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한반도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뻗어가라]<눈여겨 볼 세션 KEPIC 논문 베스트5>

이홍표 한수원 중앙연구원
플랜트건설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시 되고 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충분한 여유도를 확보하여 내진설계(seismic resistance design) 개념으로 건설/유지관리하고 있다.

내진설계는 요구되는 지진강도를 충족하도록 구조물 자체를 강건하게 건설하는 방법이고, 면진설계는 내진설계를 바탕으로 구조물과 지반 사이에 면진장치(seismic isolator)를 설치하여 지진에 의한 충격하중을 면진장치가 소산시켜 상부구조물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법이다.

면진장치를 이용한 지진안전성 향상은 일반 산업구조물의 경우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으나, 원자력구조물에 적용된 사례는 극히 일부분이다. 최근 지진발생 빈도가 많아지고 발생규모도 커짐에 따라 강진지역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에 면진설계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원자력 강국으로 해외 원자력 수출 시 강진지역을 대비하여 원전에 적합한 면진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지난 5년 동안 수출형 원전에 적합한 ‘면진장치 국산화 개발’ 연구과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왔다.

이 연구에서 개발한 원전용 면진장치는 상호보완을 위해 납을 삽입한 고무계열(LRB, Lead Rubber Bearing)과 MER-spring을 이용한 마찰방식(EQS, Eriad-Quake System)의 두 종류로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예상지진보다 에너지가 20배나 큰 리히터규모 7.3 정도(최대지반가속도 0.5g)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 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현저히 감소시켜 원전 구조물 및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 면진장치는 원전 구조물의 크기를 고려하여 LRB와 EQS의 경우 각각 직경 1500mm와 2.5m×2.5m×0.9m 이다.

면진장치를 원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터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까다로운 성능검증을 수행해야 한다. 즉, 외부환경에 노출되고 원자력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내환경, 방사선조사, 내화 및 극한성능평가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성능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LRB의 경우, 고무소재 신규배합 도출, 납-삽입 공법 개선, 신규금형기술 도입, 고무-철판 접착방식 개선, 고무전단탄성계수 향상 등 다양한 성능개선을 수행하였다.

또한 EQS는 분절형 스프링 기법 개발, 마찰소재 내구성 향상, 비복원 변위 개선을 위한 선압축 기법 도입 및 대변위수용을 위한 더블형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렇게 소재차원의 성능개선을 통해 최종완성품에 대한 단일제품 실증실험과 하이브리드 및 축소구조물 적용 성능평가를 수행하여 지진력 저감 및 신뢰성 검증을 수행하였다.

단일제품 성능실험은 성능개선된 실규모 면진장치를 국내시험기관인 KCL(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압축/전단에 대한 기본특성을 평가하였고 국내시험기 한계로 불가능한 극한성능평가와 실지진파의 성능검증은 미국의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 Diego)에서 수행하여 외국제품에 비해 탁월한 성능이 입증되어 국내 원전의 수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축소구조물에 적용하여 다양한 지진하중 발생 시 거동예측 평가로 안전성 검증의 실효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강진지역 대비 수출형 원전 경쟁력 향상뿐만 아니라 SFR(Sodium Fast Reactor) 사업 및 원전부지 대상 비상대응거점시설 건설 시 입증된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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