타파졸리(Massoud Tafazzoli) 책임자=계속운전을 위한 운영허가 갱신규정(License Renewal(LR) Rule)은 미국 76기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을 각 20년 이상 연장하였다. 38기의 원자력발전소는 현재 40년 넘는 기간 동안 안전하게 계속운전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원자력규제 위원회(NRC)의 2차 수명연장(SLR, Subsequent License Renewal)과 관련한 규정은 상업용 원자력발전소들이 60년 이상 가동할 수 있도록 유지하게 하는 안정적인 규제로 자리 잡았다.
수명연장 및 계속운전을 준비함에 있어 계통 구조물 및 기기, 관련 시간 제한 경년열화 분석을 통한 통합적인 발전소 평가 등을 통하여 수명 관리 시스템이 적용되어 평가되어질 것이다. 발전소의 현 상황과 수명에 관한 영향을 놓고 볼 때 이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들이 발전소 수명에 있어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명관리 시스템 평가 사항은 수명연장을 위한 복잡한 기술적 검토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최종적인 평가 결과를 통하여 계통 구조물 및 기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계속운전 원자로의 질적 저하를 막는다.

◆게리 프라피어(Gerry Frappier) 국장=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캐나다의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을 총괄하고 있다. 허가를 원하는 기업들은 통합적인 안전, 시설, 장비에 대한 검토 및 평가를 받아 발전소 가동의 여부를 승인받아 발전소를 새로이 정비할지 운전을 연장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통합적인 안전에 대한 검토는 발전소의 현 실태와 앞으로 작동하여 정부의 규제, 정책, 기준 등을 맞출 수 있는지 평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성을 평가하게 된다.
캐나다 및 전 세계적으로 원자로 사용에 있어 연구개발 비용 및 기술의 발전 또한 평가 대상이다. 이로 인하여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용이 가능한지 평가가 가능하고 구조, 시스템, 부품, 프로그램에 있어 변경할 부분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캐나다는 대중과의 소통을 통하여 계속운전 심사 결정을 함께 하게 되는데 이에 위원회는 대중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청회를 열어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최후 결정을 내리게 된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재까지 여러 원자로에 수명연장을 승인하였고 지금도 계속운전에 대한 승인을 검토 중에 있다. 캐나다 원안위는 언제나 철저한 과학적 분석과 많은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캐나다 원안위는 캔두형 원자로 수명연장에 있어 한국 원안위와 기술적, 경험적인 내용을 공유해 월성 1호기 수명연장에 큰 도움이 됐다.

◆어근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심사단 PM=한수원은 2009년 12월 30일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안정성 평가서(신청서)’를 제출했고, KINS는 2010년 12월까지 서류적합성 검토 완료 이후 2011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약 3년 8월여 간 계속운전 안전성 확인을 위한 심사를 추진했다.
2014년 10월 KINS는 “월성 1호기를 향후 10년간 더 운영해도 문제가 없다”는 계속운전 ‘적합’ 판정을 내렸고, 원안위는 이 심사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했다. 이에 추가해 월성 1호기에 대해서는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대형 자연재해에 대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 지역주민, 환경단체, 지역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검증단을 별도로 운영한 바 있다. 특히 계속운전 심사 및 스트레스테스트 홈페이지를 통해 중간과정과 심사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해 왔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