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2017 신년기획-원자력산업 백년대계, 유망 중소기업 무한도전記]
파워엠엔씨, 두산重과 협력해 제어봉교체대 등 핵심기자재 국산화 성공

“붉은 닭의 해…우리가 접수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5위의 원전설비 보유국가로 1월 현재 총 25기의 원전을 운영(설비용량은 2310만kW)하고 6기를 건설하고 있으며, 4기를 건설 계획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원자력발전량은 16만4771GWh으로 국가 전력의 31.5%를 공급하고 있으며, 원자력 도입 38년 만인 2009년 한국형 원전인 APR1400 4기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함으로써 세계에서 6번째로 원전을 수출한 나라가 됐다.
원전 수출 성과는 상업용 원자로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분야로도 이어졌는데 2010년에는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했으며, 세계 최초로 스마트 원자로를 개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10만kW급 중소형 원자로 ‘SMART’ 수출을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대형원전부터 연구용 원자로에 이어 중소형원전까지 완벽한 ‘원전수출 포트폴리오’ 구축과 원자력기술 공급국으로서 국제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이로써 국내 원자력산업체 매출액은 2003년 1조7000억 원에서 2012년 4조1000억 원으로 10년간 약 2.4배 성장했으며, 기자재제작 분야는 2003년 6000억 원에서 2012년 2조로 10년간 약 3.2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기자재 시장은 오는 2035년까지 총 3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2013년 원전 납품비리 사건 등으로 한국의 원자력산업은 ‘빙하기’를 맞이하면서 침체기에 빠진 국내 원자력산업의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극약 처방이 필요했다. 다행히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본격화되고 더불어 한수원과 한전을 필두로 해외 원전시장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원전 기자재업계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우수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탁월한 품질관리 및 납품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원자력발전소의 기기건전성에 기여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과 성공을 향한 무한도전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원자력신문] “오류가 없는 완벽한 설계ㆍ제작ㆍ품질관리가 가장 확실한 원가관리이다. 고객의 신뢰와 만족은 제품의 설계에서 제작, 설치에 이르기까지 공정별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검증, 품질향상을 기반으로 실현될 수 있다.”

㈜파워엠엔씨는 산업용 계측제어장치 및 설비제작 전문기업으로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취급설비, 특수크레인 안전장치, 제철설비진단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 기술기업이다.

1997년 ‘민족을 위해 세계를 향해’라는 기조를 내걸고 국내 산업기반이 되는 측정과 제어 분야(Measuring & Control)의 기술자립과 국산화에 뜻을 모은 산업계, 학계, 연구소의 공학엔지니어들과 각 전문영역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직접 자본을 출자해 설립된 회사가 파워엠엔씨(POWER MnC)이다.

그러나 파워엠엔씨는 청연(靑燕)의 꿈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IMF를 마주하게 된다. 전재영(사진) 대표는 “1997년 8월 설립 이후 제대로 일을 시작해보기 전에 IMF라는 커다란 태풍을 만나 꼬박 10년이 고생길이었지만 파워엠엔씨만의 우수한 인력과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계측, 통신, 제어 및 구조설비진단 종합엔지니어링 사업은 포스코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의 제철산업 기업들이 우리의 제품을 찾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철 설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연속주조라인의 원활한 운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개발된 롤체커는 설비 운전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극대화 해 줌으로써 포스코를 비롯해 철강 생산 시스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 대표는 “돌이켜보면 IMF는 파워엠엔씨가 성장하기 위해 치러야했던 성장통이었다. 현재 파워엠엔씨는 시스템 통합과 소프트웨어는 물론 기계장치에서 역학 센서까지 직접 설계, 제작하는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고 최상의 품질과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각 전문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갖고 있는 인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종 고난도 기술 개발은 물론 국제적인 수준의 품질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워엠엔씨는 지난 12월 20일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돌입하면서 세계 최초 ‘제3세대 원전’의 포문을 열게 된 국내 25번째 원전이자 토종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모델 APR1400으로 건설된 신고리 3호기(설비용량 1400MW급)와 유독 인연이 깊다.

전 대표는 “핵연료 취급설비(FHE, Fuel Handling Equipment)는 선행호기(개선형 OPR1000)까지 수입에 의존했지만 한국형 원전의 총괄 설비공급사인 두산중공업과의 협력으로 핵심기자재 기술자립 및 국산화 추진이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며, 연료재장전기(RM, Refueling Machine), 사용후핵연료취급기(SFHM, Spent Fuel Handing Machine) 및 제어봉교체대(CEACP, Control Element Assembly Change Platform)를 일괄적으로 신고리 3ㆍ4호기에 최초로 공급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신한울 1ㆍ2호기 및 UAE 바라카 1~4호기에도 납품될 제품의 제작과 공급이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면서 “향후에도 국내외에 건설될 한국형 원전에는 빠짐없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워엠엔씨의 원자력 주력설비 중에 고하중 정밀 제어시스템(PLP, Precision Load Positioner)은 핵연료 교체를 위해 원자로 내의 중량물을 이송해 조립 등의 작업 시 크레인만으로는 제어할 수 없는 고도의 정밀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데, 사용되는 초정밀 위치제어 장치이다. 하중의 계측, 상하이동, 회전이동 등을 통하여 구조물의 손상을 방지하고 작업시간을 단축하는데 사용된다.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PLP는 안전성 등급(T-Class)을 획득해 신고리 3ㆍ4호기, 신한울 1ㆍ2호기, 신월성 2호기에 공급돼 운용 중이다.

또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크레인 안전운용 체계(COSAS, Crane Operation Safety Assurance System)는 규제기관으로부터 크레인의 건전성을 유지하기에 적절한 시스템으로 국산화 개발 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특정기술주제보고서(Technical Report) 승인을 받았으며, 신고리 3ㆍ4호기와 신한울 1ㆍ2호기 폴라 크레인(Polar Crane)에 장착돼 운용 중이다.

전 대표는 “크레인 안전운용 체계(COSAS)는 방사능 물질의 취급 시 적용되는 단일사고방지규정(Single Failure Proof Crane, NUREG- 0554)을 만족하는 원자력발전소 크레인의 필수 핵심설비”라면서 “특히 사용후핵연료의 이동에 필요한 연료건물의 캐스크 크레인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적용돼야 할 핵심기능으로 신규 건설은 물론 가동 중인 국내원전 전체에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20년을 맞이하는 전 대표는 “파워엠엔씨를 이끌어 온 원동력은 우수한 기술개발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가능케했던 임직원들과 허물없는 소통이었다”면서 “소통은 직원들의 사기, 의욕 고치와 동기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심점”이라며 ‘20년 소통철학’을 더욱 강조했다.

Nuclear Fuel Handling System

-기술개발을 위해 특별히 시행하고 있는 방안은.
“파워엠엔씨는 ‘기술입국 선도’라는 사명아래 그간 원자력발전소, 제철소 등 국가주요산업현장의 운영장비 국산화로 수출산업화 원칙을 지켜왔다. 현재 원자로 압력용기에 사용되는 ‘RV Metal O-Ring’와 스팀터빈용 중공형 노즐블레이드인 할로운 파티션(Hollow Partition) 등 개발 사업이 마무리 단계이며, 제철소 냉연간판시스템의 품질 척도인 평탄도를 측정하는 압연 롤 형상장치(Shapemeter System)도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품질의 중요성’이 최대 이슈로 대두됐고 원전당국은 사업자가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업무를 추진하도록 부품의 입고부터 출고·사용·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안전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규제를 더 강화했다. 품질관리 방안은 무엇인가.
“위변조 사건으로 인해 품질관리 강화에 대한 요구가 크게 대두됨에 따라 플레이트(Plate), 튜브(Tube), 라운드 바(Round Bar) 등 원자재부터 리듀셔(Reducer) 등 일반구매부품에 이르기까지 전 품목에 대해 문서 진위여부 및 유통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제작 시 공정관리 문서에 해당 작업인원이 서명을 한 후 관리자가 확인서명을 하는 실명제를 운영함으로써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품질검사자에 대해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검사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아울러 파워엠엔씨는 ISO9001, ISO14001, OHSAS18001, KEPIC QAP-1 요건을 만족하는 품질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원자력 T-Class(원자력 안전성 영향 품목) 획득 및 한수원 유자격 업체(크레인 등 예비품 공급, 정비공사 및 기기수리)로 등록돼 품질관리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9ㆍ12 경주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들은 많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원자력산업계에 필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신은 많은 부분이 원자력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한데, 단발성이 아니라 원자력산업계가 힘을 모아서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준비해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쌍방향 소통이 절실하다.”

-국내 원자력 분야에 진출하기까지 애로사항은. 또한 파트너 기업으로 한수원(혹은 전력분야 발주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원자력기자재의 제작에는 기자재의 용도에 맞추어 적절한 품질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위변조 사건 이후부터는 코드의 품질 등급과 관계없이 모든 기자재에 대해 ‘최고 품질 등급’에 준하는 품질문서와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요건에 맞는 품질문서와 활동은 당연히 관리돼야 하지만 요건을 무시한 과도한 품질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는 한수원을 비롯해 원전당국 관계자들이 귀담아 들어줘야하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중 큰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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