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희 IAEA 원자력발전국장, ‘원자력 역할’ 혁신방안 제언
신기술뿐만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과 규제 혁신 뒷받침 돼야

▲ IAEA의 'Nuclear Power and the Paris Agreement' 보고서 캡쳐화면
[원자력신문] 전 세계가 지구온도 2℃ 상승을 막기 위한 약속을 담은 신(新)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약(Paris Agreement)’이 지난 4일 발효됐다.

이에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수요전망)과 화력연료의 탄소포집 및 분리(CCS), ESS(에너지저장), 전기자동차,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원 다변화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꼽을 수 있지만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전력을 판매한 금액이 생산단가보다 낮을 경우 이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와 같은 정책적인 지원이 수반되지 않으면 충분한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파리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에 확산은 탄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 World Nuclear Association)에 따르면 전 세계의 450기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소는 연간 25억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으며, 오는 2050년도까지 1000GWe에 달하는 신규원전이 건설돼 원자력발전은 전 세계 전력수요의 25%를 공급할 것으로 평가했다.

원자력의 안전 문제가 현재와 미래세대에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자력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경제성,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기후체제(Post-2020)에서 ‘지구온도를 2℃ 이하’로 제한할 수 있는 저탄소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에 대해 재평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9일 경주HICO에서 열린 ‘2016 원자력클러스터 정책토론회(Nuclear Cluster Policy Forum)’ 특별강연자로 초청된 한도희(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원자력발전국장은 기후변화대응 방안으로서 ‘원자력의 역할’ 강화를 위한 혁신방안을 제언했다.

먼저 한 국장은 “2015년도에 수립한 2030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및 파리협약이 실행을 위해 지속가능한 저탄소배출에너지의 필요성이 더욱 주목 받게 됐다”면서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원자력을 활용하려는 다수의 국IAEA 회원국은 선진 원자력시스템을 조기에 개발해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과 파리협약(Paris Agreement)의 주요 결론 중 한 가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에 다양한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국장은 “이러한 혁신은 신기술뿐만 아니라 대처방안 실행 시 창조적 접근방식도 포함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원자력발전의 사회적 수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혜택도 보다 용이하게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현재 가동 중인 원전(ABWR, APR1400, VVER1200, EPR, AP1000 등 3세대 원자로)과 소듐냉각고속로(SFR), 소형모듈 원자로(SMR) 등 미래형 원전(Gen IV, 4세대 원자로)에는 기술혁신의 기회가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한 국장은 “단기적으로 발전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동 중 원전의 계속운전이 중요하며, 선진 혹은 개량형 원전의 신규건설을 통해 향후 가동중단이 예상되는 원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안전성이 향상된 중소형 원전은 향후 10~20년 내에 활용될 수 있고 보다 혁신적인 미래형 원전은 오는 2030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투입돼 원자력의 활용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향후 원자력의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포함하는 제도적 혁신 또한 뒷받침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IAEA, 기후변화 ‘원자력의 잠재적 역할 평가’ 연구中
한편 기후변화 방지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발전을 도입하려고 계획 중인 국가들은 IAEA가 곧 시행할 연구결과의 도움을 크게 받을 예정이다.

지난 4일 World Nuclear News에 따르면 IAEA는 ‘기후변화 완화전략에서 원자력의 잠재적 역할 평가(Coordinate research efforts of member states on the assessment of the potential role of nuclear in their climate change mitigation strategies)’ 연구를 회원국 간의 공동연구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다양한 분석적인 방법론, 프레임웍 및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는 IAEA의 기획 및 경제성연구 부문에서 총괄할 예정이며, 에너지원 공급방안 기획 측면뿐만 아니라 저탄소 기술개발을 저해하는 핵심장벽을 식별하고 저탄소 기술개발 투자전략 개발 접근방법론을 개발하기 위해 한 국가 내 정책이나 탄소가격과 같은 지원체계의 효과성 평가도 포함될 예정이다.

IAEA가 개발한 분석 툴은 원자력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에너지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하도록 충분히 일반화 돼 있으며, 이 분석 툴은 최근 국제신재생에너지기구(IRENA,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과 협약을 맺은 바 있다.

World Nuclear News는 IAE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양 기구간 협력의 중심에는 아프리카가 있지만 세계 어디로든 확장이 가능하다. 이제는 탄소 기반의 인프라를 저탄소 기반으로 바꿔야 할 때이며, 원자력은 저탄소 기반 인프라 중 주요 요소”라고 보도했다.
▲ IAEA의 'Nuclear Power and the Paris Agreement' 보고서 캡쳐화면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