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계 반색 분위기 확산 조짐 vs ‘찻잔의 폭풍’ 반신반의
탈핵시민단체 "친원전 발언은 원자력계 의식한 정치발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첫번째)가 14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에게 '탈핵 속도조절론'을 건의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첫번째)가 14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에게 '탈핵 속도조절론'을 건의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지난 5월 2일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인천 계양구을)가 정부의 '원전해체 속도조절론'과 '신한울 3·4호기 재개' 등 친(親) 원전 관련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것을 두고 원자력계의 반색 분위기가 점차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계 일부에서는 아직은 더불어민주당 공식 당론이 아닌 개인적 차원의 의견에 불과하기 때문에 ‘찻잔속의 폭퐁’과 같다며 반신반의 입장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원자력산업계는 174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과 상반 대는 ‘탈원전 속도 조절론’과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촉구 등 친(親) 원전 관련 발언을 거침없이 내놓은 것을 보고 일단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되기 전인 지난 2019년 1월 11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그랜드볼 룸에서 개최된 한국원자력산업회의(현 한국원자력산업협회) ‘2019년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동북아 상생이 시대,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전력산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 특별강연에서 “신북방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가 가스 등의 분야에서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국내에서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은 장기적으로 소트트 랜딩(연착륙)할 필요가 있다”고 거침없이 주장해 이 자리에 참석한 원자력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자리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국내 원전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신한울 3·4호기 재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이 당시 여당의 외교통일위원장에 불과한 송영길 대표가 이 같이 발언한  이후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회원들이 송영길 의원 규탄대회 기자회견을 통해 송 대표의 ‘친 원전’ 발언을 ‘원자력계를 의식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또다시 자신의 SNS를 통해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의 주범 석탄화력을 줄이고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을 지지하면서 원자력산업 일자리 유지와 조화를 위한 충심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후 2020년 8월 14일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과 함께 새울원자력발전소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방문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와 세계적인 탈 원전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원전 전문 인력과 산업생태계를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차후 미래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탈원전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급기야 지난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5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청와대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 참석 자리에서 “한·미가 협력해 중국,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원전시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투자가 선행되야 한다”는 입장을 거침없이 쏟아내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관련 원자력계의 모 인사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송영길 대표가 청와대와 여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의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고, 더 나아가 국내 원전업계의 생명줄인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적극 환영의 뜻을 피력했다.

또한 원자력학과의 A 교수는 “아직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원전 속도 조절론은 개인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 원전 속도 조절론 이야기가 나온 것만 해도 원자력계 입장에서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며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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