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국내외 전문기관 의뢰…118회 깐깐한 수질검사 완벽통과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 내달 19~20日 주민투표 진행예정

기장군은 지금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이유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앞두고 ‘삼중수소 오염’에 대해 부산시와 주민들 및 NGO단체 간의 치열한 진실공방 때문.

해수담수화(海水淡水化)는 바닷물을 역삼투압 원리를 이용해 깨끗하고 맛있는 수돗물로 만드는 기술이다. 바닷물은 염분(나트륨)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먹는 물은 물론 공업용수로도 활용하기 어려운데, 해수담수화기술은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물질을 제거해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하는 것이다. 국내의 해수담수화기술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말(言)은 이 사람 저 사람 옮겨 가는 동안에 온갖 소문이 보태여 지고, 음식(食)은 멀리 전달해 가는 동안에 한 가지 두 가지 덜어 내 부족해진다’는 옛 속담처럼 기장해수담수를 둘러싼 의혹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반대대책협의회 “아이들에게 방사능 물 먹일 수 없다”
급기야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는 “아이들에게 방사능 물을 먹일 수 없다”며 내달 19일부터 20일 이틀에 걸쳐 기장해수담수 공급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기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 할 예정이어서 원자력계 안팎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가 주장하는 내용은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먹는 나라는 지구촌에서 한 나라도 없고 ▲원전 부근의 취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곳이 없으며 ▲수돗물 요금이 인상 ▲삼중수소로 대표되는 인공방사성물질 검출에 대한 우려 등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해수담수화시설은 현재 유럽과 미국, 중동 등 전 세계 120개국, 8500곳에서 이미 먹는 물로 사용 중이고 국내 도서지역 100여 곳에서도 식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전 주변 취수원 식수 사례와 관련해서 “캐나다의 온타리오 호수와 오타와 강, 그리고 해안 지역 중 원전이 있는 같은 수계 5∼28㎞ 내에 34곳의 취수원이 운영 중에 있다”며 “특히 온타리오 호수에 있는 피커링과 달링톤 원자력발전소 주변에는 가깝게는 5㎞에서 28㎞까지 17곳의 먹는 물 취수원이 있고 미국도 원전 20㎞ 내에 10개의 취수원을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상수도사업본부는 지연되고 있는 기장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토론을 통해 찬반측이 함께 기장해수담수화 문제의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며 반대대책협의회에 토론회를 제안했고, 지난 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측은 “고리원전 배출수에 의한 방사능이 저량이라도 장기간 음용시(피폭이 되면) 암환자 발생, 유전병, 심장병, 그 외에 여러 가지 병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찬성측은 “해수담수화 취수원인 기장 대변의 바닷물과 담수화된 수돗물에 대한 삼중수소 검사를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104회 걸쳐 미국NSF, 부경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산 수질연구소 보건환경연구원 등 5개 전문검사 기관에 의뢰했으며, 그 결과 한 번도 검출된 사례가 없고 낮은 농도에서 유해성이 있다는 주장은 하나의 추정 이론이지 검증된 내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WiNK “삼중수소, 라돈보다 1000배 위해성 낮아”
실제로 삼중수소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수질기준은 1만Bq/ℓ(베크렐/리터)이하이며, 일본은 삼중수소 기준이 없을 정도로 유해성이 아주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국내외 방사능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WINK) 과학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수돗물에 삼중수소가 환경농도(0.3Bq/ℓ) 수준으로 있어도 천연 방사성 물질인 라돈에 비해 1000배 이상 위해성이 낮다”며 “매일 2.2ℓ를 100년간 음용해도 인체가 받는 피폭선은 0.0004mSv(미리시버트)로 연간 자연(땅, 공기, 햇빛)에서 받는 방사선 피폭량 3mSv의 7500분의 1 수준이고 인체 위해성이 없는 연간 피폭 저선량 100mSv의 25만분의 1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주변 환경의 삼중수소는 빗물에 높게 포함되어 있어 전국 연안(0.3∼0.4Bq/ℓ) 보다는 강물(0.9∼1Bq/ℓ)에서 높게 나타나 강보다는 바다 취수원이 더욱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상수도사업본부는 “만일의 수질오염사고에 대비해 2015년 11월 해수담수화 시설내 ‘방사성물질 분석감시센터’를 설립해 바닷물은 실시간 감시하고 수돗물은 매일 정밀 감시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 만약 미량의 방사능이라도 검출 시에는 취수를 즉시 중단하고 시민에게 공급되기 전 배수지에서 수돗물을 차단한 후 다른 정수장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이중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은 제주 우도의 해수담수화시설(하루1천t)보다 45배나 큰 규모로 역삼투압 방식의 단위시설로는 세계 최대이다. 세계최대 규모에 세계최고 설비로 생산하는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은 깨끗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비용까지 저렴한 ‘경제적인 물’이다. 깐깐한 수질 검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집 안에 굳이 정수기를 들여놓지 않아도 되는 장점까지 있다.

양재영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기장해수담수화 안전성 논란’을 지켜보며 “NGO단체들은 고리원전에서의 사고 시 방사능 문제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고리원전의 남서쪽 11.3㎞에 있는 해양정수센터는 항상 시속 0.9~1.8㎞로 북동진하는 쓰시마해류 때문에 고리원전 배출수의 영향을 받지 않다”며 “해류의 영향은 차치하고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그때 해수담수화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면 될 일인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 때문에 맑은 물을 공급하는 설비를 가동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억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시민운동은 잘못된 정책이나 자칫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소홀할 수 있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장치요, 풀뿌리 민주주의의 소산이다”며 “그러나 일부 NGO단체가 반핵이라는 목표에 집착해 과장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될 일이다. 부산 태생에 현재 기장 주민으로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 진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내달 2~3일, 기장해수담수 국내·외전문가 특별강연회
한편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내달 2일부터 3일까지 해수담수 수돗물과 방사능에 관한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해수담수 수돗물의 안정성에 관한 국내외전문가 초청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일 오후 2시 기장군청 차성아트홀에서는 기장 및 송정동 주민 등 30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회가 있을 예정이며, 3일 오후 2시 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 관심있는 시민 등 20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특별강연회에서 국외전문가로 캐나다 더럼 지자체 존 프레스타(John Presta) 국장은 ▲더럼지자체 내 상수도 운영 현황 ▲온타리오 호수 내 원전과 정수장 현황 ▲방사성물질 오염사고 대비 더럼 지자체의 방사능감시시스템 구축사항 등을 소개한다.

김영환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번 강연회가 해수담수 수돗물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물 부족’을 대비한 부산시의 상수원 다변화 시책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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