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에 민감한 마이크로-롤 적용 “빠른 속도” 강점
석유ㆍ화학부터 수소스테이션까지 적용범위 다양

수소는 석유, 화학, 철강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가 개발됨에 따라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 특유의 무색, 무취, 무미의 성질과 공기 중 농도 4% 이상만 되어도 쉽게 폭발하는 특성 때문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수소 누출 검지 시스템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수소 센서의 경우 전기화학식 센서, 촉매 센서, 음향식 센서, 세라믹 센서 및 반도체 소자식 센서 등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은 촉매 혹은 금속 물질이 수소에 의하여 열적, 전기적 성질이 변화하는 현상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및 스피커와 같은 부가적인 장치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이러한 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센서들은 수소 검지를 동작을 위해서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하며 이경우 센서에 인가되는 전류가 점화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수소가 누출됐을 때 폭발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기적인 신호 대신 광학적인 신호를 사용하는 광학 방식의 수소 센서들이 개발됐다. 특히 수소 누출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의 센서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개발된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수소 센서의 경우 대부분 WO3, MoO3 및 Y 등과 같은 가스 변색(gasochromic) 물질을 기반으로 제작 됐지만 이러한 가스 변색 물질들은 수소와 반응 물질간의 화학 반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응 시간이 수 분에서 수십 분까지 소요되어 응답속도가 느리며, 상온에서 비가역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전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높은 민감도 및 고속 반응속도를 가지는 수소 센서의 개발이 필요하다.

30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수소 가스 유출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한·중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이태윤 교수와 푸단대학교 용펭 메이(Yongfeng Mei) 연구팀은 둥글게 말려있다가 수소 가스에 반응하면 펴지는 나노박막 기반 마이크로-롤(micro-roll) 액츄에이터(actuator)를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수소 가스 노출 시 수 초 이내에 빛의 투과도가 50% 이상 달라져 센서가 즉시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태윤 교수는 “그동안 전기적인 신호 대신 광학적인 신호를 사용하는 광학 방식의 수소 센서가 개발됐지만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수소 센서의 경우 화학 반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응 시간이 수 분에서 수십 분까지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 센서는 전력 공급이 필요 없는 무전원성과 폭발 위험이 없는 비폭발성은 물론 수 초 이내에 반응하는 초고감응성 등의 특성을 나타내 상용화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존의 석유, 화학, 철강 등과 같은 산업뿐만 아니라 수소스테이션, 수소자동차, 연료전지 분산발전시스템과 같은 일상생활 분야까지 적용 가능하다”면서 “특히 정밀 수소 계측 장비부터 단순 수소 누출 경보 센서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소가 사용되는 분야 전반에서 적용이 가능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 교수는 “수소 센서의 무전원, 비폭발성, 초고감응성 등의 특성은 기존의 수소 센서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시장과 맞물려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면서 “아울러 연구진에서 제안하는 맨눈 검지가 가능한 무전력 방식의 수소 검출 센서는 기존 수소센서들과 비교해 저렴한 공정 및 원료로 생산되는 고부가가치 기술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한·중협력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4월 6일자 논문으로 게재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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