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부터 활성단층 본격연구…원전 ‘단단한 암반위에’ 건설
한수원, 원전 자동정지시스템 통해 ‘안전운전 저해 요인’ 예방

▲ 신고리원자력발전소 1,2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
원자력발전소는 엄격한 안전성이 요구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부지조사 단계에서부터 모든 분야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질 및 지진조사는 부지조사 및 선정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원전은 원자력안전법 규정에 따라 사업자인 한수원이 발전소 부지의 반경 320km 이내 지역은 문헌조사, 인공위성 및 항공사진 판독 등 광역조사를 수행하며, 40km, 8km, 1km 이내의 지역은 기존자료를 수진, 검토하고 지질의 구조, 단층분포, 암질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구물리학적 조사 ▲야외 지질조사 ▲단층 연대측정, 해양물리탐사 ▲시추조사(봉 형태의 코어를 천공해 지질의 구조, 단충분포, 암반특성 등을 직접 확인) ▲물리탐사(지하밀도의 차이, 지하수의 상태를 측정해 지하물질의 분포상태를 확인) ▲트렌치 조사(단층의 최종 활동 시기를 규명하고 지층의 연대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지표에 도량을 파고 굴착된 측면의 지질 상황을 관할) 등 단계적 정밀조사를 수행한다.

원전의 내진설계값은 정밀지질조사를 통해 예상 최대지진값을 산출한 후 여기에 충분한 여유를 두어 산정하는데 이렇게 사업자가 제출한 내진설계값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의 전문가들이 적정성 여부를 확인한다.

내진설계값은 그래비티(gravity)의 첫 글자를 따서 g라는 단위를 사용하며, 이를 중력가속도라고 한다. 우리나라 원전의 내진설계값은 0.2g 또는 0.3g이다. 이는 중력가속도 9.8m/sec2의 20% 및 30%의 크기를 나타낸다. 0.2g는 규모 6.5 정도의 지진에, 0.3g는 규모 7.0 정도의 지진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형 신형경수로인 APR1400으로 건설되는 원전은(신고리 3~6, 신한울 1·2) 해외수출 목적으로 설계된 발전소로서 다양한 부지여건을 포괄해 0.3g의 지진값으로 내진설계를 하고 있으며, 설계수명은 60년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신고리 5·6의 내진설계값은 0.3g이다. 사업자인 한수원이 광역(부지 반경 320km)의 지진 및 지질특성을 평가하고 육지의 경우 부지 반경 40km 지역과 해상의 경우 부지 반경 8km 지역에 대해서는 정밀지질조사를 통해 도출된 예상 최대지진값(0.145g)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산출한 값으로 이에 대해 KINS와 원안위 전문위원회 전문가들이 적정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한반도는 대규모 지각판의 경계가 아니라 판의 내부에 있어서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판 내부에서도 종종 파괴적인 지진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는 바로 ‘활동성단층’ 때문이다.

원자력안전법에 규정된 활동성단층은 3만5000년 이내에 1회 또는 50만년 이내에 2회 이상 활동한 지진과 관련있는 단층을 말한다. 1970년대 말 원자력발전소를 처음 건설할 때만 해도 활성 단층의 개념을 몰랐지만 한반도에 활동성단층이 존재한다는 최초의 구체적 주장은 1980년대에 나왔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대규모 단층이 10개 이상 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몰려 있는 동남부 지역에 30여 개의 활성 단층이 발견됐고 양산 단층, 울산 단층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1990년대부터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활성 단층 연구가 본격화됐으며, 최근에는 ‘활동성단층 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에 대한 연구과제가 진행됐고 있다. 무엇보다 원전부지 주변에 활동성단층이 있을 경우에는 활동성단층의 길이, 부지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내진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지진으로 피해가 날 경우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누출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떤 구조물이나 설비보다 더욱 더 튼튼하고 정밀하게 시공해야 한다.

이에 국내 원전은 자재 선정, 설비 및 기기 제작, 구조물 건설 등 각 단계별로 엄격한 품질관리를 시행하고 정부 규제기관으로부터 철저한 검사 및 점검을 받은 후 모든 공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다.

특히 원자로 격납건물은 단단한 암반을 굴착해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튼튼하게 짓는다. 단단한 암반층에 지은 원전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토사지반에 건설된 건물에 비해 30~50% 정도의 진동을 줄일 수 있어 매우 안전하다.

이에 국내 원전은 자재 선정, 설비 및 기기 제작, 구조물 건설 등 각 단계별로 엄격한 품질관리를 시행하고 정부 규제기관으로부터 철저한 검사 및 점검을 받은 후 모든 공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원자로 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건설하기 때문에 강한 지진에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2007년 7월 니카타 지진발생 시 대규모 지진발생에 의한 원자로 자동정지시스템의 필요성을 이미 예상하고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설계용역과 시스템 제작을 조기에 착수했다.

그 결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국내 원전 후속조치 사항 중 하나인 ‘지진발생시 원자로 자동정지시스템 구축’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추진할 수 있었으며, 현재 24기 전 원전에 설치를 완료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일본 지진발생 직후 원자로 및 터빈발전기 계통, 수력·양수 발전기 등 핵심설비에 대한 진동 및 출력 등 주요운전변수 점검결과, 지진 영향을 받은 발전설비는 없다”면서 “국내 24기 원자력발전소는 지반가속도 0.2g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지진원자로 자동정지시스템’이 설치돼 일정크기 이상의 지진동이 관측되면 자동으로 정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전 현장에서의 철저한 안전점검 뿐 아니라 원전종합상황실 운영을 통해서도 지진 등 각종 위험요인 감시 및 신속 대응에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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