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 지난 17일 울주캠퍼스서…IAB 초청 심포지엄 개최
신기후체제 출범 이후 국내외 원전산업계 다변화 동향 논의

[울주=원자력신문] 원자력에 종사하는 수 많은 과학자, 기술자, 사업가들은 지난 60년 동안 국제 사회를 향해 다양한 논리와 증거로 원자력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끊임없이 설득해왔다. 그러나 체르노빌 사고 이후 30년 동안 지구상에 늘어난 원자력발전소는 50기를 넘지 못했고 또한 후쿠시마 사고의 후유증이 과학적 사실과 무관하게 엄청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일 지구온도 2℃ 상승을 막기 위한 약속을 담은 신(新)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약(Paris Agreement)’이 발효됐다. 이에 2020년까지 전 세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에너지원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신기후체제에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에 확산이 탄력을 더하고 있다. 물론 원자력의 안전 문제가 현재와 미래세대에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지만 원자력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경제성,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바야흐로 원자력 산업에 ‘제2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 이에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총장 오세기)는 지난 17일 신기후체제 출범 이후 원자력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공유하고, 한국 원전산업 현황 및 홍보를 통한 원전수출 기여를 위해 7명의 국제자문위원, 출연사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6 KINGS 국제자문위원 초청 심포지엄’이 울주군 신암리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제자문위원인 ▲데일 클라인(Dale Klein)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장의 ‘후쿠시마 사고이후 원전안전설비 강화’ ▲레지스 마찌(Regis Matzie) 현 미국 에너지부 원자력자문위원의 ‘미 에너지부의 미래 원전 노형 전망’ ▲로저 스토우(Roger Stough) 전 미국 조지메이슨대 부총장의 ‘신기후체제 이후 지속가능한 원자력교육의 변화’를 주제로 세계 원전산업의 트렌드를 제시했다. 특히 질의응답 및 토론을 통해 최근 지진관련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 본 원전 안전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또 국내 패널로는 ▲박종혁 한국전력 원전수출본부장의 ‘UAE 바라카 원전의 현재 상황’ ▲김범년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의 ‘APR1400 원전 연계 발전 방향’ ▲조직래 한국전력기술(KEPCO E&C) 원자력본부장의 ‘한국 원자로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국민 수용성’ ▲오승종 KINGS 교수의 ‘APR1400-개발이후 건설까지의 과정’ 등을 발표해 세계와 국내 원자력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명실상부한 국제심포지엄으로 전개됐다.

먼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안전성 강화’를 주제로 발표한 데일 클라인 박사(사진)는 “후쿠시마 사고가 주는 중요한 교훈은 원전은 동시에 다중원자로에서 최악의 사건에도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상사의 잘못된 지시에도 안전성 우선의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효과적인 원자력 안전문화의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질의응답을 통해 최근 경주 지진 관련 원전의 안전성에 관해 데일 클라인 박사는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내진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뒤 “자동차를 충돌로부터 완벽하게 만든다고 최고 속도를 60㎞로 제한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듯 내진 강화를 위한 과도한 보수적 설계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제언했다.

이어 레지스 마찌 박사는 미국의 최신 원자로 기술을 소개하며 신기후체제 이후 개량형비경수로의 CO2저감효과를 전망하고, 최근 상대적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의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미 트럼프 행정부의 원전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으나, 원자력의 CO2 저감효과를 고려할 때 원자력에 대한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밝혔다.

조직래 원자력본부장은 “한국 원자로 기술은 초기 12기는 수입에 의존했지만 이후 OPR1000, APR1400, APR+(1500)으로 발전해 왔으며, 2030년까지 안전기능을 초고도화 한 ⅰ-Power를 개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조 본부장은 “ⅰ-Power는 피동 안전관리시스템을 탑재해 지진으로 인한 안전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면서 “원자력 안전은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 멈추면 넘어지듯 안전을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NGS IAB위원들 “바라카 현장, Team Korea 추진력 돋보여”
원자력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KINGS(KEPCO International Nuclear Graduate Schoo)는 세계적인 에너지변화 흐름에 앞장서고 원전의 안전한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실무형 지도자급(리더) 전문 인력양성을 위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5대 원전 공기업의 공동출연으로 2011년 9월에 설립됐다.

2012년 첫 신입생과 함께 개교한 KINGS는 원자력산업학과 1개 단일학과를 운영 중이며, 개교 이후 등록된 총 재적학생 수는 268명으로 그 중 한국인 학생은 135명이며, 해외 학생은 133명이다.

해외 학생들의 국적으로는 ▲말레이시아 ▲케냐 ▲베트남 ▲남아프라카공화국 ▲터키 ▲UAE ▲태국 ▲몽골 ▲인도네시아 ▲우간다 ▲예멘 ▲루마니아 ▲방글라데시 ▲요르단 ▲탄자니아 ▲튀니지 ▲브라질 ▲이집트 ▲폴란드 ▲나이지리아 등 총 20개국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또 2014년부터 현재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163명으로 이들은 각 소속사로 복귀해 전문인력으로 인정을 받으며,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KINGS는 개교 2년 전부터 세계화의 건학이념 구현 및 국제적인 관점에서 교과과정, 입학, 국제협력 등 운영 전반에 걸친 자문 수행을 위해 정근모 전 과기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제자문위원회(IAB, International Advisory Board)를 설립한 바 있다.

오세기 KINGS 총장은 “그동안 자문을 위한 회의 성격으로 진행되어 왔던 IAB회의를 위원들이 최신 국제 원전 트렌드를 반영한 직접 주제발표를 통해 생산적 변화를 유도하고 더불어 출연사 참여 확대로 국내 원전 트렌드 공유는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KINGS IAB 회원은 정근모 위원장을 비롯해 ▲박종혁 한국전력 원전수출본부장 ▲마이클 코라디니(Michael Corradini) 위스콘신메디슨대 교수 ▲데일 클라인(Dale Klein)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장 ▲레지스 마찌(Regis Matzie) 현 미국에너지부 자문위원 ▲로저 스토우(Roger Stough) 전 GMU 부총장 ▲퓸자일 체레인(Phumzile Tshelane) 남아공 원자력에너지社 CEO ▲라우노 린타마(Rauno Rintamaa) 전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센터 수석고문 ▲무하마드 빈 레바이 주리(Muhamad Bin Lebai Juri) 전 말레이시아 원자력청장 ▲부옹 후 탄(Vuong Huu Tan) 베트남 방사선 및 원자력안전청장으로 총 6개국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정근모 위원장의 주재로 IAB위원 패널 토의에서 데일 클라인 박사는 UAE 사업관련 “‘Team Korea(한국 원전관련기업이 하나로 뭉친 것)’의 강력한 추진력이 돋보였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서 원자력계는 미래를 위한 비전 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남아공 퓸자일 체레인(Phumzile Tshelane) 위원과 말레이시아 무하마드(Muhamad Bin Lebai Juri) 위원은 “KINGS 교육과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자국의 원전개발에 한국 원전 개발 경험을 적극 반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세기 KINGS 총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우리 원전기술이 앞으로 진행될 30년의 신기후체제에서 국제경쟁력이 지속가능한가 하는 문제에 대해 숙고와 대책을 준비할 때가 됐다”고 강조하며 “이번 심포지엄이 파리협약 출범이후 세계 원자력계의 현주소를 인지하고 지속가능한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6월 14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합동으로 발표한 ‘에너지·환경·교육부문 기능조정방안’에 따라 KINGS의 운영을 기존 한전에서 원자력분야 전문성과 원전 수출기능을 보유한 한수원으로 이관해 지도자급 국제전문가 양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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