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오 의원 “9ㆍ12 경주지진 직후 삼중수소 최대 18배까지 증가”
한수원 “법적제한치 1mSv보다 휠씬 작아…인체 미치는 영향 無”

▲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
삼중수소(三重水素)는 수소 원소의 유일한 방사성 동위원소로서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하고 원자력발전소, 연구용 원자로의 운영에 따른 부산물로 발생되기도 한다.

지구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전체 수소의 1/1018 이며, 주로 산소와 반응해 물과 수증기 형태인 HTO로 존재한다. 원전에서 삼중수소는 원자로 내에서 중성자 반응에 의해서 생성되고 특히 냉각재 및 감속재로 중수를 사용하는 중수로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월성 1~4호기가 중수로이다.

최근 원전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돼 지역 주민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으며,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9ㆍ12 경주지진 직후 약 3일간 월성원전 1~4호기 삼중수소 측정값이 최대 18배까지 늘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원전 삼중수소 논란’이 재점화됐다.

◆ACU 대체 투입된 보조증기계통 밸브 고장이 원인?
윤종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울산 북구)과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삼중수소 시간대별 측정값에 따르면 월성원전 4기 모두 수동 정지 직후인 지난 9월 13일 오전부터 15일 저녁까지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8배까지 측정값이 증폭됐다.

▲ 최근 1개월간 원자로건물 공기 중 삼중수소 측정 평균값 <윤종오 의원실 제공>
시간대별 특히 월성1호기 원자로건물 지하 측정값은 13일 오전 6시 평상시보다 3배 높은 0.30DAC(유도공기중농도)를 기록한데 이어 오후 2시에는 1.80DAC까지 올랐다. 같은 시간 원자로 건물 주출입구 농도도 1.20DAC로 측정돼 평소보다 12배나 높았다.

한수원 측은 “원전 증기로 돌리는 원자로건물공기조화계통(ACU, Air Conditioning Unit)이 원자로 수동정지로 함께 멈췄고, 대체 투입해야할 보조증기계통 밸브 고장으로 다소 늦어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윤종오 의원은 “4기의 원전을 동시에 멈춘 경우가 없어 20년 만에 작동한 관련 계통 밸브가 고장 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밸브 고장으로 보조 장치 투입이 3일이나 지체된 것 자체가 한수원의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일이다. 방사능을 다루는 곳에서의 점검 부주의는 곧 주민안전 위협으로 이어지는 만큼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삼중수소 농도 값이 일시적으로 최대 18배 증가하였으나 정상치로 회복됐으며, 이로 인해 일반인이 피폭되는 양은 연간 법적제한치 1밀리시버트(mSv) 보다 휠씬 작아(0.000006) 인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즉각 해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주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면서 ‘원전 삼중수소’ 찬반논쟁은 원자력계 안팎으로 불거지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대한방사선방어학회, 한국원자력학회는 공동으로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간했다.

2015년 6월 원전주변주민과 갑상선에 관한 과학적 분석이라는 전문 보고서를 공동 발간한 바 있는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객관적이고 과학적 관점에서 삼중수소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국내 원자력시설로부터 삼중수고는 인체에 유해할 수준으로 배출되고 있는지, 또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실제적으로 삼중수소가 인체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는지 등의 분석을 통해 일반 주민이 막연하게 생각하는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정리했다”고 보고서 공동발간 취지를 밝혔다.

총 150페이지 분량의 ‘삼중수소 인체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다룬 보고서는 4개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1장에서는 방사선과 인체영향에 대한 일반적 사항들을, 2장에서는 삼중수소의 방사선학적 특성과 삼중수소의 산업적 이용을, 3장에서는 국내외 원자력시설에서의 삼중수소 방사선 관리현황을, 4장에서는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효과비와 건강상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 외국에서의 삼중수소 역학연구사례를 정리했다.
▲ 국내 원전 삼중수소 배출량 연도별 추이 <'삼중수소 인체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
◆원자력학회ㆍ방사선방어학회, 삼중수소 과학적 분석 보고서 공동발간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원전 삼중수소 배출량은 2009년까지 600TBq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3년부터 최고치 대비 약 45% 감소한 360TBq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리, 한빛, 한울 발전소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연도별로 큰 폭의 변화없이 100TBq 이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월성발전소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감소해 현재는 국내 원전 전체 삼중수소 배출량의 약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성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운영으로 2007년 7월으로 인한 삼중수소의 배출량 감소 및 계속운전 준비를 위한 월성 1호기 가동정지(2012년10월29일~2015냔 6월9일)가 삼중수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로 냉각재와 감속재로 중소(D2O)를 사용하는 월성원전은 중수 중의 중수소와 중성자의 반응에 의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생성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소멸되는 양보다 더 커서 시간이 경과할 수록 원자로 계통 내에 축척되므로 방사선 안전관리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월성 2~4호기가 건설 인허가 과정에서 삼중수소 배출 저감화 대책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한수원은 2005년 사업을 착수 약 1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7년 6월에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완공했다.

▲ 월성원전 삼중수소 제거설비(TRF) 전경 및 개요
TRF는 월성 2호기와 3호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설은 크게 삼중수소에 오염된 중수로부터 삼중수소를 백금촉매반응으로 가스로 분이하는 분리공정, 분리공정에서 생성된 삼중수소와 중수소 혼합가스에서 삼중수소만을 초저온증류법으로 분리하는 농축공정, 농축공정에서 생성된 삼중수소를 티타늄 금속 수화물 형태로 저장하는 저장공정의 3단계 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중수 처리량은 100kg/h이며, 연간 0.7~4kg의 삼중수소를 제거할 수 있다.

2007년 7월부터 삼중수소제거설비 가동 후 20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중수로인 캔두 원자로를 22개 호기를 운영해온 캐나다의 캔두형 원자로 1기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연간 100~900TBq)과 유사하다.

◆국내 삼중수소 관리 법ㆍ기술 문제없지만 “지역주민 정책적 배려 필요”
보고서는 “국내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법에서 규정한 배출기준부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안전하게 잘 관리되고 있지만 원전 주변 환경시료에서 삼중수소 농도 준위가 비교지역보다 높게 검출되고 있으며 주민의 시료에서도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어 지역 주민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현 수준의 삼중수소 배출관리가 법적으로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윤리적 측면에서 지역주민의 불안과 우려를 보듬을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은 삼중수소를 포함한 모든 핵종의 환경 배출을 줄이는데 더 많은 노력과 투지를 아끼지 말아야 하고 동시에 주민건강의 지속적 모니터링 및 장기적 삼중수소 인체 영향 연구지원을 통해 삼중수소 인체 영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계속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에서는 “최근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에 대한 삼중수소 인체 영향 연구가 대규모로 추진될 계획이 알려지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과학적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보다 중수로 운전 경험이 오래된 캐나다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원자력 시설 주변 환경에서의 삼중수소 농도는 일반 환경에서의 삼중수소 농도에 비해 수십에서 수천 배까지 높은 수치를 나타났지만 실제 피폭선량은 연간선량한도(1mSv)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시설 가동이 장기화되어도 삼중수소가 환경에 축적되는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역학연구는 방사선 피폭에 따른 건강 위험을 추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증거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5개국 40만7391명의 원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공동연구에서 장시간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된 종사자에세 잠재적 암 위험도(백형병을 제외한 모든 암의 ERR/Sv=0.97(0.14, 1.97))가 관찰됐다. 그러나 불확실한 피폭선량 추정 가능성이 있는 캐나다를 제외하고 분석하면 유의성(백형병을 제외한 모든 암의 ERR/Sv=0.58(-0.22,1.55))이 관찰되지 않았다.

영국, 캐나다 미국등의 우라늄 농축시설, 삼중수소 생산 원전 종사자에 대한 역학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삼중수소에 의한 기형출산, 암 발생 또는 상망률 증가 등의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삼중수소에 의한 내부 피폭의 선량 데이터가 불출분해 삼중수소의 위험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광범위한 역학 연구가 전체 방사선 피폭에서 초과 위험이 발견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한다면 현재 환경이나 직업적 수준에서 삼중수소에 피폭된 사람들의 암 발벙률 또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결론을 얻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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